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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병희 객원기자
2018-11-13

“지구온난화로 열기 휩싸이는 도시” 온실가스 동시 감축 안하면 열 완화기술도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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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세계 곳곳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우리나라 역시 기상관측 시작 이래 처음 경험하는 대폭염으로 곤욕을 치렀다.

문제는 기후변화에 따라 이런 폭염이 수시로 닥치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지구촌에서는 도시가 날로 팽창하고 온실가스가 기후변화를 부추김으로써 기온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의 기후 예측에 따르면 미국 도시들은 앞으로 80년 뒤인 2099년까지 섭씨 2~7도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 같은 온난화에 적응하고 지구에서의 거주 적합성(livability)을 유지하기 위해 기후 완화 기술로 도시를 설계하고 건설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자신들의 예측 모델이 더욱 정교해 지면서 여러 효과들의 복잡한 상호의존성도 공개했다.

예를 들면 새로운 모델링은 기후 변화와 도시 확장 역학을 더욱 상세한 수준으로 나타냄으로써 도시가 성장하고 지역이 온난해 지면서 무엇이 축적되는지를 새롭게 이해하도록 해준다. 이 정보는 앞으로 높아지는 기온과 열에 적응하려 할 때 무엇이 효과가 있을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도심에서 해가 지는 광경. 도시 빌딩이나 환경에 열 완화기술을 모두 적용한다 해도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많은 도시들은 극한적인 열파를 겪는 날이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Photo courtesy of Pixabay / ASU
도심에서 해가 지는 광경. 도시 빌딩이나 환경에 열 완화기술을 모두 적용한다 해도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많은 도시들은 극한적인 열파를 겪는 날이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Photo courtesy of Pixabay / ASU

가능한 열 완화 전략 포함해 예측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가 이끄는 연구팀은 기후변화와 미국 도심의 영향에 대한 몇 가지 가장 정교한 모델링을 완성했다. 그리고 오늘날 제시된 해법들이 예상되는 열의 일부만을 완화시켜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21세기 들어 도시 팽창과 기후 변화 및 적응 사이에 일어난 매일 매일의 상호작용을 관찰했다. 이들의 분석은 도시 팽창과 온실가스 방출 사이의 비선형적 상호작용을 보여주었다. 또한 성장하는 대도시 지역에 대해 특히 주의를 기울이며 미 대륙 전체 모습도 나타냈다.

그런 다음 도시 열 현상을 억제하는 가로수와 공학적 해법을 포함한 일정 범위의 열 완화 전략을 조사했다.

애리조나주립대(ASU) 지리과학 및 도시계획대학 마테이 조르제스쿠(Matei Georgescu) 부교수는 “이전의 연구들을 보면 열을 줄이려는 전통적인 전략들이 야간 온도보다는 주로 낮시간의 온도를 줄이려는데 치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 시청의 녹색 지붕 모습. 시원한 지붕, 가로수와 함께 도심 열 완화기술의 하나다.  Credit: Wikimedia Commons/ TonyTheTiger
미국 시카고 시청의 녹색 지붕 모습. 시원한 지붕, 가로수와 함께 도심 열 완화기술의 하나다. Credit: Wikimedia Commons/ TonyTheTiger

그러나 도시들은 저녁과 밤 시간에 지역 열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조르제스쿠 교수는 “더 폭넓게 인정된 냉각 전략과 함께 전통적인 열-완화 방법들의 효과를 시뮬레이션하는 한편, 지표 온도 부근에서 가공 소재와 관련된 영향도 시뮬레이션했다”며, “저온 어드미턴스 소재를 사용해 야간에 온도가 적당히 내려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 12일자에 발표됐다.

도시화와 온실가스 효과 광범위하게 시뮬레이션

새로운 연구는 미국 대륙을 분석적 시간으로 관찰하며 이전 연구들보다 정교성을 더 한층 높였다. 예를 들면 과거 연구에서는 도시화와 온실가스 효과가 단순히 두 가지 효과를 합산함으로써 결정된다고 가정했다.

이에 비해 새로운 접근법은 지역 기후변화에서 두 가지 요소가 어느 정도까지 서로 비선형적으로 상호작용 하는가를 특성화했다.

