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주민의 새로운 이주경로 발견

아시아에서 배 타고 해안 따라 이동

미국을 비롯해서 아메리카 대륙에 사람들이 언제 처음으로 살았을까? 오래동안 학자들은 미국에 처음 살았던 정착민을 클로비스(Clovis) 사람이라고 불렀으며, 북미 초기의 석기시대 문화를 클로비스 문화라고 한다.

‘클로비스’라는 이름은 1932년 뉴 멕시코의 클로비스(Clovis)에서 처음으로 사람이 만든 공예품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전역에서 발견된 클로비스 유적 중 몬타나 유적에서 발견된 안지크-1(Anzick-1)이라는 남자 유아의 유골은 현대의 미국 원주민과 시베리아 주민들의 유전적인 연관성을 보여줬다.

그래서 학자들은 마지막 빙하기에 시베리아와 알래스카가 육지로 연결되어 있던 약 13,500년전에 클로비스 사람들이 아시아에서 걸어서 미주대륙으로 왔을 것으로 생각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클로비스 사람들이 시베리아에서 왔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안지크-1의 게놈이 시베리아 주민들과는 유전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로비스 문화는 오랫동안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문화라고 여겨졌다.

클로비스 문화 보다 앞선 정착민 증거 나와    

그렇지만, 인류학자들은 클로비스 문화 보다 더 앞선 시기에 정착민들이 있다는 증거가 잇따라 나오면서 클로비스 이론은 점차 퇴색되고 있다. 그러나 클로비스 이론이 아니라면, 어떻게 사람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으로 건너갔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았었다.

미국 원주민은 배를 타고 해안을 따라 이동했다. ⓒ Pixabay

미국 원주민은 배를 타고 해안을 따라 이동했다. ⓒ Pixabay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새 논문에서 인류학자들은 첫 번째 이민자들은 육지를 통해서 미국으로 건너온 것이 아니라 ‘켈프 하이웨이'(kelp highway)를 따라 이주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켈프는 다시마의 일종인 대형 갈조류 해초로써, 미국 태평양 연안을 비롯해서 환 태평양 해안에 많이 서식한다.

켈프 하이웨이 가설은 이주민들이 베링해협이 육지로 연결되었을때 얼음 없는 좁은 길을 따라 건너왔다는 이론과는 전혀 다르다고 오레곤대학(University of Oregon) 인류학자이며 이번 논문의 공조자인 존 얼란손(Jon Erlandson)박사는 말했다.

미국 태평양 연안을 비롯해서 아시아의 해안에 무성하게 자라는 켈프 해초 숲은 초기 사람들이 바다여행을 하기 쉽게 만들어줬다. 연구팀은 초기 미국인들은 환태평양(Pacific Rim)의 해안가를 따라 북 아시아에서 베링해협 거쳐 미국으로 이주했다고 주장했다.

이주민들은 이어 미국 해안을 따라 남미지역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널리 받아들여진 클로비스 이론에서 주장하듯이 얼음이 얼지 않는 육지를 따라 이동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연구팀은 약 17,000년전에는 북서태평양 해안이 얼음이 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생산력이 강한 켈프 숲과 강어귀의 생태계가 풍부해서 별다른 지리적인 장애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해안을 따라 형성된 무성한 켈프 숲은 해달이나 해양 포유동물, 조개, 전복, 성게 등 먹거리가 풍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환경은 초창기 항해자들이 해안에 붙어서 이동할 때 생존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했다.

이번 논문의 공저자이면서 샌디에이고 주립대학(San Diego State University) 고고학자인 토드 브라즈(Todd Braje)박사는 “미국에 처음 사람들이 이주한 시기는 대략 20,000년에서 15,000년 전 사이로 추정했는데 이 시기는 베링해협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브라즈 박사는 “만약 사람이 어떻게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했는지를 좀 더 자세히 알기를 원한다면, 지난 20,000년간 크게 변하지 않은 해안가를 비롯해서 바닷 밑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6년에 고고학자들은 아우실라 강(Aucilla River) 싱크홀의 지하 10m 지점에서 코끼리와 비슷한 동물인 매스터돈 유적과 사람의 유적을 발견함으로써, 클로비스 문화이전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금년 초에도 다른 고고학자들이 멕시코의 물 밑 동굴에서 인간의 유적으로 여겨지는 흔적을 발견함으로써 해안이나 물 밑을 조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뒷받침했다.

초기 미국 석기문화를 보여주는 클로비스 유물 ⓒ Wikimedia

초기 미국 석기문화를 보여주는 클로비스 유물 ⓒ Wikimedia

길이 121km인 아우실라 강은 미국 조지아 주 토머스빌(Thomasville) 부근에서 시작해서 플로리다 주의 빅벤드(Big Bend) 지방을 관통하고 애팔래치만(Apalachee Bay)에서 멕시코만(灣)으로 흘러 들어간다.

강 하류는 여러번에 걸쳐 지하로 사라졌다가 표면으로 떠오르는데, 이 부분을 아우실라강 싱크(Aucilla River Sinks)라고 한다.

미국 초기 역사 새로 써야 할 듯    

브라즈 박사는 “30년 전 만해도 우리는 모든 의문의 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답 보다 더 많은 질문이 있다”고 말했다.

클로비스 주민들이 미국 땅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이라는 이론은 1980년대와 1990년대 들어서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고학자들이 후기홍적세의 유물들을 대거 발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에는 칠레의 태평양 연안인 몬테 베르데(Monte Verde)지역에 적어도 14,500년 전에 사람들이 거주했다는 사실이 학계에 널리 인정받기 시작함으로서 클로비스 이론은 무너졌다. 클로비스 정착민 보다 최소한 1000년 전에 아메리카 대륙에 사람이 거주했음이 널리 인정받기 시작했다.

2011년에는 텍사스에서 발견된 돌 도구는 15,500년 전 유물로 추정되며, 오레곤에서 발견된 사람의 대변은 14,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번에 초기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한 사람들은 태평양 연안의 해안가를 따라 북아시아에서 베링해를 지나 미국으로 들어왔다는 논문이 발표됨에 따라 미국 초기 정착민 역사는 점점 더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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