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가 크게 확산되면서 여기에 가짜뉴스까지 뒤섞여 개인 피해는 물론 사회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사람들이 이 같은 가짜뉴스를 믿고 그에 따라 반응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최근 미국심리학회 연례학술대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개인들이 이런 가짜뉴스에 빠지게 되는 이유를 어린 시절에 획득한 사고과정과 신념 체계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이에 대한 방어전략도 소개했다.
어린 시절의 사고과정이나 신념체계는 불확실한 세계의 불안과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발달된다고 한다.
미국 켄트주립대 경영대 관리 및 정보시스템학과 마크 위트모어(Mark Whitmore) 조교수는 “문제의 핵심에는 개인들이 자신의 기존 견해 및 신념과 조화를 이루는 확인된 정보를 뇌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우리 뇌는 기존의 믿음을 수용하는지 아니면 이를 위협하는지에 기초해 정보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고, 부정확하게 기억하며, 혹은 왜곡하도록 고착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확인 편견’ 현상과 믿는 것만 받아들이려는 경향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그와 반대되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사실로 받아들이는 현상의 핵심은 확인 편견(confirmation bias)으로 알려진 편향현상이거나, 그들의 믿음과 모순되는 것을 거부하고 무시하면서 기존의 믿음을 확인시켜주는 정보를 찾고 받아들이려는 경향이라고 위트모어 교수는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 같은 세션에 참가한 오하이오주 WRPA사의 발달심리학자인 이브 위트모어(Eve Whitmore) 박사에 따르면, 이러한 신념과 편견의 대부분은 어린이들이 환상과 현실 사이를 구별하기 시작하는 생애 초기에 형성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런 신념 중 일부는 환상을 기반으로 할 수 있으며 이것은 위트모어 박사가 말하는 무의미한 사고(nonsensical thinking)로 이어질 수 있다.
그는 “부모들은 처음부터 문화와 사회에 내재하는 현실에 대처하기 위해 자녀들에게 가장하는(pretending) 스킬을 강화하고 있다”며, “어린이들이 가장(make-believe)하고 이를 숙달하는 학습은 더 복잡한 형태의 자기 기만과 착각의 기초가 돼 성인에까지 이른다”고 말했다.

‘~척하는’ 놀이에서 거짓을 용인하는 것 배울 위험
부모들은 통상 어린 자녀들에게 ‘~처럼 행동하는’ 놀이(pretend play)에 참여하도록 권장한다. 이 ‘~척하는’ 놀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종종 집놀이를 하는 것과 같이 작은 삶의 시나리오를 연습하고, 이 놀이는 문화적 규범과 신념을 강화해 나이가 들면서 거기에 동화되는 것을 돕는다.
그런데 또한 그 이면에서 어린이들은 때때로 어떤 것이 사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 것을 용인하는 것을 배운다는 것이 위트모어 박사의 지적이다.
청소년기에는 비판적 사고능력을 발달시키고 어떤 청소년들은 어렸을 때 배웠던 것들, 예를 들면 종교적 믿음이나, 부모 혹은 정부지도자 같은 권위있는 인물들은 항상 옳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부모의 신념에 반대하면 가족 안에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또한 반대 증거가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청소년들은 그들의 부모를 화나게 하지 않기 위해 잘못된 믿음을 합리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 없이 거짓도 수용하면서 성인까지 이어져
그것은 의식적인 결정으로 시작되지만, 해가 지나면서 합리화가 다른 합리화 위에 쌓이면서 이 과정들은 무의식적인 것이 될 수 있다.
마크 위트모어 교수는, 성인이 되면서 어렸을 때 형성된 이 같은 거짓 믿음과 편견은 좋은 비판적 사고의 대상이 되는 대신 그냥 단순하게 수용돼 그 사람이 속한 세계를 인지하는 방법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린 시절의 믿음은 이런 식으로 평생 동안 변함없이 유지돼 성인기에 정보 처리의 틀역할을 하게 된다”며, “선입견을 확증하려는 시도에서 사람들은 이런 믿음을 유지하기 위해 픽션과 현실 두 가지 모두에 의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부상은 가짜뉴스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개인들이 소수의 뉴스 공급원으로부터 받는 전통적인 뉴스 모델을 뒤집었다는 것.

“복잡한 현실보다 단순한 픽션에 끌리기 쉬워”
위트모어 교수는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에서 채널은 많아지고 메시지들은 동시에 전달되면서도 종종 모순되는 수가 있다”며, “뉴스 수신자들은 역설적이면서 엉터리처럼 보이는 메시지들을 자주 접하지만, 복잡한 현실보다는 단순한 픽션에 끌리기가 훨씬 용이해 졌다”고 진단했다.
위트모어 교수에 따르면 심리학은 가짜뉴스의 유혹에 대항해 얼마간의 증거-기반 전략을 제공할 수 있다. 확증 편견의 영향력을 피하기 위한 한 가지 열쇠는 편견을 호소하게 만드는 불안이나 염려를 줄이는 것이다.
그는 “긍정적인 한 방어전략은 유머”라면서 “심야 코미디 프로나 정치 풍자 프로 시청은 실제로 스트레스의 원천을 바꾸지는 않으나 그와 관련된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다른 하나는 승화로서 부정적인 감정을 공직에 출마하거나 시위대열에의 참여, 사회적 대의명분을 위한 자원봉사 활동과 같은 긍정적인 활동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역지사지의 열린 마음과 비판적 사고가 중요
그는 또 의도적으로 다른 견해나 입장에 서 봄으로써 열린 마음을 배양해 보도록 권했다. 이렇게 하면 자칫 극단적으로 치우칠 수 있는 관점을 조절하고 완화할 수 있다는 게 위트모어 교수의 조언이다.
비판적 사고도 또한 중요하다. 들은 것에 대해 의문이 생길 때 질문하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위트모어 교수는 “어린이들이 왜 그런지 묻고 질문하도록 격려함으로써 회의주의적인 자세를 발전시키면 확증 편향이 사라진다”며, “이런 모든 전략들의 유익한 효과는 실질적인 연구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부화뇌동하지 않는 비판적 사고를 어릴 때부터 길러주는 것과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용적 열린 마음이 국내외에서 횡행하는 가짜뉴스에도 휘둘리지 않는 기본적 자세라고 요약할 수 있다.
- 김병희 객원기자
- hanbit7@gmail.com
- 저작권자 2018-08-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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