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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거리 된 ‘커닝용’ 웨어러블

첨단기술 활용한 커닝 적발건수 급증

첨단 기술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또한 악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영국의 많은 대학생들이 휴대폰, 스마트워치, 이어폰 등의 IT 기기들이 이용해 커닝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가디언’ 지가 ‘정보열람의 자유(Freedom of Information)’ 요청을 통해 영국 정부로부터 입수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적발된 첨단기기를 활용한 커닝 건수는 210건에 달했다. 이는 2012년 148건수와 비교해 42% 늘어난 것이다.

이 수치는 전체 커닝 건수의 4분의 1에 달하는 것이다. 부정행위가 가장 심했던 곳은 런던 퀸 메리 대학이다. 54건의 시험 커닝 행위가 적발됐는데, 이 중 3분의 2가 개인적으로 소지한 첨단기기를 이용하고 있었다.

시험 현장에 이어버드, 초소형 카메라 등장    

서리대학교에서는 2016년 중에 19명의 부정행위자를 적발했고, 이 중 63%인 12명이 소형 IT기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뉴캐슬대학에서는 무려 91명의 시험 부정행위자를 적발했다는 수치가 나왔다. 이 중 43%가 IT기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웨어러블 기기 등 몸에 부착할 수 있는 소형 IT기기들이 등장하면서 이를 활용한 대학생들의 커닝 행위로 교수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영국 정부는 대책을 마련 중이다.   ⓒ shareyouressays.com

웨어러블 기기 등 몸에 부착할 수 있는 소형 IT기기들이 등장하면서 이를 활용한 대학생들의 커닝 행위로 교수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영국 정부는 대책을 마련 중이다. ⓒ shareyouressays.com

이번 조사는 영국에 있는 154개 대학교 중 41개 대학교에서 제출한 자료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반면 나머지 학교들은 한 건의 부정행위도 보고되지 않았는데 교육 관계자들은 실제로 적발되고 있는 부정행위 건수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정행위도 다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학생들이 널리 알려진 휴대폰, 스마트워치, 이어폰, 초소형 카메라, 귀 속에 넣을 수 있는 이어버드(earbud) 등 색다른 첨단기기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통계에서 드러난 부정행위 사례 중 대다수는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었다. 한편 17명은 스마트워치를, 또 다른 학생들은 이어폰, 초소형 카메라인 미니어처 카메라(miniature camera)를 사용하고 있었다.

부정행위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과목은 수학, 과학, 경제와 관련된 과목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치나 데이터가 활용되고 있는 과목들이 커닝 행위의 주요 타깃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동안 시험 부정행위를 조사해온 스태포드셔 대학의 토마스 랭커스타(Thomas Lancaster) 교수는 “학생들이 예상치 못한 첨단 기기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실제 부정행위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벤트리 대학의 아카데밀 매니저, 이레네 클렌디닝(Irene Glendinning) 교수는 “최근 사용되고 있는 첨단 기기들이 찾아내기 거의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긴 머리 속에 초소형 이어폰을 숨기고 있었는데 육안으로는 식별할 수 없었다는 것.

영국 정부 커닝 막기 위해 대책 강구    

‘가디언’ 지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커닝을 위한 기기를 판매하고 있는 웹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초소형 이어폰을 판매하고 있는 ‘이베이’의 한 관계자는 판매가격이 13.99달러(한화 약 1만6000원)라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인 ‘모노리안(Monorean)’에서는 커닝 행위를 위해 들키지 않는 이어폰을 판매하고 있다고 광고하고 있었다. 이 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 특수 제작된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 대다수가 ’시험에 지친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주문자의 소재지는 영국 외에 독일, 스페인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로운 사건들도 발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험 감독자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학생들과 시험 감독자들 사이에 기술개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감독관들은 시험을 보기 전에 휴대폰, 스마트워치, 이어폰 등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해왔다. 그러자 학생들의 커닝 기기가 더 발전해 이전보다 더 쉬운 방법으로 커닝할 수 있는 방법이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시험감독을 하고 있는 교수들이 심각할 정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시험 전에 학생들이 휴대폰, 스카트워치 등 IT기기를 소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말썽의 소지가 있어 일일이 몸수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의 대학교육 능력인증국에서는 새로 등장하고 있는 갖가지 웨어러블 기기들이 커닝 행위를 도울 수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을 동원해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막을 기술적인 방안을 강구 중이다.

시험감독을 해야 하는 교수들은 정부 차원에서 커닝 방지를 위한 조치를 마련해줄 것을 고대하고 있는 중이다. 스태포드셔 대학의 토마스 랭커스타 교수는 “기술적인 규제와 함께 커닝 행위자를 퇴학시키는 등의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커닝의 역사는 시험의 역사만큼 오래된 것이다. 학자들은 수 천 년 전 중국의 공직 시험인 과거(科擧)에서 컨닝을 하면 응시생과 감독관 모두 처형을 당하게 되는 데도 컨닝이 횡행했던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 커닝이 미국 대학에서 만연해 있었고 학생들 사이에서 부도덕한 일로 여겨지지도 않았다. 20세기에 들어서도 많은 학생들이 커닝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커닝이 웨어러블 기기와 함께 진화해 교수들을 애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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