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도 베이징에는 구소련 당시 조성된 무기 개발 공장, 산업용 폐기물 처리 공장 등 구식 폐 공장이 흉물스런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베이징 시정부는 시내에 남아있는 구시대적 폐공장 및 무기고를 현대화작업을 통해 일반에 개방, 스타트업체 등에 분양하는 방안을 현실화하고 있다.
이번에 찾은 ‘768창의산업원(768创意产业园)’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스타트 업체 전용 창업 탱크다.
베이징시(北京市) 하이덴취(海淀区) 우다코우(五道區) 일대에 자리한 이곳 일대는 지난 1950년대 조성 당시에는 구소련 출신의 설계사에 의해 건립된 무기개발 대형 공장지구였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들어와 시 정부가 이 일대를 ‘국가 혁신시범 단지’로 지정, 8만 평방미터 규모의 ‘창의산업원’으로 변모를 거듭한 셈이다.
14일 필자가 찾은 창의산업원에는 입주한 스타트업체 근로자들의 분주한 발걸음과 단지 내에 조성된 울창한 산림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A~D동까지 총 4개의 건물로 조성된 산업 단지는 과거 무기 개발 공장이었다는 것을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세련된 외관의 현대식 건축물이 들어서 있었는데, 오래된 폐공장 지대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유일한 단서는 2~3층 규모의 비교적 낮은 구 소련식 건물과 이곳이 공장지대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적시해놓은 안내문 뿐이다.
이 곳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산업 생태계와 자연 생태계를 접목한 ‘하이브리드’ 산업단지라는 점이다.
현재 단지 내에는 768곳의 문화 산업 관련 스타트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베이징 시정부는 이 곳을 ‘문화 산업’과 ‘자연 생태’를 훼손하지 않고 융성한다는 이곳의 운영 목표 하에 ‘쌍생태(双生态)’를 실현하는 현장으로 활용해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베이징시가 선정한 ‘제30회 베이징시 기업영리현대화 창신성과(第三十届北京市企业管理现代化创新成果)’ 1등에 선정, 시 정부는 시내 곳곳에 자리한 낡은 공업 단지의 현대화 작업에 ‘창의산업원’을 우수 사업 사례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17년 3월 현재 산업원에 입주한 기업 중 상당수는 이 분야 관련 스타트업 창업 기업이다.
주로 산업 디자인, 건축 설계, 조경, 인터넷 응용 디자인 등 하이브리드 관련한 기술 및 디자인을 연구하고, 이들 기업체를 위해 정부는 이곳 일대의 창의산업원 입주 지원 외에도 입주 기업체의 요구에 따라 IT 자원 서비스, 기술 이전 서비스 등 폭 넓은 지원을 제공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단지 내 조성된 총 79여 종의 수목은 이 곳을 찾는 이들의 또 다른 볼거리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창의산업원 측은 지난해부터 ‘기업녹지’, ‘우수화원(雨水花園)’ 등 15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조경 사업을 진행, 부지 내 약 2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규모로 녹지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실제로 창의산업원 단지 내에는 건물 사이마다 조성된 울창한 산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기준, 창의산업원 측은 최고 높이 10M 이상 규모의 나무들이 줄지어 선 녹지 시설을 활용, 1만 톤의 빗물을 지하수로 재활용하면서 지난 2012년 대비 수돗물 사용량을 65% 이하 수준으로 낮췄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창의산업원에서 만난 종 씨(27세)는 “이 곳에 입주한 스타팅업체에서 7개월 전부터 근무해오고 있다”면서 “전통 공업 단지였던 이곳이 시간이 지나면서 폐공장으로 변했지만, 시정부는 버려진 폐공장 부지에 ‘768 창의산업원’을 조성하면서 이 일대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창의산업원은 일종의 현대 도시 문명과 자연의 조화라는 친환경적 산업 발전을 실현하는 대표적 지역이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 같은 창의산업원의 운영 방침에 대해서는 각 급 정부의 긍정적인 평가와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현지에서 ‘768 창의산업원’은 일명 ‘중관촌과학성’으로 불리며 시 정부의 ‘문화와 테크놀로지의 융합 클러스터’ 성공 사례로 평가 받아 왔다.
실제로 이 곳에서는 ‘제5~7회 중국베이징 국제문화창의 산업박람회(中国北京国际文化创意产业博览会)’가 진행, 전 세계 40여국의 200개 문화 콘텐츠 관련 글로벌 기업에게 이 곳이 공개된 바 있다.
한편, 지난 2014년 기준 창의산업원 내 입주한 기업 관련인 수는 4천명에 육박, 같은 해 입주 기업이 창출한 생산액은 18억 위안(약 3천 400억원)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산업원에는 국제교류센터, 과학기술혁신센터, 국제비즈비니센터, 문화교류센터 등 4개 동을 추가로 건설해 나갈 방침이다.
- (중국=북경) 임지연 통신원
- 저작권자 2017-03-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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