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션’에서처럼 언젠가는 화성에 정착해 연구를 하거나 탐험을 하는 날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화성 탐사 관련 법안에 서명한 이후 미 항공우주국(NASA)이 2033년 화성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화성 이민’이 현실화되고, 화성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지구에서 만든 주거형 모듈 일체를 가져가는 대신 화성의 흙을 이용한 건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실제로 화성에 정착하려는 탐험가들은 화성의 붉은 흙을 오븐에 굽거나 추가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쉽게 벽돌을 만들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망치로 때려 압축하는 것과 같이 압력을 가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화성 흙으로 주거지 만들자’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San diego) 연구진은 NASA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츠’(Nature Scientific Reports) 27일자에 발표했다.
논문 제1저자인 유 캬오(Yu Qiao) UC샌디에이고 구조공학과 교수는 “화성에 가는 사람들은 무척 용기 있고 화성의 개척자가 될 터인데, 나는 그들에게 벽돌을 만들어주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성에서의 유인 탐사를 위해 화성의 흙으로 주거지를 짓는 제안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우주비행사들이 화성에서 집을 짓기 위해 최소한의 자원만 들이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첫 번째 사례다. 이전의 계획들은 원자력 벽돌 가마를 사용하거나, 화성에서 발견된 유기화합물을 고분자로 만드는 복잡한 화학이 필요했다.
지난 2005년 미국의 화성 탐사선 마스 서베이어(Mars Surveyer)호는 화성에서 토양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온 바 있다.

고무튜브에 흙 넣어 압력 가하고 절단하면 끝
UC샌디에이고 공학자들도 사실 처음에는 화성의 흙을 벽돌로 만드는데 필요한 고분자 양을 줄이려고 노력했었다. 그러다 우연히 ‘아무 것도 필요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연구진은 화성의 흙 성분과 똑같이 만든 모조 흙을 사용했다. 첨가제 없이 또 열을 가하거나 굽지 않고 화성 흙을 벽돌로 만들기 위해서는 두 단계를 거친다.
하나는 모조 흙을 유연한 용기에 담는 일로 이번 경우에는 고무 튜브를 사용했다. 다른 하나는 충분히 높은 압력으로 압축하는 것이다. 캬오 교수는 작은 샘플을 만드는데 필요한 압력의 양은 대략 1m 높이에서 10파운드(4.54㎏)의 해머를 떨어뜨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공정으로 1인치 높이의 작고 둥근 흙 팰릿을 만든 다음 벽돌 모양으로 절단하면 된다.

화성 흙 산화철 성분이 결합제 역할
연구진은 화성 토양에 있는 붉은 색을 띠게 하는 산화철 성분이 벽돌의 결합제로 작용한다고 믿고 있다. 실제로 다양한 스캐닝 도구를 사용해 모조 화성 흙을 조사한 결과 작은 철분 입자가 더 큰 현무암 입자를 덮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철분 입자는 가압상태에서 서로 쉽게 결합할 수 있는 깨끗한 평면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이 벽돌의 강도를 조사해 보니 보강 철근 없이도 철근 콘크리트보다 강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그들의 방법이 첨삭 제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주비행사가 화성에서 구조물을 만들려면 한 층의 흙을 놓고 압축한 다음 다시 추가되는 층을 놓고 압축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
연구진은 다음 단계로 벽돌 크기를 늘리는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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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4-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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