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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강봉 객원기자
2020-08-19

팬데믹 사태로 바다가 오염되고 있다 마스크·장갑 등 개인보조장구, 매월 2000억 개 이상 사용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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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에 따르면 매년 약 800만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 상황을 방치한다면 오는 2050년에는 물고기들보다 더 무거운 플라스틱이 바닷속에 떠다니면서 수많은 생물들을 해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최근 팬데믹 사태가 해양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OPLN(Ocean Plastics Leadership Network)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빨라지면서 플라스틱을 원료로 하고 있는 마스크와 장갑 등 개인보호장구들이 대거 바다로 흘러들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플라스틱으로 만든 마스크, 장갑 등 개인보호장구 사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 쓰레기가 대량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Wikipedia

천연원료 대신 값싼 석유 직물 대거 생산

OPLN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포드(David Ford) 씨는 19일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지를 통해 “매월 전 세계적으로 약 1290억 개의 마스크와 650억 개의 장갑이 사용되고 있으며 그중 많은 양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 중인 마스크와 장갑을 모두 펼쳐놓을 경우 스위스 전체를 덮을 수 있는 양인데 이중 일부가 바다에 흘러들어갔을 때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포드 씨는 “특히 마스크를 탄력 있게 하는 직물의 성분이 바닷속에서 거북이, 해파리 등 바다 생물의 먹이가 되고 있으며,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산물 오염에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탄력성 있는 직물이란 고무줄처럼 쉽게 늘어나고 줄어드는 섬유를 말한다. 우레탄 섬유가 대표적인 경우다. 신축성이 있어 인체 움직임에 부드럽게 적응하기 때문에 다양한 직물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올해 들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개인보호장비인 PPE(personal protective equipment)다.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착용하는 장갑, 마스크, 가운, 캡, 앞치마, 고글 등의 보호 장비를 말하는데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사용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

팬데믹 사태로 오일 가격이 내려가면서 많은 기업들이 섬유소(cellulose), 해조(seaweed)와 같은 천연원료 대신 오일(oil)과 천연가스(natural gas)를 원료로 보호장비를 대량 생산‧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기업과 소비자 간에 배달 판매량을 늘리고, 결과적으로 상품을 일시적으로 포장할 수 있는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되는 것은 버려지고 있는 마스크, 장갑 등의 보호장비가 재활용이 불가능한 원료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포드 씨는 2020년에는 이런 재활용 불가한 플라스틱 포장재가 2019년 대비 약 3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시스템 붕괴 우려

OPLN 등 관계 기관에서 크게 우려하는 것은 늘어나는 플라스틱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이 붕괴되는 일이다.

그동안 서구에서 배출되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매립지(미국)와 소각장(유럽)에서 처리해왔다. 재활용되고 있는 양은 전체의 약 10%에 불과했다.

한편 저개발국가, 일부 개발도상국의 경우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가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결과 끊임없이 강과 바닷속으로 흘러들어 지금과 같은 해양오염 사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고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쓰레기 처리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쓰레기 처리에 투입되던 예산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가운데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이 팬데믹 사태 속에서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OPLN 등 관련 기구에서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 코카콜라, P&G, 그린피스, 다우(Dow), 해양보호(Ocean Conservancy),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등 67개 회원 기관들은 해양으로 흘러드는 플라스틱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OPLN에서 가장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기존의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혁신하는 일이다.

공급 및 판매 체인과 관련된 데이터를 투명화해 관계 기관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가능한 줄이면서 효율적인 쓰레기 처리 방안을 모색해나가자는 것.

특히 세계자연기금에서는 한 개인이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총량을 나타내는 플라스틱 발자국(plastic footprint)을 추적해 그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정보 공유를 통해 쓰레기가 생성되는 단계서부터 양을 줄여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것이다.

OPLN에서는 더 많은 단체, 기업들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목표로 삼은 약 1만 개의 기업이 참여할 경우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hanmail.net
저작권자 2020-08-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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