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항공·우주
김준래 객원기자
2017-07-06

공중 레이저 요격이 어려운 이유 드론 및 헬기에 탑재하는 소형 시스템 개발 중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레이저(laser)가 가진 특징은 빛을 산란(散亂)시키지 않아 먼 거리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빛의 속도로 직진하여 목표를 파괴할 수 있는 강점 때문에 레이저는 오래 전부터 파괴 및 살상 무기로 검토되어 왔다.

무인기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된 레이저 발사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 Northrop Grumman
무인기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된 레이저 발사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 Northrop Grumman

하지만 레이저를 활용한 무기는 처음 생각과는 달리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했다. 바로 발사 시스템의 크기였다. 불과 수 km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목표물을 레이저로 명중시키기 위해서는 집채보다 커다란 장치가 필요했던 것.

이 같은 단점 때문에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레이저 발사 시스템은 지상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는데, 최근 들어 미국이 무인기나 헬리콥터 등 공중을 나는 비행체에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된 레이저 발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레이저 발사용 고고도 무인 드론 개발 검토

권위있는 군사정보 포털인 제인스(janes.com)는 미국의 미사일방위청(MDA)이 미사일 방어를 위한 레이저 발사용 고고도 무인 드론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계획대로 공중에서도 레이저 요격이 가능해진다면 무기 역사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기사 링크)

미국이 공중 레이저 요격 시스템을 추진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ABL(Airborne Laser)이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꽤 오래 전인 지난 199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에도 레이저 발사 시스템의 크기가 문제가 되었던 터라, 이를 탑재할 수 있는 유일한 크기의 비행기인 보잉 항공기를 대상으로 프로젝트가 추진되었다.

본격적인 개발은 2001년부터 시작되었는데, 미 공군은 일선에서 퇴역한 보잉747 항공기를 이관 받아 레이저 요격에 필요한 여러 가지 시스템들을 장착했다. 특히 항공기의 앞부분에는 터렛(turret)이라 불리는 회전포탑을 장착하여 레이저 무기만이 가진 독특함을 섭외기도 했다.

MDA가 레이저 요격 시스템이 거대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보잉747 항공기를 활용하여 이를 공중에 까지 실어 나르고자 했던 이유는 전술탄도미사일(TBM)을 발사 단계에서 파괴시키기 위해서였다. 바로 미사일방어시스템(MD)의 하나인 초기 단계 요격을 위해 도입한 것.

미사일방어시스템은 발사 전 단계 공격과 발사 초기 단계 요격, 그리고 중간 단계 요격 및 종말 단계 요격 등 다층 방어 시스템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요즘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드(THAAD)는 마지막 단계인 종말 단계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레이저 요격 시스템이 탑재된 항공기의 회전포탑 부분 ⓒ MDA
레이저 요격 시스템이 탑재된 항공기의 회전포탑 부분 ⓒ MDA

ABL 프로젝트는 현장 테스트에서 발사 직전의 미사일을 모두 파괴하는 등 뛰어난 성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여, 결국 지난 2011년에 프로젝트 추진이 취소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하지만 당시 개발된 기술이 그대로 사라질 것을 아깝게 여긴 미사일방위청이 최근 들어 무인기에 탑재할 작고 저렴한 공중 레이저 무기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하여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사일방위청이 내세운 무인기에 탑재시킬 레이저 요격 시스템의 스펙은 최소 140kW급의 출력을 지닌 레이저로서, 280kW급 출력을 30분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시스템이다. 이 정도의 레이저 시스템이라면 대략 2300kg에서 5700kg 정도의 무게가 예상되는데, 이를 싣고 약 19km 높이의 상공에 까지 올라갈 수 있는 무인기여야 한다.

이에 대해 방위청의 관계자는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무인기 가운데 이 정도의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모델은 글로벌호크가 유일하다”고 밝히면서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계획대로 소형 레이저 요격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면, 글로벌호크 무인기가 이를 싣고 약 36시간 정도를 떠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사일방어청은 오는 2023년까지 다른 단거리 미사일 외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할 수 있는 무인 공중 레이저 요격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레이저 발사 시스템은 항공기보다 헬리콥터에 더 유리

미사일방위청이 레이저 요격 시스템을 무인기에 탑재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인 방위산업체인 레이시온社는 아파치 헬리콥터에 탑재할 수 있는 레이저 요격 시스템의 현장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발표하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레이시온社의 발표에 따르면 발사된 레이저의 출력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최근 뉴멕시코주에 위치한 사격장에서 진행된 발사 테스트에서 1.4km의 거리에 위치해 있는 표적을 성공리에 명중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저 요격은 항공기보다 헬기에 더 적합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Raytheon
레이저 요격은 항공기보다 헬기에 더 적합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Raytheon

이 회사의 관계자는 “레이저 요격 시스템은 규모는 크지만, 출력이 그에 비해 강하지 않아서 원거리에서 사용해야 하는 항공기에는 적합지 않다”라고 설명하며 “오히려 목표물에 근접하여 신속하고 정밀하게 발사할 수 있는 헬리콥터가 현재로서는 더 나은 비행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민간인 밀집 지대에서 적이 탑승한 차량이나 모여 있는 기지를 요격한다면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을 수단이 필요한데, 폭발을 기반으로 하는 무기는 이런 경우에 사용하기가 곤란해진다. 반면에 레이저는 출력을 조절하여 비살상 무기로 사용할 수 있고, 또한 주변에 피해를 거의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런 경우에 유리한 특징을 갖고 있다.

레이시온社의 관계자는 “실전배치까지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파치 헬기에서 레이저로 적들을 타격하는 것이 가능해진 만큼, 과거 SF영화에서나 보았던 장면이 현실화 된 것이라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7-07-06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