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두번 째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9일 첫 환자가 발생한 지 6일 만으로, 두환자 모두 외국에서 감염된 사례다.
메디컬 익스프레스는 15일 34세 된 중국인 남성이 1월 28일 베네주엘라에서 귀국한 뒤 열과 두통, 무기력증이 나타나 검진을 받은 결과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화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환자는 장시성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전해지며, 자세한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아시아지역에서 확인된 지카바이러스 환자는 중국인 두 명을 포함해 대만인과 태국인 한 명 등 극소수다. 앞으로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이 되면 모기의 활동이 왕성해져 중남미의 ‘지카’ 여파가 아시아지역에도 미칠 지 주목되고 있다.
임신 중절 권유와 망설임
많은 사람이 지카바이러스를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보다 이 바이러스가 선천성 뇌 기형인 소두증을 일으킨다는 우려 때문이다. 브라질에서만 4000건 가까운 소두증 의심사례가 보고됐고, 이중 300건 이상이 실제 소두증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임신부가 ‘지카’에 감염돼 태아가 소두증을 앓을 위험이 있을 경우 낙태를 해야 할 것인가가 종교적, 윤리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중남미에서 두번 째로 지카 환자가 많은 콜럼비아의 상황을 취재해 임신부들의 고충을 보도했다. 콜럼비아에서는 지난해 10월 지카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돼 현재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들이 있으나 아직 출산은 하지 않은 상태다.
콜럼비아는 가톨릭이 주종을 이루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낙태가 허용되는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다. 강간이나 사산의 위험, 산모에게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위험이 있을 때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합법적인 낙태는 여전히 드문 편이나, 일부 의료공무원들은 소두증은 낙태의 이유가 되며, 태아에게 그런 조짐이 나타나면 낙태 시술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소두증 쌍둥이 기를 준비 됐소?”
쌍둥이를 임신한 6주차에 지카에 감염된 임신부 마르가리타 바리오스(24)는 의사가 낙태를 권유하며 “소두증을 가진 쌍둥이를 기를 준비가 됐느냐고 물어 어떻게 임신부에게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느냐며 화를 냈다”고 말했다.
28세 된 한 임신부는 초음파 검사 결과 태아가 소두증 의심증상을 보여 임신중절을 하기로 했다. 그녀는 “그 소식을 듣고 크게 울었다”며 “가톨릭신자인 우리는 하느님께 기도하고, 아기를 갖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제가 더욱 복잡한 것은 아직까지 ‘지카’와 소두증과의 과학적 연계성이 ‘강한 심증만 있을 뿐’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WHO에서는 최근 일주일 이내에 지카와 소두증과의 연관성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으나 몇 달이 걸릴지 장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설령 지카가 소두증을 일으킨다는 확실한 과학적 증거가 나와도 태아가 어떻게 해서 소두증에 걸리는지를 예견하기가 어렵다. 또 소두증 어린이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여러 가지 취약점을 가지고 있으나 이 중 10% 정도는 정상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신이 원한다면 받아들여야죠”
콜럼비아 정부관계자는 여성들에게 바이러스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좀더 확실히 밝혀질 때까지 몇 달 동안 임신을 미루라고 권고했다.
콜럼비아 쿠쿠타의 주요 병원 원장인 후안 라미레즈 박사는 지난 10월 이후 85명의 임신부가 병원을 방문했으나 임신 중절을 한 여성은 아직 한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태아가 소두증과 관련한 이상징후를 보이면 임신부에게 중절 시술을 하겠다고 확실하게 밝혔다.
그는 “어느 누구도 여성들에게 한마디로 사회에 부담이 되는 어린이를 출산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쌍둥이를 임신한 바리오스씨는 이와 입장이 다르다 바이러스병에서 회복된 후 바리오스는 의사의 낙태 제안에 대해 남편과 상의했다. 초음파 검사 결과 쌍중이 태아는 다행히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 부부는 임신 중절을 하지 않기로 했다.
바리오스는 벼랑 끝에 서있는 셈이다. 그녀는 정기적으로 태아의 이상 유무를 살피기 위한 초음파 검사를 계속하고 있다. 가톨릭 신자로서 나중에 아기를 출산하면 아기가 어떤 상태이든 품에 안을 생각이다. 그는 “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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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2-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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