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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8-10-15

지구 온난화 마지노선은 1.5℃ 파리협약 때의 2℃에서 낮춰… 생태계 보존에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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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도의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자는 내용의 보고서가 최근 열린 제48차 IPCC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이에 따라 전 세계 195개국의 온실가스 배출 제한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인 IPCC는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단체로서, 지난 2007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도 선정된 대표적 기후변화 관련 국제기구다.

IPCC 보고서는 기후변화 대응 전략 수립의 기초 자료로 사용될 정도로 전 세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보고서가 최근 IPCC 총회에서 채택됐다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보고서가 최근 IPCC 총회에서 채택됐다 ⓒ 연합뉴스

이번 총회에서 채택된 보고서는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던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회의에서 각국의 요청에 따라 작성된 것이다. 이 보고서의 내용이 시간을 지나면서 더욱 강화된 것이다.

당시 파리협약에서는 산업혁명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2100년까지 2도로 제한하자는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투발루(Tuvalu) 같은 도서국가들을 중심으로 온도 상승폭을 1.5도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면서 보고서의 목표도 수정됐다.

이 같은 주장에 의거해 각국 정부는 IPCC에 공식적으로 온도 상승폭 기준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요청했고, 그런 요청에 의거하여 이번 총회에서 보고서가 다뤄졌다.

온난화로 수몰 위기에 몰린 남태평양의 섬나라들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부터 48차 IPCC 총회에 이르기까지 불과 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그 사이 지구의 온도 상승폭을 0.5도 낮춰야 할만큼 도서국가들의 여건은 심각한 수준에까지 다다른 상황이다.

대표적으로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키리바시공화국(Repubic of Kiribati)을 꼽을 수 있다. 산호초섬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나라는 평균 해발고도가 2m에 불과해 현재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수몰 위기에 처해 있다.

지구 온난화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은 전 세계가 동참하는 수밖에 없다 ⓒ free image
지구 온난화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은 전 세계가 동참하는 수밖에 없다 ⓒ free image

몰디브나 파푸아뉴기니 같은 남태평양의 섬나라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100여년 동안 지구 해수면의 높이가 적게는 10cm에서 많게는 25cm까지 상승하며 국토의 일부가 물에 잠기고 있는 것.

이들 나라는 현재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국토가 수몰되는 것만은 막기 위해 국제 사회에 호소하고 있는 중이다. 키리바시공화국의 경우 주요 생계수단인 어업이나 참치잡이 선단으로부터 받는 입어료까지 포기하며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10%를 환경보존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 같은 조치를 추진한 키라비시공화국의 ‘아노테 통’ 대통령은 “국민들은 수입이 대폭 줄어들었지만, 국제 사회의 관심 촉구와 국토 잠식의 절박함을 이유로 고통을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라고 전하며 “국제사회는 더 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수몰 위기에 몰린 국가들의 피해를 막기위한 조치에 동참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1.5도는 지구 온도 상승의 마지노선

산업혁명 이전에 지구의 평균 온도는 벌써 1도가 상승했다. 지금과 같은 규모로 전 세계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오는 2100년에는 4도 이상 오르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다수의 기후 전문가들은 평균 온도가 2도만 올라도 북극의 빙하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각종 재앙들을 겪게 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바로 이번 IPCC 총회에서 온도 상승의 마지노선을 2도에서 1.5도로 낮춘 이유다.

그래도 채택된 보고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아직은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지구 온도의 상승을 2도에서 1.5도로만 낮춰도 해수면 상승이 10cm나 낮아지고, 북극 빙하가 사라질 확률도 10% 정도로 줄어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10cm라는 높이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10cm만 오르지 않아도 전 세계 연안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수천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정 수준으로 감축해야 1.5도 이내로 온도 상승을 늦츨 수 있다 ⓒ David Suzuki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정 수준으로 감축해야 1.5도 이내로 온도 상승을 늦츨 수 있다 ⓒ David Suzuki

이 뿐만이 아니다. 지구온난화는 사람들의 생존 외에도 해양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령 바닷속 산호의 경우 온도가 2도 상승했을 때 99% 이상 죽게 되지만, 1.5도 정도만 상승한다면 이를 70~90%로 낮출 수 있게 된다.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덜하지만, 지구 온도 상승은 육상생태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생태전문가들은 온도 상승이 1.5도에 머무를 경우 곤충의 6%와 식물의 8%, 그리고 척추동물의 4%가 피해를 보게되지만, 2도로 올라가게 되면 곤충 18%, 식물 16%, 척추동물 8%가 서식지를 잃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어느 수준으로까지 감축해야 온도 상승의 폭을 1.5도로 묶어둘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보고서는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에 대비하여 최소 45% 줄여야 하며, 온실가스의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지는 목표를 오는 2050년까지 달성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총회를 주관했던 IPCC 이회성 의장은 “보고서 채택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은 기후변화가 인위적으로 늦추기에는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렇다고 1.5도를 마지노선으로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점”이라고 밝히며 “다만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려운 만큼, 사회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시각과 각오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8-10-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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