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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신기술
김준래 객원기자
2017-06-23

'부풀었다 줄었다' 스펀지 세라믹 뛰어난 내열성 갖춰 소방용구 등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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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질 수는 있어도 구부러지지는 않는 세라믹(ceramic)만의 딱딱한 물성(物性)을 이 제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수풀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스펀지처럼 부풀었다 줄어 들었다하는 세라믹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스펀지 같은 물성을 가진 신개념 세라믹 ⓒ Tsingua Univ.
스펀지 같은 물성을 가진 신개념 세라믹 ⓒ Tsingua Univ.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파퓰러사이언스(Popular Science)는 중국의 과학자들이 스펀지 같은 물성을 가진 신개념 세라믹을 개발했다고 보도하면서, 상용화가 된다면 전자제품의 절연체나 소방용구, 또는 정수기와 같이 다양한 용도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관련 기사 링크)

세라믹 물성의 고정관념을 바꿀 수 있는 신소재

세라믹은 깨질 수는 있어도 강하다는 장점 때문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각종 전자기기 및 플랜트의 부품 소재로 활용되거나, 연료전지 또는 광섬유 등에도 적용되는 등 그 활용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중국의 칭화대 연구진이 개발한 세라믹은 물성 자체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제품이다. 솜이나 스펀지처럼 아무리 쭈그러뜨려도 다시 원래의 모양대로 되돌아오는 복원율 100%의 세라믹이기 때문이다.

복원 능력만 좋은 것이 아니다. 세라믹 자체가 미세한 나노섬유(nanofibers)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새털처럼 가볍다. 연구진은 이산화티타늄과 이산화지르코늄을 포함한 여러 가지 원료를 혼합하여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나노섬유를 만들었다.

제조방법에 대해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화지안 가오(Huajian Gao)’ 박사는 “원료가 혼합된 용액을 아주 작은 노즐을 통해서 뿜어대는 ‘용액 분사 방적(solution blow spinning) 방식을 사용하면 나노섬유는 마치 솜사탕 모양처럼 변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모양만 색다르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소재의 화학적 성질도 이전에는 갖고 있지 않았던 형태로 변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스펀지 세라믹의 경우 절연성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는데, 얼마나 뛰어난지를 파악하기 위해 연구진은 내열성 테스트를 실시했다.

꽃잎을 섭씨 400도로 10분을 가열했을 때의 결과 ⓒ Tsingua Univ.
꽃잎을 섭씨 400도로 10분을 가열했을 때의 결과 ⓒ Tsingua Univ.

연구진은 우선 비교 단열재로 철과  발포산화알루미늄(aluminum oxide foam) 등 3~4가지 소재를 선택하여 그 위에 꽃잎을 올려놓았다. 이어서 섭씨 400도로 비교 단열재들과 스펀지형 세라믹을 가열했다.

10분 정도가 지나자 스펀지형 세라믹을 제외한 다른 소재 위에 있던 모든 꽃잎은 바싹 타버려 새까맣게 되었다. 반면에 스펀지형 세라믹 위에 있던 꽃잎은 그저 조금 시들고 마른 성상만을 보였을 뿐이다.

당시 연구진은 스펀지형 세라믹의 온도를 측정했는데, 불과 93℃ 밖에 되지 않았다. 섭씨 400도의 열로 1시간을 가열했는데도 100℃를 넘지 않은 현상을 보며 연구진은 탁월한 절연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가오 박사도 “스펀지 세라믹의 장점은 변형력이 뛰어나면서도 고온에 대해 내열성이 강하다는 점”이라고 강조하며 “제조비용도 많이 들지 않고, 대량 생산도 기술적으로 별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상용화가 된다면 세라믹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그의 설명에 따르면 스펀지처럼 바람이 잘 통하는 성질이나, 다량의 물을 머금을 수 있는 능력은 향후 해당 세라믹을 활용하는데 있어서 또 다른 장점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입자 제거 기능을 활용하여 물을 정화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해 가오 박사는 “세라믹 성분 중의 하나인 이산화티타늄 같은 경우, 이미 정화시설에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때는 재활용이 어렵다”라고 밝히며 “하지만 스펀지 형태라면 사용 후에 정화된 물은 빼내면 그만이기 때문에 다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플라즈마 이용하여 금속과 세라믹 접합

중국 칭화대의 연구진이 스펀지 형태의 세라믹을 개발했다면, 우리나라의 영남대 연구진은 금속과 세라믹을 접합하는 신기술을 개발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연구진은 '플라즈마 전해산화‘라는 기술을 적용하여 금속과 세라믹을 접합할 수 있었는데, 플라즈마 전해산화 기술은 높은 에너지의 플라즈마를 통해 금속 표면에 세라믹층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화산활동과 플라즈마 전해산화 기술의 비교 ⓒ 영남대
화산활동과 플라즈마 전해산화 기술의 비교 ⓒ 영남대

플라즈마는 초고온에서 음전하를 가진 전자와 양전하를 띤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로 고체·액체·기체 상태가 아닌 ‘제4의 물질상태’라 부른다. 이러한 플라즈마 현상은 수 억 도의 초고온 핵융합에서부터 반도체 공정, 신소재 합성 등에 이용되는 플라즈마 방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연구진의 한 관계자는 “플라즈마 전해산화 기술은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것과 매우 흡사한 원리를 갖고 있다”라고 말하며 “극심한 화산활동이 제주도나 하와이 같은 화산섬을 만드는 것처럼 고온의 플라즈마가 금속 표면에 세라믹층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고영건 교수도 "금속과 세라믹의 결합처럼 서로 다른 성상인 유기물과 무기물이 조합하면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해진다“라고 기대하며 ”모바일 기기나 자동차, 또는 임플란트 같이 신소재 표면제어 기술과 연관된 신산업 창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7-06-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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