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행성들의 합, 정렬 그리고 오로라
행성들은 태양으로부터 각각 다른 거리에서 공전하고 있기에 행성들의 결합(혹은 행성들의 합)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지구에서 바라볼 때 밤하늘의 행성 결합은 두 개 이상의 행성이 가까이 있을 때 발생한다. 천문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러한 행성의 결합은 행성들이 하늘에 투영된 지구 표면의 경도와 같거나 (적경) 하늘을 가로질러서 태양의 경로를 표시하는 가상의 선(황도)을 공유할 때 발생한다. 즉, 각 행성이 황도좌표계에서 경도를 나타내는 황경을 공유할 때 발생하게 된다. 물론 위 현상은 착시현상일 뿐이며 실제로는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
수치적으로 설명하면 보통 행성들의 합이 두 행성 사이의 거리가 대략 0.5°에서 10° 정도를 보일 때 일어난다. 보름달의 지름이 대략 0.5°임을 상기시켜보면 약간 떨어져 있는 경우도 합으로 간주하곤 한다. 물론 우리 눈의 시력에 따라서 두 행성 간의 거리가 분해되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존재함을 생각하면 위 거리가 행성들의 합을 위한 절대적인 거리는 아니다.
행성들이 정렬되는 현상도 존재한다. 위 현상 역시 착시 현상일 뿐이며 실제로 행성들이 어떠한 천문학적인 의미를 가지며 정렬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행성 퍼레이드’라고 불리는 위 현상은 하늘에 있는 천체들 사이의 거리가 평소보다 짧으며 지구에서 볼 때 행성들이 하늘의 비슷한 영역에 직선 형태나 일렬로 정렬되는 것을 의미한다. 위 현상 또한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행성들이 정렬된다")
행성 정렬은 예전부터 지진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 재앙이나 안 좋은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진행되었던 천문 현상이지만, 실제로는 인간에게 어떠한 결과도 불러일으키지 않는 착시 현상일 뿐이다. 사실, 지구에서 바라보기에 행성이 정렬되거나 합을 일으키는 것은 행성이 비슷한 위치에서 태양을 공전하고 있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우주 탐사선을 이용한 스윙바이 항법이 자주 사용될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서 탐사선은 연료를 아끼고 보다 효과적이고 빠르게 다른 궤도나 특정 행성을 향해 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23년 2월 북반구에서는 몇몇 행성 정렬 현상이 일어난 바 있다. 특히 목성과 금성 그리고 달이 합과 정렬의 모습을 보이며 수많은 장관을 만들어 낸 바 있다. 이러한 행성과 달의 정렬 및 합 현상은 같은 북반구여도 위치에 따라서 매우 다르게 일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서울을 기준으로 2023년 1분기에 여러 행성 합과 정렬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월 21일 마케도이아에서 촬영된 목성, 금성, 그리고 달이 정렬된 모습 ⓒ Riste Spiroski
2023년 1월 22일 21:53(GMT 기준)에 금성은 토성으로부터 0.35° 정도 떨어져 있었으며 지구에서 볼 때 매우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금성(등급 -3.9)과 토성(등급 0.7; 낮을수록 밝음)은 육안 관측이 가능할 정도로 밝았다.
2023년 2월 15일 12:19(GMT 기준)에 올해 가장 가까운 행성 합 중 하나가 발생했다. 금성과 해왕성은 매우 가깝게 합을 보였지만 아쉽게도 해왕성은 등급 7.9로 망원경 없이는 관측할 수 없다. 다만 금성은 지구의 밤하늘에서 두 번째로 밝은 천체이며 맨눈으로도 관측할 수 있다.
2023년 2월 19일 캘리포니아 근처에서 촬영된 행성들의 정렬: 황도대 빛을 따라서 사진 상단에 플레이아데스성단이 보이고 하단에는 목성과 금성 행성이 정렬되어 있다. ⓒ Michael Flynn
같은 날 촬영된 금성과 목성의 정렬, 위 사진에서 아랫부분에 해당한다. ⓒ Lorie Pilster
2023년 3월 2일 4:29(GMT 기준)에 수성(등급 -0.8)과 토성(등급 1.0)도 합을 보인 바 있으며 비슷한 시각에 금성과 목성(등급 -2.1) 역시 합을 보인 바 있다. 위 합들은 맨눈으로도 관측할 수 있으며 쌍안경만 있어도 훌륭하게 관측할 수 있었다. 참고로 금성과 목성은 다른 공전주기 때문에 대략 3.3년마다 매우 가깝게 위치한다.
가까운 미래에 서울에서 관측할 수 있는 행성 합 현상들도 기다리고 있다. 북반구 서울시를 기준으로 올해 1~2분기에는 어떠한 행성 정렬과 합 현상이 발생할까?
2023년 3월 17일 오전 2:28(GMT 기준 3월 16일 17:28)에 수성은 해왕성과 0.35°의 거리를 유지한다. 참고로 해왕성과 태양의 합이 3월 15일에 일어나며 수성과 태양의 합은 수성과 해왕성의 합 이후에 일어나게 된다.
2023년 3월 28일 오후 1:53(GMT 기준 3월 28일 04:53)에 수성은 목성에서 1°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물고기자리 부근에서 관측이 가능한 두 행성은 일몰 직후 육안으로의 관측이 가능하다.
