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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강 객원기자
2012-03-30

'꼴찌들의 반란' 일으킨 행복한 학교 창의·인성모델학교 취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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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부러워하는 핀란드 교육 신화의 주역으로 잘 알려진 에르키 아호 전 국가교육청장은 최근 내한해 이런 이야기를 했다. “교육은 배움뿐만 아니라 학생에 대한 돌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  

학교교육이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을 위한 ‘배움’과 환경적 요인으로 뒤처진 학생들을 위한 ‘돌봄’이 함께 이뤄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국에도 성적에 관계없이 학생 모두에게 ‘배움과 돌봄’을 베푸는, 균형 잡힌 교육으로 주목 받는 학교가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의 퇴계원고등학교(교장 강명숙)가 그렇다. 이 학교를 찾아 창의·인성모델학교 벤치마킹 특화프로그램을 취재했다.

교육과정 재구성 통한 배움 중심의 수업

이 학교에서는 ‘배움’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창의․인성 교육과정을 재구성했으며, 이를 통해 수업의 질을 높였다. 즉 학생들 스스로 과제 탐구 계획을 수립하고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학생 중심의 탐구․토론형 배움의 교실 수업을 진행한 것이다. 

아울러 교과연구회 중심으로 전체 교사의 창의․인성수업을 공개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강명숙 교장은 “1달에 1번씩 수요일 5, 6, 7교시에 각 교과연구회 발표시간을 갖는다”며 “이것을 통해 교과별 특성에 맞는 창의·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교사들 사이에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퇴계원고의 ‘꿈․희망 가꾸기’ Always School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큰 효과를 거둔 타악반의 공연 모습. ⓒ퇴계원 고등학교
 
또 경제적 요인으로 학습동기와 의욕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퇴계원고등학교에서는 사교육비 경감 차원의 ‘꿈·희망 가꾸기’ Always School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돌봄’ 교육의 일환이었다.

타악반, 보컬트레이닝반 등 방과 후 무학년 특기적성 계발 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진로설계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재발견하도록 했다.

강 교장은 “공부에 재미를 못 붙여 학교에 오기를 싫어하는 학생들에게 행복한 학교생활의 재미를 찾아주기 위해 특기적성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도록 했더니 학생들이 그 속에서 자신의 적성도 발견하고 앞으로 무엇이 될 것인지 진로설계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요즘 인기가 많은 오디션프로그램 때문에 학생들이 노래에 관심이 많아 보컬트레이닝반을 만들었는데 거기서 수업을 받은 학생 가운데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실용음악과에 지망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 경우도 있다”고 그 성과를 소개했다.

꿈과 희망 가꾸는 ‘돌봄’ 교육

이외에도 ‘꿈․희망 가꾸기’ 토요스쿨이나 방학 중 느티울캠프도 ‘배움’을 위한 교과심화 학습 프로그램과 ‘돌봄’을 위한 특기적성계발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했다. 결과가 좋아  사교육비 경감과 함께 공교육에 대한 만족과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우선으로 자기주도학습실을 연중 무휴 운영해 배움과 돌봄의 폭을 넓혔다는 평을 들었다. 실제로 퇴계원고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28%에 달했던 기초학습 미달학생의 비율을 Zero화하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꼴찌들의 반란’이다.

강 교장은 “기초학습 미달학생들을 모아 아침에 30분, 저녁에 1시간씩 특별보충수업을 실시한 결과 많은 학생들이 동아리나 특기적성활동 등을 통해 학교에 흥미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를 ‘천하대반’이라고 부르며 적극적으로 보충수업에 참여해 거의 대부분 ‘기초학습 미달’이라는 꼬리표를 떼게 됐다”고 자랑했다.

▲ ‘다문화축제’에서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페스티벌을 열었다. ⓒ퇴계원 고등학교

퇴계원고에서는 또 교과체험과 동아리활동을 학생들 진로와 연계한 융합활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공하고 실험, 관찰, 토론, 문제해결, 논증 등을 통해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1년에 4회씩 'All day' 진로융합동아리체험활동을 실시하고, 또 수학여행 대신 동아리 중심의 진로체험과 주제탐구활동으로 동아리테마기행을 실시하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창의성은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쪽으로 활용된다. 확산적 사고를 통해 세계와 소통하자는 것.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기획, 진행하고 있는 '다문화 축제'는 다양한 창의성이 발산되는 축제의 장이다.  

강 교장은 “학급별로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주제를 정하고 각 나라의 문화와 전통의상, 여행지 정보 등에 관해 모둠별 체험활동을 실시했으며, 학급별 체험활동 후에는 다른 학급의 다문화를 함께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제동행 축구’  등 감성·인성 융합 프로젝트

퇴계원고서는  또 지․덕․체의 조화로운 발달을 도모하는 인성교육을 위해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하는 스포츠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사제동행 축구’는 교사와 학생이 몸을 부딪히며 축구를 하는 행사다. 

▲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사제동행 축구’를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다. ⓒ퇴계원 고등학교

 “게임 후에는 참가학생들과 교사가 다과를 나누며 사제 간담회도 열고 대화의 소통의 시간을 갖기 때문에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과도 친밀한 관계를 맺어 학교 적응력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 교장은 전했다.

학생들과 소통·공감동행 프로젝트인 ‘사제동행 성찰길 걷기’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학교에서 출발해 약 14km 정도의 성찰길 코스를 4시간 정도 학생과 교사가 함께 걸으면서 대화도 나누고 생활의 잘못을 반성하며 대안의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 폭력성이 있던 학생도 ‘성찰길 걷기’를 통해 심성을 순화하고 자신의 존재 의미를 깊게 생각해 보는 유익한 기회가 되고 있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2-03-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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