지구 평균 표면온도가 1951~1980년 평균에 비례해 1880년부터 2017년까지 변화한 모습. 1951~1980년 평균은 14.19 ° C. 검은 선은 세계 연평균이며, 빨간색 선은 5년 국소 회귀선. 파란색 ‘불확실성 막대’는 95 % 신뢰구간을 나타낸다. Credit: Wikimedia Commons/ NASA Goddard Institute for Space Studies
지구 평균 표면온도가 1951~1980년 평균에 비례해 1880년부터 2017년까지 변화한 모습. 1951~1980년 평균은 14.19 ° C. 검은 선은 세계 연평균이며, 빨간색 선은 5년 국소 회귀선. 파란색 ‘불확실성 막대’는 95 % 신뢰구간을 나타낸다. Credit: Wikimedia Commons/ NASA Goddard Institute for Space Studies

조르제스쿠 교수는 “도시 개발과 온실가스 방출 효과는 두 개별 요소를 단순히 합산한 것보다는 적다”고 말하고, “이는 야간에서만 분명히 나타나며, 비선형성의 규모는 전체 온난화(warming)를 국부적으로 섭씨 1도까지 감소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것은 시뮬레이션된 GHG시나리오에 따른 총 온난화(섭씨 4~8도) 자체보다 상당히 적은 수치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르제스쿠 교수팀는 데이터를 깊이 있게 조사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데이터 포인트로 24시간 평균온도를 사용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애리조나주립대의 고성능 수퍼컴퓨터를 사용해 약 100테라바이트에 이르는 훨씬 많은 데이터를 생성하고, 세 시간 간격으로 24시간 일주기 동안의 영향을 조사했다.

논문 제1저자인 캐나다 겔프대 스콧 크라옌호프 조교수는 “이 데이터를 관련 연구 커뮤티니에 제공하면 건축 과학 연구자들과 보건 연구 및 에너지 평가에서부터 생체기상 평가와 같은 관련 부문 연구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델링에서 나타난 것은 특히 미국 각 도시 중심부에서의 온난화다.

연구팀의 일원인 무스타우이(Mohamed Moustaoui) ASU 도시 기후 연구센터 연구원은 “도시 팽창과 기후 변화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으로 인해 금세기 말까지 여름철 도시의 오후 온도는섭씨 1~5도, 밤에는 3~8도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팀은 이어 지역 온도가 높아지는 환경 아래서 다양한 열 완화기술이 어떻게 수행되는지를 시뮬레이션했다. 이런 기술에는 시원한(cool) 지붕과 녹색 지붕 및 가로수 등이 포함되며, 주변의 지표 온도를 낮추는데 사용될 수 있다.

지붕 모양에 따라서 태양빛을 반사하는 양이 달라 열기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Credit: Wikimedia Commons/
지붕 모양에 따라서 태양빛을 반사하는 양이 달라 열기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Credit: Wikimedia Commons/

온실가스 실질적인 동시 감축이 관건

크라옌호프 교수는 “역학적 상호작용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21세기의 예측되는 도시 열을 상쇄하기 위한 다양한 적응 전략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원한 지붕과 녹색 지붕, 가로수를 고강도로 구현하는 완전 적응 시나리오에서는 지역에 따라 여름철 오후 평균 온도를 섭씨 1.3~2도 낮출 수 있고, 밤에는 이보다 1도를 더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열 완화기술을 적용했을 때도 시뮬레이션 결과 열은 지속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라옌호프 교수는 “가장 주목할 만한 일은 모든 적응 전략들을 결합해 강력하게 구현한다 해도 매우 높은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인 RCP 8.5 기후변화 시나리오 아래로 온난화를 상쇄하지는 못 했고, 미 대륙 도시의 평균 온난화는 낮에는 섭씨 1~4도, 밤에는 3~6도 증가가 예상되며, 미국 전역의 도시에서 낮 동안 극한적으로 뜨거운 날들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즉 네 단계 중 중간단계인 RCP 4.5 방출 시나리오에서조차도 야간 온난화는 완전한 적응조치를 취했음에도 여전히 적지 않게 남아있었다”며, “이것은 우리가 시원한 빌딩을 짓고 거리에 나무들을 심을 수 있다 해도 온실가스를 실질적으로 동시에 감축하지 않는 한 미국의 도시들은 여전히 뜨거운 곳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11-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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