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자신의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를 원한다면, 들기름을 많이 먹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최근 연구결과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부산대학교와의 공동 실험을 통해 들기름이 학습능력 향상과 기억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농촌진흥청 밭작물개발과의 연구진은 들깨와 들기름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으로 이들을 보급하자는 취지로 본 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들기름의 오메가3가 학습능력 향상의 열쇠
들깨는 ‘들깨속’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로서, 우리 민족만이 애용하는 작물로도 유명하다. 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신선채소와 장아찌로 이용되고, 종자는 들기름을 짜내거나 조미가루를 만드는데 활용되기 때문에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유용한 작물이다.
이 중 들기름의 경우는 오메가3가 차지하는 비율이 60%나 된다. 오메가3의 함량이 중요한 이유는 이 성분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임에도 불구하고, 체내에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들기름에 들어있는 오메가3는 식물성이어서 희소성도 있고, 여러 가지 장점도 갖고 있다. 참치나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동물성 오메가3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이나 채식주의자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험에 들어가기에 앞서 연구진은 오메가3가 가진 학습능력 향상 효과에 주목했다. 들기름에 오메가3의 함유량이 풍부한 만큼, 들기름을 꾸준하게 섭취하면 오메가3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우선 기억력과 인지능력이 손상된 쥐에게 들기름과 옥수수기름, 그리고 올리브기름을 각각 2주간 먹인 다음, 단기 및 장기 기억능력과 관련한 행동양상을 살펴보는 방법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단기 기억능력을 살펴보는 방법으로는 물체 인지 실험과 T-미로 실험이 채택됐다. 이 중 T-미로 실험의 경우 T자형 미로에 오른쪽 통로를 막고 10분동안 쥐가 왼쪽 통로로 가는 횟수를 측정, 24시간 후 오른쪽 통로를 열어둔 상태에서 10분 동안 쥐가 왼쪽과 오른쪽 통로에 가는 횟수를 각각 측정하는 방법이다.
반면에 장기 기억능력을 살펴보는 방법에는 수조에 도피대가 보이지 않게 한 뒤 사등분한 수조벽면에 공간단서를 붙인 후 쥐가 공간단서를 이용하여 도피대를 찾아가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이 적용됐다.
실험 결과 단기 기억 능력을 평가하는 실험에서는 들기름을 투여한 쥐가 물체 인지 능력과 공간기억 능력이 기억력을 손실한 쥐보다 각각 13%, 24% 더 높게 나타나 정상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됨을 확인했다.
또한 장기 기억 능력을 평가하는 수중 미로실험에서도 들기름을 투여한 쥐는 학습한 목적지를 기억해 도달 시간이 가장 빨라서 학습능력과 기억력을 높이는 효과도 가장 우수하다는 점을 파악하게 되었다.
이 외에도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통해 식물성 오메가3가 동물성 오메가3와 효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점도 파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들깨는 오메가3를 함유하는 희소성 있는 작물
농촌진흥청은 들기름의 효능 실험 외에도 들깨 산업을 활성화하여 재배농가와 산업체의 소득을 높이고, 나아가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농촌진흥청 밭작물개발과에서 들기름 효능 및 들깨의 품종 개량 실험을 담당하고 있는 이명희 농업연구사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 보았다.
- 이번 보도자료를 보면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높여주는 성분이 들기름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오메가3인지, 아니면 다른 성분 때문인지가 불분명하다. 농진청 연구진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연구진도 오메가3 때문에 그런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메가3 때문에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향상됐다면 아예 함량이 더 많은 정제 오메가3를 먹는 것이 더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데, 그 말도 맞기는 맞다. 다만 이번 실험이 그동안 올리브기름이나 옥수수기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았던 들기름의 효능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취지에서 진행된 연구였기 때문에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 그동안 들깨 연구는 품종개량에만 역점을 두었다고 언급되어 있던데, 그렇다면 들깨가 가진 유용한 성분들에 대해서는 최근에서야 규명이 된 것인지?
들깨가 가진 유용한 성분들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그 성분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연구가 없었다.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벼나 콩처럼 보다 주요한 작물들에 집중하다 보니 조금씩 지연이 된 점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서 들깨가 아시아에서 나는 작물로는 거의 유일하게 오메가3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정말로 영양의 보고라고 할 정도의 작물이라는 점에 대해 연구진도 새삼 놀라고 있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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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5-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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