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일의 아디다스 매장에는 신발 대신 로봇이 진열됐다. 이것은 개인의 발바닥 모양을 스캔해서 3D프린터로 밑창을 제작하여 로봇이 개인맞춤형 신발을 5시간 만에 만들어내는 스피드 팩토리를 보여주기 위함인데, 독일이 2011년부터 추진해 온 인더스트리4.0의 결과다.”
김은 한국ICT융합네트워크 부회장은 최근 소프트웨어 컨버전스 심포지엄에서 “지난해 가장 큰 이슈가 됐던 제4차 산업혁명이 독일의 ‘인더스트리4.0’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대개들 인더스트리4.0을 자동화공장시스템 정도로 생각하는데, 그것과의 차이점은 스피드 팩토리처럼 개인화된, 개별 고객의 요구사항 즉 마켓의 요구사항이 반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4차산업혁명, 독일의 인더스트리4.0서 시작
“기계 설비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독일이 기계 설비를 팔기 위한 전략으로 만든 것이 인더스트리4.0”이라며 김은 부회장은 “우리가 독일의 맥주를 수입해서도 많이 마시지만, 독일의 맥주 기계를 더 많이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아디다스 스피드 팩토리도 신발을 팔아서 얻는 수입보다 스피드 팩토리의 로봇을 팔아서 얻는 수입이 더 많아지게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김은 부회장은 인더스트리4.0의 주요 특징을 Decentralization(분권화), Autonomy(자율성), Networking(네트워킹)으로 꼽았다. 그 사례로 자동차가 조립 공간의 프로세스 모듈을 통해 CPS(Cyber physical systems)로서 자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즉 제조 현장에서 생산 기계가 생산 자재와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각 공정과정을 찾아서 보내는 시스템을 뜻한다.
여기서 핵심은 CPS인데, 가상(Cyber) 시스템과 사람, 공정, 설비와 같은 물리적(Phycical) 시스템을 네트워크로 통합하여 안전하고 신뢰성있게 분산제어하는 지능형 시스템 구축 기술이다. CPS는 기존의 전통 산업과 결합하여 항공, 국방, 스미트그리드, 스마트시티 등 광범위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김은 부회장은 “CPS를 통해 독일이 인더스트리4.0을 추진한 이유가 인력이 부족하고 인건비가 높은 자국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스마트 팩토리를 개발해 수출하고, 그것을 이용해 제조한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 김은 부회장은 “특정 상품에 대한 어떤 사람의 수요가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는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한데, 스마트폰을 단 한 사람만 사용한다면 그 효용가치가 없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효용가치가 높아지는 것처럼 인더스트리4.0을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협력해서 추진한다면 네트워크 효과가 최적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협업이 중요해
따라서 조직화 시나리오에서 공동의 의사소통 형태 구현이 성공하는 것을 가정한다면 규격과 표준을 통해 인더스트리4.0은 큰 경제적인 잠재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김은 부회장은 “CPS는 다양한 기술로 이뤄진 복합적인 분야이고 인더스트리4.0도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독일에서 제4차 산업혁명 정책의 일환으로 인더스트리4.0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그것이 독일에게는 딱 맞는 전략이지만 우리나라에게도 맞는지는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며 독일과 우리나라는 국민총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면에 있어서는 유사하지만 주요 산업과 산업별 구조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인더스트리4.0이 대량 생산품을 CPS를 통해 자동화나 스마트화를 거쳐 개인 맞춤형으로 저렴하게 생산하는 게 목표라면 우리나라의 전통 공예품 같은 경우는 아직 자동화 대량 생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지만, 개인 맞춤형으로는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동화 대량생산을 거치지 않고 인더스트리4.0으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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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1-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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