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11년을 주기로 활동의 극대기를 맞는다. 다음으로 맞이할 극대기는 2013년. 태양의 극대기는 계속해서 지나왔지만 최근 들어 이에 대한 경고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태양에서 일어나는 폭발현상인 플레어(flare)와 같은 태양 활동으로 인해 고에너지의 대전입자들이 태양계 전역으로 퍼져 나가게 되는데, 이를 태양풍이라 한다. 이러한 입자의 흐름은 지구의 자기장을 변화시켜 전기장을 유도하게 되고, 이것이 다시 방사선을 발생시키거나 전자장비들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인류의 전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이전에는 미미했던 현상들이 큰 피해로 나타날 수 있기에 태양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연구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코로나와 태양풍에 에너지 전달하는 알벤파
태양풍이 지구는 물론 태양계 전역으로 퍼져나가게 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의 정체는 바로 ‘알벤파’라 불리는 파동이다.
이는 지난 2007년 처음으로 발견됐으며 태양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태양의 외층부로 전달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 존재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1942년 노벨상 수상자인 하니스 알벤이다. 따라서 그의 이름을 따 알벤파(Alfven wave)라고 명명한 것.
알벤파는 에너지를 전달을 통해 태양풍을 이루는 입자들을 초속 수백 킬로미터로 가속화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태양 외부의 가스층을 고온으로 가열하기도 한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려버리는 개기일식 현상이 나타날 때, 태양 주변에 아름다운 가스층이 나타나는데 이를 코로나(corona)라고 한다. 특이한 점은 이 코로나가 태양 표면에 비해 무려 20배나 더 뜨겁다는 것. 코로나가 이처럼 높은 온도를 갖게 해주는 것도 바로 알벤파다.
하지만 첫 관측 당시 계산된 알벤파의 에너지는 매우 작았다. 당시에 알벤파의 증폭 범위가 초당 0.5km로 관측됐는데 이는 태양풍의 빠른 속도와 코로나의 높은 온도를 위해 공급돼야 할 1m2당 100~200W의 에너지를 내기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위성 관측을 통한 최근의 새로운 연구는 알벤파가 전달하는 에너지가 기존에 측정했던 것에 비해 약 100배 이상 더 강력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새로이 관측된 알벤파의 증폭범위는 초당 20km. 이는 코로나와 태양풍에 관측되는 만큼의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한 양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대기연구센터(NCAR)의 락히드 마틴 태양․천체물리 연구소, 노르웨이의 오슬로 대학, 벨기에의 루벤대학의 공동연구팀이 미 항공우주국(NASA)와 국제 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으며 그 내용이 지난주 네이처 지에 게재됐다.
NCAR의 고고도 관측소(HAO)의 과학자인 스캇 매킨토쉬는 사이언스데일리를 통해 “우리는 이제 코로나가 높은 온도를 유지하고 태양풍 입자들이 고속으로 분출되기 위한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며 “이 연구는 어떻게 태양에서 에너지가 방출되며 태양계로 퍼져나가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전했다.
스피큘과 알벤파의 연관성 확인
연구진은 태양 외부 대기의 고해상도 사진을 통해 알벤파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알벤파는 고속․고온의 가스 기둥으로부터 기인된다. 태양의 광구에서는 외층부의 코로나를 향해 작은 바늘 형태의 가스 흐름(jet)이 발생하는데 이를 스피큘(spicule)이라 한다. 광구 밑 대류층의 격렬한 운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스피큘은 1877년 로마 바티칸 천문대의 안젤로 세치 신부에 의해 발견됐지만 근래까지 이것이 코로나에 충분한 열을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었다. 기존에 알려져 있던 형태의 스피큘(type-1)에서는 코로나와의 상관관계를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007년 새로운 형태의 스피큘(type-2)이 이번 연구를 이끈 매킨토쉬 박사와 그 동료들에 의해 발견되면서 스피큘과 알벤파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돼 왔다. 수명은 기존의 것보다 짧지만 더 빨리 움직인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타입2 스피큘이 코로나의 가열 부위에서 발견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이제 남은 것은 스피큘이 어떻게 태양의 대기에 이러한 에너지를 전달해주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알아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가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NASA의 태양활동관측위성(SDO) 덕분이다. SDO는 지난 해 2월, 미국 플로리다 주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아틀라스 5호에 실린 채 발사됐다.
SDO의 일부분인 대기 이미징 어셈블리(Atmospheric Imaging Assembly)는 고해상도의 사진을 얻을 수 있게 해 준다. NASA에 따르면 SDO는 10초마다 다양한 파장의 사진들을 지구로 보내오며 이는 고화질 TV의 10배에 달하는 고해상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태양활동 영향 증가함에 따라 연구 중요해져
근래 들어 태양 활동이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고 있음에 따라 태양 활동의 특성에 대한 연구들은 계속해서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엔 태양 활동의 극대기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태양 표면에서 일어난 플레어 현상으로 통신 장애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 바 있다.
NASA의 고다드우주비행센터에서 태양물리학을 연구하고 있는 조세프 데이빌라 박사는 지난 3월, 우리나라에서 열린 태양 활동 관련 세미나에서 “최악의 경우, 태양풍으로 인한 자기장 영향으로 전기 그리드가 다운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현재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전기적 시스템들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태양 활동으로 인한 자기장의 영향으로 이들이 한 번에 마비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태양 활동에 대한 예측은 매우 어려운 상태다. 활동 극대기의 주기와 활동 정도의 연관성, 극대기가 아닐 때의 활동 정도와 그 예측 등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그만큼 자료와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태양 활동을 우주의 날씨에 비교하기도 하는데, 지구의 날씨는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기상관측 위성 및 기구들이 정확한 정보를 내는 것에 비해 태양을 관측하는 위성은 단 15개뿐이다.
이에 이번 연구는 태양 활동의 특성을 파악한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이어질 태양 활동의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는 태양 활동 극대기의 주기와 그 영향 등에 대해 보다 자세히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 조재형 객원기자
- alphard15@nate.com
- 저작권자 2011-08-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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