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은 7500여 명의 코로나19 환자로부터 신종 바이러스를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해왔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글로벌 유전자 패턴을 분석한 결과 198건의 돌연변이 사례를 발견했는데 이는 신종 바이러스가 어떤 사람들을 만나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말해주고 있다.
돌연변이의 지표를 말해주는 유전자 다양성이 감염자 수가 늘어나면서 광범위해지기 시작했으며, 팬데믹 사태로 발전해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극심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자 수 늘어나며 돌연변이도 증가
6일 ‘감염학, 유전학, 진화학(Infection, Genetics and Evolution)’ 저널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시작한 때는 지난해 말이다.
이전에 다른 동물 속에서 활동하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들어와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것.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지난해 말 이전에 사람을 통해 이미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현재 팬데믹 사태를 유발한 신종 바이러스가 지난해 말에는 공통 조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들어와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일으켰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신종 바이러스의 감염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국가, 환경, 숙주(사람) 상황에 따라 더 많은 돌연변이를 일으켰으며, 독자적으로 최소한 한 번 이상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신종 바이러스(SARS-CoV-2)의 돌연변이 패턴에 놀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조언이다.
프랑수아 발룩스(Francois Balloux) 교수는 “모든 바이러스가 자연스럽게 돌연변이를 진행하고 있으며, 신종 바이러스 역시 유사한 과정을 거쳤다.”는 것. “신종 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보다 더 빨리, 혹은 더 느리게 변형되고 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신종 바이러스의 전염 속도와 치사율이 다른 바이러스들보다 더 높거나 낮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돌연변이가 발생했다고 해서 병원성이나 전파력, 더 나아가 치사율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신종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파악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돌연변이 분석해야 완벽한 치료제 개발”
UCL의 이번 연구 결과는 신종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 속도가 다른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며, 전파율과 치사율이 더 높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배제하는 것이다.
다른 바이러스들처럼 자연스럽게(naturally) 전파되고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유전자 분석 결과는 다른 바이러스에 대응했던 것처럼 성실하게 대응할 경우 코로나19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종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그 원인과 과정을 파악해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일이다.
발룩스 교수는 “가장 위험한 것은 특정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약품을 개발했다 할지라도 새로운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그동안 개발했던 백신과 치료제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며 유전자 분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UCL 유전자연구소에서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돌연변이가 발생하지 않는 영역을 구분해 그 부위를 대상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다.
발룩스 교소는 “돌연변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약효를 오랜 기간 지속시킬 수 있는 의약품 개발이 최대의 관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UCL 연구팀은 바이러스 유전자의 변화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향후 특정 유전자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미래 진화 과정을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신종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가 완성될 경우 장기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진다.
공동 저자인 UCL 유전자연구소의 루시 반 도프(Lucy van Dorp) 박사는 “그러나 UCL에서 분석하고 있는 신종 바이러스 외에 더 많은 바이러스들이 돌연변이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세계 과학자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돌연변이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환자들로부터 또 다른 바이러스를 채취해 서로 다른 유전자정보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세계 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정보 공유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UCL에서는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세계 과학자들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오픈소스 앱을 운영 중이다.
이번 연구에는 UCL 외에 옥스퍼드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프랑스 레위니옹 대학이 참여했으며, 영국생명공학연구위원회(BBSRC)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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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05-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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