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유전자로 비만 치료

동면상태에서 당뇨‧암 등 난치병 치료 가능해

체중이 늘면 혈중 인슐린 수치가 높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혈장 속의 포도당 수치를 낮춰야 하기 때문. 그러나 일부 포유류 동물의 경우 가을이 되면 인슐린의 작용이 급격히 악화되는 인슐린 저항(Insulin resistance) 현상을 보인다.

때문에 다람쥐, 너구리, 오소리, 곰과 같은 동물들은 생존을 위해 겨울잠(hibernation)을 자게 된다. 그들은 온도가 내려가면서 수면과 유사한 상태에 빠지게 되고, 이 같은 현상을 통해 건강을 유지한다.

최근 이 동면 상태가 비만 치료의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

동굴에서 동면 중인 윗수염박쥐. 과학자들의 동면 중인 포유류의 유전자 메커니즘을 활용해 비만으로 인한 난치병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Wikipedia

동굴에서 동면 중인 윗수염박쥐. 과학자들이 동면 중인 포유류의 유전자 메커니즘을 활용해 비만으로 인한 난치병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 Wikipedia

동면 메커니즘 속에 비만치료 열쇠가    

5일 ‘메디컬뉴스 투데이’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겨울잠을 자고 있는 포유류 동물을 통해 살이 찌지 않는 유전자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있는 중이다.

또한 사람 안에도 동면하는 동물과 유사한 유전자가 존재하고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과학자들은 또 이들 유전자 메커니즘을 적용해 당뇨병과 암, 고혈압 등의 비만으로 비롯된 난치병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유타 대학의 엘리엇 페리스(Elliott Ferris) 교수와 크리스토퍼 그레그(Christopher Gregg) 교수다.

이들은 포유류 동물의 동면 과정에서 비만을 막는 어떤 생리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그 유전적 메커니즘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최근 연구 결과를 ‘셀(Cell)’ 지에 게재했다.

논문 제목은 ‘Parallel Accelerated Evolution in Distant Hibernators Reveals Candidate Cis Elements and Genetic Circuits Regulating Mammalian Obesity’이다.

논문에 따르면 다람쥐, 곰과 같은 포유류 동물들은 동면하면서 이전과 매우 다른 생리현상을 보인다.

겨울이 돼 기온이 내려가면서 체온이 서서히 내려가고, 숨이 느려지면서 맥박 수가 줄어들고, 기타 대사 작용 등 생리현상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인다. 잠을 자면서 영양상태를 보존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다.

페리스와 그레그 교수는 이 과정에서 당을 분해해 비만을 억제하는 인슐린 활동이 급격히 저하되는 ‘인슐린 저항’이 일어나는 데 주목했다. 이 상태에서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몸무게를 서서히 줄여나가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고혈압(hypertension)이나 저등급의 염증(low-grade inflammation)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동면 중의 생리작용에 있어 해로운  요인들이 철저히 차단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동면 유전자 기능 사람에게 적용할 수도    

봄이 다가오면서 온도가 상승하면 동물들은 인슐린 저항 상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동면이 끝날 때가 되면 완전히 정상상태를 회복하게 된다.

페리스와 그레그 교수는 동면하고 있는 포유류 동물 몸 안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근본 원인으로 유전적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동면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유전자 비밀을 밝혀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논문에서 두 사람은 계통유전체학(Phylogenomics)의 방법을 적용해 유전자 분석 연구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계통유전체학이란 계통학(phylogenetics)에 유전체학(genomics)를 접목시킨 학문을 말한다.  다수의 생물 유전체를 비교해 획득한 다수의 공통유전자 서열 데이터를 분석해 계통유전체수(phylogenomic tree)를 규명해나가는 방식이다.

동면하는 포유류의 비만이 어떻게 통제되고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겨울잠 여부에 관계없이 다양한 포유류 유전자를 대상으로 비교 분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들다람쥐(ground squirrel), 갈색박쥐(little brown bat), 회색쥐 리머(gray mouse lemur), 작은 고슴도치 텐렉(lesser hedgehog tenrec) 등에서 pARs(parallel accelerated regions)란 영역을 찾아냈다.

그레그 교수는 “동면을 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포유류의 98%가 대사를 통제할 수 있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pARs 영역은 사람에게도 미세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이는 다른 동물들이 동면을 통한 생존을 위해 이 유전자를 발전시켜나갔지만 사람은 동면할 필요성이 없어 유전적 기능을 퇴화시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동면하는 포유류에게서는 pARs 외에도 또 ARs(accelerated regions) 영역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ARs를 동면 유전자로, pARs를 비동면 유전자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현재 동면하는 포유류 유전자의 기능을 사람에 접목해 비만으로 인해 발생한 난치병을 치료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다. 동면하는 포유류 유전자의 기능을 사람에게 적용할 경우 암, 당뇨병과 같은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레그 교수는 “대사가 잘못되면 비만은 물론 당뇨병, 암, 알츠하이머 등 난치병을 유발하지만, 동면 기간 중 대사를 관장하는 유전자를 활용할 경우 대사를 정상화해 환자들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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