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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8-08-16

피부에 도움주는 미숙과, '풋귤' 보습 및 염증 생성 억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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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익지 않은 감귤의 미숙과(未熟果)가 피부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부설 감귤연구소는 최근 제주대학교와 진행했던 공동 연구 결과 발표를 통해  “숙성되지 않은 감귤인 ‘풋귤’이 염증 발생을 억제해주고 피부 보습력을 높여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충분히 익지 않은 감귤이 피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 제주특별자치도
충분히 익지 않은 감귤이 피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 제주특별자치도

피부 관리에 도움 주는 풋귤

풋귤이란 덜 익어서 껍질이 초록색인 감귤을 가리킨다. 감귤의 적정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 수확 시기보다 이르게 감귤나무에서 미숙한 상태로 솎아내는 과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풋귤은 ‘청귤’로 많이 불렸다. 색깔이 노란색이 아닌 초록색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사실 이는 잘못된 일이다.

청귤은 엄연한 감귤의 한 품종으로서 제주의 고유 품종 중 하나다. 다른 감귤과 달리 꽃이 핀 이듬해인 2월까지 껍질이 푸르며, 3~4월이 지나서야 황색으로 변하게 된다. 여러 감귤 품종 중에서도 특히 추위와 질병에 강한 생태적 특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풋귤은 좌측에서 첫번째와 두번째 정도의 미숙과를 가리킨다 ⓒ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풋귤은 좌측에서 첫번째와 두번째 정도의 미숙과를 가리킨다 ⓒ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재래종인 만큼 한 때는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감귤 중 상당량이 청귤이었지만, 개량된 감귤의 위세에 밀려 현재는 생산량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따라서 감귤의 미숙과를 청귤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호칭이며, 풋귤이라 부르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

사실 풋귤이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일정 품질과 당도를 유지하는 감귤을 만들기 위해 열매 일부분을 익기도 전에 따서 버렸기에 제대로 된 이름조차 갖지 못했다.

그러던 풋귤이 특색 있는 식재료로 인정받아 유통 품목의 하나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부터의 일이다. 영양학적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기존의 감귤 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수입과일인 레몬이나 라임 등을 대체할 수 있는 먹거리로 풋귤이 떠오르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피부 보습 및 염증 생성 억제에 탁월한 효과

그런 와중에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는 풋귤 열풍을 부채질 할 것으로 보인다.

감귤연구소 연구진은 풋귤의 피부 보습 효과를 실험하기 위해 사람의 각질 세포를 배양한 뒤 풋귤에서 추출한 물질을 투여했다.

그 결과 사람의 각질세포에 풋귤에서 추출한 물질을 1% 정도만 처리해도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이 40%나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히알루론산은 동물의 피부에 많이 존재하는 생체 합성 천연 물질이다. 수산화기(-OH)가 많은 친수성 물질이며 사람이나 동물 등의 피부에서 보습 작용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감귤연구소 관계자는 “각질층에 수분이 충분해야 피부가 건강하고 탄력이 생긴다”라고 설명하며 “피부의 주름과 탄성에 영향을 주는 히알루론산이 많이 생성된 것을 볼 때 풋귤의 보습효과는 탁월하다”라고 밝혔다.

풋귤은 보습 효과 외에 염증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동물의 백혈구를 이용한 풋귤 추출물의 염증 억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풋귤 추출물을 200ug/mL 처리했더니 일산화질소 생성이 40%p 정도 줄었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도 대폭 억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산화질소(NO)와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은 염증 반응의 대표 지표 물질이다.

이에 대해 감귤연구소 관계자는 “풋귤은 익은 감귤에 비해 총 폴리페놀(polyphenol)과 총 플라보노이드(flavonoid) 함량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강조했다.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은 몸에 있는 유해한 활성산소를 해가 없는 물질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의 하나인 플라보노이드는 항균 및 항바이러스 기능을 활성화시켜주는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풋귤 추출물의 보습 효과 ⓒ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풋귤 추출물의 보습 효과 ⓒ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다음은 풋귤의 피부 보호 기능 연구 실무를 담당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부설 감귤연구소의 김상숙 농업연구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풋귤이라는 명칭이 조금은 생소하다. 보고서를 보니 풋귤에는 신맛을 내는 유기산도 풍부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에 대한 활용방안은?

풋귤에는 피로의 원인 물질인 젖산을 분해하는 구연산이 1.5%∼2%나 함유돼 있다. 이는 다 익은 과일보다 3배 정도 높은 수치다. 따라서 요즘과 같이 무더운 여름에 지친 몸과 피부를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이번 연구의 의미와 향후 계획에 대해 간략히 언급해 달라

풋귤의 기능성 성분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그동안 버려졌던 풋귤의 활용방안이 다양하게 검토되고 있다. 생산량이 증가하여 대량 유통으로 이어진다면 감귤 재배농가의 부가 소득 창출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피부임상 실험 등을 거쳐 항염증과 주름 개선 화장품 소재로도 적극 개발할 계획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8-08-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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