2023년 3월 31일 오전 6:09(GMT 기준 3월 30일 21:09)에 금성과 천왕성 역시 대략 1°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게 된다. 양자리 부근에서 발견될 예정이며, 다만 천왕성의 관측은 최소 쌍안경이 필요하다.
2023년 5월 17일 서울특별시 오후 9:51(GMT 12:51)에 목성과 수성은 서로 6° 정도의 거리를 보일 예정이다. 두 행성은 동트기 직전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으며 목성은 물고기자리 근처, 수성은 양자리 근처에서 관측할 수 있다.
반면 최근 북반구에서는 자주 오로라가 관측된 바 있다. 오로라는 주로 지구의 북극권, 남극권 지역에서 관측할 수 있는 천문현상이다. 태양에서 날아오는 대전입자들 즉, 태양풍이 지구 가까이에 접근하면 대부분 지구 자기장 바깥으로 흩어지지만, 일부는 밴앨런대에 붙잡히게 되며 극지방에 모이게 된다. 이들이 지구의 상층 대기와 충돌하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오로라이다. 오로라를 매번 볼 수 없는 이유는 이들이 주로 열권에서 일어나기에 대류권의 기상 현상이 좋지 않으면 대부분 가려지게 되기 때문이다.
비행기에서 바라본 오로라의 모습 ⓒ Stephen Voss/YouTube
오로라는 어두운 밤에 관측할 수 있기에, 북유럽이라도 백야에 접어드는 한여름에는 관측할 수 없다. 보통 북반구에서는 9월에서 4월까지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으며, 위 시기에 가장 높은 확률로 오로라를 마주칠 수 있지만, 특별히 오로라 관측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이에 북반구를 여행하는 비행기 기장들은 정해진 경로에서 잠시 벗어난 곳에서 오로라 관측이 가능할 때, 잠시 우회하며 승객들에게 장관의 모습을 선보여준다.
최근 영국에서 관측된 오로라 현상 ⓒ BBC Weather Watchers, Kate
오로라는 극지방뿐 아니라 드물게도 드물게 북위 50도 일대에서 보이기도 한다. 즉, 영국이나 독일 등지에서도 가끔은 관측할 수 있으며, 최근 2월 영국에서 오로라가 많이 관측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관측된 오로라 현상 ⓒ BBC Weather Watchers, Dappled Dog
(599)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올해 공공 분야의 소프트웨어·정보통신기술(ICT) 장비·정보보호 사업 규모가 작년보다 2.7% 증가한 6조2천23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구축 사업 예산이 4조5천40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상용 소프트웨어 구매에 3천605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컴퓨팅, 네트워크, 방송 장비 등 ICT 장비 구매 비용은 1조 3천227억원으로 나타났다. (10)
/ 36개국이 한국에 모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 협력방안 도출에 머리를 맞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엔기후변화협약 기술메커니즘 이사회가 24일 개막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오는 29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계속된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1992년 설립된 협약이다. 총 198개국이 참여하는 규범으로, 매년 당사국총회를 열어 주요 사항을 결정한다. 기후메커니즘은 2010년 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과학기술 중요성에
/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혈관이 막혀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 질환인 망막혈관폐쇄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화학과 조재흥 교수팀은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백무현 교수팀과 망막혈관폐쇄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을 찾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공동연구진은 폐쇄된 혈관을 확장해 효과적으로 흐름을 복구하는 ‘철-일산화질소 복합체’ 개발에 성공했다 일산화질소는
/ 충남 천안아산 KTX역세권 연구개발(R&D) 집적지구 1호 사업인 충남지식산업센터가 23일 준공됐다. 센터는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4천51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연면적 1만2천471㎡)로 건립됐다. 입주대상은 지식산업, 정보통신, 제조업과 관련 지원시설 등이다. 반도체 장비 제조,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 개발, 산업용 필터 등 12개 기업이 이달 중 입주할 예정이다. 충남도는 지식산업센터를 통해 일자리
/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 인공지능(AI) 바이오 영재고가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들어선다. 개교 목표 시기는 2027년 3월이다. 충북도는 23일 한국과학기술원이 희망하는 학교 부지요건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도교육청과 함께 숙고한 끝에 오송읍을 건립 부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지 선정의 결정적 요건은 향후 설립될 한국과학기술원 오송캠퍼스와의 접근성, 핵심인력 양성의 용이성 등이었다. 오송에는 첨단의료제품
/ 교육부는 교원의 인공지능(AI)·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2023년 아이에답(AIEDAP) 사업 착수보고회’를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다고 밝혔다. 아이에답은 민·관·학 디지털 전문가가 현직 교원과 예비 교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시작됐다. 올해는 지역 여건에 맞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권역별 사업지원단을 꾸리고, 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수업을
/ 강원 양구군은 치매 환자, 독거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말벗 인형 ‘천사친구 효돌·효순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3일 밝혔다. 군은 치매안심센터에 등록한 맞춤형 사례관리 대상자 중 우울 척도가 높은 10명에게 오는 12월까지 말벗 인형을 지원한다. 이는 정서·인지 정도가 다소 낮은 어르신을 돕는 인형 모양의 로봇이다. 일상 중 말벗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