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환경·에너지
김병희 객원기자
2020-08-10

“지금이 온난화 제동 걸 절호의 기회” ‘기후변화’ 성패, ‘코로나19 이후’ 선택에 달렸다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많은 이들이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 대해 여러 가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회경제적 상황이 예전과 같은 상태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든가,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정치 체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등 각 분야에서의 의견이 분분하다.

환경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가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를 달성하고 지구 온난화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 6일 자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의 경제 회복에서 기후 친화적인 선택을 통합하고 이를 강화하는 계획을 실천하면 지구온난화와의 전쟁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50년간 지구의 기온 변화. 현재까지의 온도 변화는 북위도 지역과 육지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이번 코로나 사태가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기 위한 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 WikiCommons / NASA’s 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 Key and Title by uploader (Eric Fisk)

코로나19 제한 조치, 장기 기후변화에는 미미한 영향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폐쇄 기간 동안 온실가스 배출과 대기 오염이 갑자기 줄어들기는 했으나, 이런 일시적인 충격만으로는 지구 기온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므로 세계 각국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영국 리즈대 과학자들이 이끈 연구팀은 2021년 말까지 일부 봉쇄 조치가 유지되더라도 더 많은 구조적 개입 없이는 지구 기온이 2030년까지 예상보다 겨우 섭씨 0.01도 낮아지는데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국제 협력연구에 따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회복 정책에 강력한 ‘녹색 기후정책’을 포함시키면 2050년까지 현재의 정책 아래에서 예상되는 추가적인 온난화의 절반 이상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파리기후협약이 정한 야심찬 온난화 한계인 ‘추가 기온 상승 섭씨 1.5도 이하’를 유지하고, 온난화가 던져줄 위험과 심각한 영향을 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앙상한 모습의 북극곰.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곰들이 서식지를 잃고 먹이를 구할 수 없게 돼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 WikiCommons / Andreas Weith

“미래의 배출 ‘순제로’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

이번 논문 제1저자로 리즈대 기후물리학자인 피어스 포스터(Piers Forster) 교수는 2007년과 2014년에 국제연구팀과 함께 정부 간 기후변화협약에 관한 평가 보고서를 낸 바 있으며, 유럽에서 9개국 40여 전문가가 참여한 기후변화 연구 및 정책 제언을 위한 4년 연구 프로젝트인 컨스트레인 컨소시엄(CONSTRAIN consortium)의 대표 연구자이기도 하다.

포스터 교수는 이번 연구를 위해 구글과 애플에 있는 새로 접근 가능한 지구의 유동성 데이터를 분석했다.

2020년 2월과 6월 사이에 123개 국에서 10가지의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계산한 뒤, 자세한 분석을 위해 연구팀을 구성했다.

분석 결과,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및 기타 다른 배출가스들은 봉쇄 조치 기간 동안 세계적으로 10~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제한 조치로 인한 배출 감소는 일시적이기 때문에,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어 코로나 사태로 인한 폐쇄 조치 이후의 복구 옵션을 모델링 해 지금의 상황이, 더욱 탄력적이고 미래의 배출 순제로(net-zero) 구현을 향한 구조적 경제 변화를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산화탄소 국가 기준 배출량과 비교해 2월~7월 사이 세계 하루 평균 배출 감소 비율. © CONSTRAIN

성공이냐 실패냐

포스터 교수는 “지금의 선택은 금세기 중반까지 추가적으로 섭씨 0.3도가 더 오르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강력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현 정책이 그대로 답습될 경우 예상되는 온난화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위험한 기후 변화를 회피하는 데 있어서 성공이냐 실패냐를 의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연구는 또한 저공해 차량과 대중교통 및 자전거 도로를 장려함으로써 교통 공해를 줄일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부각시킨다”며, “더 나은 공기 질은 즉각적으로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기온도 식히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포스터 교수의 딸로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해리엇 포스터(Harriet Forster) 퀸 마가렛 기숙학교 학생은 “이번 논문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효과가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실제로 작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해리엇은 “중요한 것은 우리가 녹색 산업에 투자해 경제를 부양할 수 있는 거대한 기회가 주어졌으며, 이것은 우리 미래 환경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10개 주요국의 이산화탄소 국가 기준 배출량과 비교한 2월~7월 사이의 주간 배출량 변화. © CONSTRAIN

“‘녹색 회복’ 위한 투자로 경제 활성화해야”

많은 연구자들도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데 한결같이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논문 공저자인 이스트 앵글리아대 코린느 르 케레(Corinne Le Quéré) 박사는 “정부가 이번 기회에 ‘녹색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면 기후 변화의 심각한 영향을 피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른 논문 공저자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조리 로겔(Joeri Rogelj) 박사는 “올해 우리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를 제대로 결정하면 파리협정을 준수할 수 있는 탄탄대로를 열 수 있다”고 말하고, “어려움 속에서 기회가 오듯이 이 기회를 포착하지 않으면 향후 10년 동안은 더 많은 오염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 참여자의 한 사람인 베를린 기후 분석 연구소 매튜 기든(Matthew Gidden) 박사는 “코로나19가 기후에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은 위기 동안 발생한 일에 달려있지 않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달려있다”며, ‘녹색 회복’과 저탄소 투자에 초점을 맞춘 자극은 세계 각국이 ‘기후 변화 약속’ 을 지키게 하면서 필요한 경제 회복의 시동을 걸 수 있다”고 밝혔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20-08-10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