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인터넷에는 거짓 정보가 난무했었다. 문제는 이런 가짜 뉴스(fake news)들이 인간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특히 선거와 같이 나라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에 더욱 그렇다.
선거 판세에 교묘하게 구성된 거짓 정보가 개입하면서 진실을 알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큰 혼란을 가져다준다. 최근 가짜 뉴스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지만 인터넷 상에 가짜 뉴스가 등장한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오래 전부터 가짜 뉴스가 난무했었고, 가장 큰 피해자는 정치가 아니라 과학(science)이라는 것이 인터넷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경우 치명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것이 곧 과학이기 때문이다.
“과학의 진실과 거짓 교묘하게 혼합”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에서 생명공학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도미니크 브로사르드(Dominique Brossard) 교수는 19일 ‘phys.org’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도 많은 소셜 미디어가 과학과 관련된 가짜 뉴스를 빠른 속도로 실어 나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대선을 전후해 가짜 뉴스 논란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가짜 뉴스의 가장 큰 피해자는 과학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미국의 소리(VOA)에서 운영하고 있는 가짜 뉴스 웹사이트. ⓒVOA
“마치 진짜 기사인 것처럼 보이는 가짜 과학 뉴스가 확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과학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 18일 미국 과학진흥회(AAAS)가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바 있다.
그녀는 슈퍼마켓에 비치돼 있는 타블로이드 판 ‘위클리 월드 뉴스’를 예로 들었다. 13.6kg의 곤충이 발견됐다다는 내용의 기사와 지구인이 외계인에게 납치됐다는 기사가 함께 실려 있었는데 모두 가짜 뉴스였다.
브로사르드 교수는 이 가짜 뉴스들은 “진실과 거짓이 교묘하게 혼합돼 있었다”고 말했다. “독자들로 하여금 관심을 끌도록 유도해 독자들로 하여금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분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는 이런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과학 영역에서 내용이 부실한 뉴스와 가짜 뉴스 간의 경계선이 어디 있는지 그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0명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실험에서 ‘카페인(caffeine)으로 암을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내용의 기사가 가짜 뉴스인지 아니면 내용이 부실한 기사인지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인터넷상에는 알츠하이머 같은 치료가 힘든 질병에 걸린 환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연구 결과를 과장해 보도하는 기사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기자들이 과학적 연구 결과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짜 과학뉴스 난무하지만 대책 부실
가짜 뉴스가 이 허점을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 브로사르드 교수의 분석이다. 내용이 부실한 뉴스를 가장해 완벽하게 편집된 가짜 뉴스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 교수는 이들 가짜 뉴스들이 독자들의 독특한 심리를 파고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독자들이 저질 과학 뉴스에 익숙해져 있어 가짜 뉴스를 보더라도 그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신뢰를 더 쌓아나가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뿐 아니라 그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해야 하며, 이를 위해 언론을 포함한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저질 뉴스와 가짜 뉴스를 식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 뉴스를 다루는 기구, 기업 등에도 협력을 촉구했다. 코카콜라를 예로 들었다. 이 기업은 세계 전역에서 코카콜라와 관련된 뉴스를 모니터링하면서 자사 제품과 관련된 과학 기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발생하는 논쟁에도 적절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이 회사 제품과 관련된 과학 기사가 부실해지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가짜 과학뉴스가 난무하지만 구글 등 다수의 검색엔진들은 가짜를 식별해 퇴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앤드류 웨이크필드(Andrew Wakefield) 박사를 예로 들었다.
그는 1998년 저명한 의학저널인 ‘랜싯(Lancet)’에 “홍역·볼거리·풍진(MMR) 복합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12년이 지난 2010년 ‘랜싯’은 그의 논문을 철회했다. 영국 의사협회는 그의 의사 자격을 박탈했다. 이에 반발해 웨이크필드 박사는 연구 결과를 도큐멘타리로 만들어 유튜브 등에 띠우고 있는 중이다.
브로사르드 교수는 “이런 일들이 과학 전반에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과학 발전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과학자들이 나서 가짜 과학뉴스의 피해를 막는 일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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