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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병희 객원기자
2017-04-05

4억년 이래 유례없는 기상이변 온다 기후변화 속도, 수백만년 이래 가장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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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인류는 SF영화에서처럼 덥고 오염된 지구를 버리고 다른 행성을 찾아가야 할까. 지금 추세대로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화석 연료 사용이 계속 늘어난다면 엄청난 대기오염으로 그럴 가능성이 커져 보인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과학자들이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 100~200년 동안 지구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 농도는 2억년전 트라이아스기 이후 볼 수 없었던 사상 유례없는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3세기가 되면 지구 기온은 4억2000만년 동안 경험하지 못한 온난화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한다.

살아있는 현재의 은행나무 잎(왼쪽)과 은행나무 잎 화석(오른쪽). 이 같은 나뭇잎의 기공 밀도는 과거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알 수 있는 대체물(proxy)이다.  Credit : Dana Royer
살아있는 현재의 은행나무 잎(왼쪽)과 은행나무 잎 화석(오른쪽). 이 같은 나뭇잎의 기공 밀도는 과거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알 수 있는 대체물(proxy)이다. Credit : Dana Royer

1200개 이상의 화석 자료 등 분석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발표된 이 연구는 고대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대한 1200개 이상의 추정치를 집계해 거의 5억년 전의 연속적인 기록을 산출했다. 연구진은 인류가 앞으로 모든 활용 가능한 화석연료를 태워버린다면 대기에 포함된 이산화탄소 수치는 4억2000만년 동안 지질학적으로 유지돼 온 수준(geologically-preserved equivalent)이 붕괴될 지 모른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화석화된 식물 자료와 토양 및 바다에 있는 탄소의 동위원소 조성, 패석의 붕소 동위원소 조성에 대한 자료를 조사했다. 논문 제1저자인 개빈 포스터(Gavin Foster) 교수(동위원소 지구화학)는 “수백만 년 전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직접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암석 기록에 있는 간접적인 ‘대체물’(proxies)을 조사했다”며, “고대 이산화탄소 수준의 연속적인 기록을 생성하기 위해 몇 가지 다른 종류의 대체물에 관한 모든 활용 가능한 출판 자료를 수집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1951~1980년과 비교한 2015년의 지구 기온 이상현상. 2015년은 1880년에 시작된 NASA / NOAA 기온 기록 가운데 가장 따뜻한 해였다.(NASA / NOAA, 2016 년 1 월 20 일) Credit : Wikipedia / NASA 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
1951~1980년과 비교한 2015년의 지구 기온 이상현상. 2015년은 1880년에 시작된 NASA / NOAA 기온 기록 가운데 가장 따뜻한 해였다.(NASA / NOAA, 2016 년 1 월 20 일) Credit : Wikipedia / NASA 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

기후 변화 요인은 온실효과와 햇빛의 양

이들이 확보한 풍부한 자료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수백만 년 동안 자연스럽게 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범위는 지구 기후가 추웠던 기간의 200~400 ppm(parts per million)에서부터 더웠던 기간의 3000ppm까지 10배 정도 차이가 있었다.

이 같은 증거들은 지구 기후가 과거에 크게 변동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지만, 좀 추운 시기에 해당하는 현재 지구의 기후 변화 속도는 정상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강력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는 지난 150년 동안 인류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산업화 이전 시대의 280ppm에서 2016년에는 405ppm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지구 기후의 결정 요인은 이산화탄소만이 아니라 온실 효과의 강도와 햇빛이 들어오는 양이다. 이 두 매개변수가 기후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온실 효과의 작용을 나타낸 그림. 태양 복사의 일부는 지구 표면에 흡수되고 일부는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그러나 대기 중 이산화탄소 같은 기체가 많으면 긴 파장의 빛을 흡수해 묶어둠으로써 대기 온도가 올라가 온실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반대로 지구를 둘러싼 대기가 없다면 지구 기온은 크게 떨어져 생명이 살 수 없게 된다.  Credit : Wikipedia / ZooFari
온실 효과의 작용을 나타낸 그림. 태양 복사의 일부는 지구 표면에 흡수되고 일부는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그러나 대기 중 이산화탄소 같은 기체가 많으면 긴 파장의 빛을 흡수해 묶어둠으로써 대기 온도가 올라가 온실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반대로 지구를 둘러싼 대기가 없다면 지구 기온은 크게 떨어져 생명이 살 수 없게 된다. Credit : Wikipedia / ZooFari

수백만 년 동안의 기후는 생명 유지에 안정적

논문의 공동저자인 댄 런트(Dan Lunt) 영국 브리스틀대 지구과학 교수는 “태양과 같은 별들의 핵반응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별들이 밝아졌다”며, “이것은 수억 년 전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산화탄소와 햇빛으로 인한 순수한 온난화 효과는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분석해보니 평균적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 3~4ppm씩 줄어들었으며, 이것은 천천히 늘어난 태양빛으로 인한 온실효과를 상쇄시키기에 충분하고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두 가지 효과는 평균적으로 거의 일정하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와 태양 밝기 사이의 상호작용은 지구 상 생명의 역사에 대한 매력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논문 공저자인 대나 로이어(Dana Royer) 미국 웨즐리언대 교수는 “지구로 내리쬐는 태양 빛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가 장기간에 걸쳐 따뜻했었다는 실제 증거가 부족한 이유는 지금까지 수수께기였다”며, “기후가 가하는 힘이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이번 발견은 지구 기후가 어떻게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왔는가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연구를 수행한 영국 사우샘프턴대 개빈 포스터 교수(왼쪽)와 브리스틀대 댄 런트 교수(가운데), 미국 웨즐리언대  대너 로이어 교수. ⓒ ScienceTimes
연구를 수행한 영국 사우샘프턴대 개빈 포스터 교수(왼쪽)와 브리스틀대 댄 런트 교수(가운데), 미국 웨즐리언대 대너 로이어 교수.

4억여년 만의 기상이변

장기적인 지구 기후에 대한 이 견해는 미래의 기후 변화에 대해 가치 있는 전망을 제공한다. 현재 기후는 지질학적 표준을 넘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인류가 이산화탄소 상승을 막지 못 하고 모든 사용 가능한 화석연료를 태워버리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오는 2250년까지 2000ppm에 달할 것이며, 이는 지난 2억 년 이래 유례가 없이 높은 수치다.

포스터 교수는 “2억년 전에는 비록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았더라도 태양 빛이 더 어두웠기 때문에 기후가 미치는 힘은 앞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진 미래에 경험하게 될 힘보다는 더 약하다”며, “결과적으로 현재의 기후 변화 속도는 지구가 수백만 년 동안 경험해 왔던 것보다 빠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타날 기후 현상은 우리가 아는 한 적어도 지난 4억2000만년 동안 지구에 존재했던 자연적인 기후와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7-04-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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