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혼돈과 불안으로 점철된 2020년이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사회 각 영역에서는 곧 다가올 2021년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변화가 가파르게 진행되었던 2020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선택지는 두 개뿐, 적응하거나 죽거나”라고 말한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회장의 말처럼 우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와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기회가 될 대변혁의 시초에 놓여있다.
‘뉴노멀’, ‘포스트 코로나’로 불리게 될 2021년을 어떤 전략으로 맞이해야 할까?
2020년을 점검하고, 가트너(Gartner)가 발표한 ‘2021년 TOP 전략(Gartner Top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1)’을 통해 곧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보자.

대변혁의 시작, 2020년 코로나19의 등장
2020년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특히 혁신성장의 시도로만 여겼던 4차 산업 기술들이 사회 곳곳에 안착하면서 그에 따른 생활 양식의 변화가 야기된 것.
대표적으로 코로나19의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대면과 비접촉이 강하게 권고되었다. 이로 인해 사회 조직과 운영 방법 등 패러다임이 종전과는 다른 형태로 재편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대면 활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상회의 플랫폼, 사물인터넷, 데이터 암호화 등의 IT 기술과 이커머스 관련 서비스 등 소위 언택트(Untact) 기술이 급부상했다.
또 감염 상황의 통계를 통해 위기관리 및 대응책을 마련하고, 미래 예측을 위한 데이터들이 매우 중요하게 다뤄졌다. 몇 차례의 변곡점으로 인해 초기 성과가 퇴색한 면도 있지만 이른바 ‘K-방역’은 바로 데이터를 활용한 정보통신기술의 공이다. 개인의 이동정보 데이터를 기반으로 확진자 동선을 공개해 접촉자를 선별하여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여러 규제들로 데이터 기술과 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했으나, 코로나19 상황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뉴딜이 혁신성장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급부상하기 시작한 기술들이 고도화되고, 조직은 전략적 이합집산이 가능한 형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예측을 종합하여 가트너는 ‘2021년 TOP 전략(Gartner Top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1)’을 발표했다.
가트너(Gartner) 2021년 TOP 전략 발표
가트너는 IT 심포지엄/엑스포 아메리카 콘퍼런스(IT Symposium/Xpo Americas Conference)에서 ‘2021년 TOP 기술 트렌드’를 발표했다. 가트너의 브라이언 버크(B. Burke)는 “이미 수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격변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 위기가 쉽게 종식되지 않는 한 인간과 기술이 상호작용, 이를 용인하고 적용하는 회복 탄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이 위기에 대응하면서 성장 추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사람 중심’, ‘위치 독립성’, ‘회복 탄력성’을 갖춰야 한다면서 세 개의 주제에 포함되는 기술 트렌드 9개를 공개했다.

사람 중심(People Centricity)
전염병으로 인해 사람들과 조직의 상호작용 방법은 변했지만, 여전히 사람은 모든 비즈니스의 중심이다. 그리고 이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된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첫째, 행동 인터넷(Internet of Behaviors)은 데이터를 사용하여 행동을 변경하는 것이다. 데이터는 일상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생산되고, 수집할 수 있으며, 이용이 점차 늘면서 모든 자료를 종합하고 통찰하는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가트너가 ‘디지털 먼지(digital dust)’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데이터로 활용하는 기술은 안면 인식, 위치 추적 및 빅데이터가 포함된다.
둘째, 총체적 경험(Total experience)은 서로 분리되어 있었던 경험의 여러 층위들을 통합하여 최적의 기회 및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종전에는 다중 경험, 고객 경험, 직원 경험, 사용자 경험 등으로 나눠있던 것을 일정한 목표를 가지고 결합하여 비즈니스 결과를 혁신할 수 있는 기술들이 포함된다.
셋째, 개인정보보호 강화 컴퓨팅(Privacy-enhancing computation)은 앞으로도 계속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 기밀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지역 및 경쟁 업체들과 공동 작업을 수행하고, 동반 성장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기술은 민감한 데이터를 처리·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 분산된 방식으로 처리·분석하는 것, 처리·분석 전에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암호화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위치 독립성(Location Independence)
코로나19는 기업의 직원, 고객, 관련 업체 및 조직 생태계의 위치성을 변화시켰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새로운 버전의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기술 전환이 필요하다.
넷째, 분산 클라우드(Distributed cloud)는 다양한 위치에서 공용 클라우드 옵션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퍼블릭 클라우드는 서로 다른 물리적 위치에 두지만, 운영과 거버넌스는 서비스 제공 업체가 담당함으로써 비용 감축 및 민첩한 환경 제공에 도움이 된다. 특히 공공 데이터 관련 규제에 대해 ‘데이터가 특정 지역에 위치’한다는 법률을 수용하면서 개방적인 데이터 운용이 가능해진다.
다섯째, 코로나19에 대응하고, 기업이 성공 곡선을 그리기 위해서는 원격 환경에서 운영할 수 있는 비즈니스, 즉 어디서나 운영(Anywhere operations) 가능한 비즈니스를 활성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비접촉식 체크아웃, 비접촉 자금 이체 및 계좌 개설 등 디지털이 기본값이 된 ‘어디서나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
여섯째, 사이버 보안망(Cybersecurity mesh)은 확장 가능하고, 유연하며 안정적인 사이버 보안 제어에 대한 기술을 뜻한다. 점차 클라우드를 비롯하여 많은 데이터와 자산이 기존 보안 경계 외부에 존재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이 추세는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에 성공하는 기업은 누구나 디지털 자산에 접근할 수 있으며, 안전하게 관리하는 기술이 정교화되어야 한다.
회복 탄력성(Resilieny Delivery)
코로나19는 위기이며, 이로 인해 불황이 찾아왔지만, 사실 세계에는 늘 변동성이 존재했다. 이에 대응하고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모든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현재, 그리고 향후 5년 내에 기업의 변화를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유연성과 탄력성을 활성화할 기술이 필요하다.
일곱째, 지능형 구성 가능한 비즈니스(Intelligent composable business)는 재설계된 디지털 비즈니스 상황,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및 새로운 서비스와 채널을 위한 기초가 된다. 실제로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양한 변동이 발생하면 기본적으로 의사결정 방식이 재설계되어야 한다. 종전의 기업과 조직은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으나 변동성과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면 붕괴하고 말았다. 따라서 앞으로는 풍부한 데이터와 통찰력으로 설계된 플랫폼(애플리케이션)은 점점 고도화될 것이다.
여덟째, 인공지능 공학(AI engineering)은 인공지능 투자의 전체 가치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 확장성, 해석 가능성 및 안정성을 촉진한다. 인공지능 공학 활용 없이는 대부분의 기업과 조직들은 프로토타입을 초월한 본격적인 프로젝트 실행이 불가능했다. 실제로 가트너의 버크는 인공지능 시제품에서 생산 단계까지 가는 프로젝트의 비율은 53%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앞으로 자동화에 대한 수요 및 필요가 점점 커지면서 인공지능 공학 분야의 기술들은 점차 성숙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홉째, 초 자동화(Hyperautomation) 기술은 효율성이 낮은 레거시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초래하는 문제와 비용들에 대한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의 버크가 “자동화할 수 있고 자동화해야 하는 모든 것이 자동화될 것이다.”라고 주장한 것처럼 기업은 AI, 기계 학습, 행사 기반 소프트웨어,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기타 의사 결정 과정, 작업 도구 등 최대한 많은, 다양한 사업과 프로세스를 자동화로 전환하게 될 것이다.
- 김현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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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11-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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