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ST 발사부터 현재까지] 코로나그래피를 이용한 첫 먼지원반 관측 공개
태양을 제외하고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프록시마 센타우리이다. 위 별보다 8배 정도 먼 거리(약 32광년의 거리)에 현미경자리 AU(AU Microscopii; AU 마이크로스코피, 간단하게 AU Mic이라고 부름)라고 명명된 별이 있다. 위 별은 남쪽 현미경자리(Microscopium)에서 관측할 수 있다.
위 별은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별의 밝기가 수시로 변하는 변광성임에도 불구하고 지구에서 맨눈으로 관측하기는 매우 힘들다. 그 이유는 바로 위 별이 적색왜성으로 매우 어둡고 차가운 별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위 별의 수명은 대략 2천 3백만 년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별들 중 상당히 젊은 축에 속한다. 적색왜성의 총 수명으로 비교해보아도 매우 젊은 별이다.
현미경자리 ⓒ Stellarium
인간의 시간으로는 영겁의 시간이 지나야 하지만, 별의 총 진화과정을 살펴보면 2천만 년은 매우 짧은 시간이다. 별이 위 나이쯤 되면 별 주변은 가스등이 매우 풍부하며 물리화학적으로 매우 복잡한 원시행성계원반(Protoplanetary disks)을 거쳐 가스가 대부분 사라진 먼지원반(혹은 잔해원반 debris disks)을 구성하게 된다.
대략 별의 수명이 천만년 정도 지난 후에는 어떠한 이유에서이든 원반 내 가스가 대부분 사라지게 되는데, 이 때문에 먼지 원반에는 평균적으로 가스가 매우 부족하다. 따라서 수많은 소행성과 미행성 등이 서로 자유롭게 충돌하며 수많은 작은 먼지를 만들어 내게 된다.
위에서 바라본 먼지원반의 상상도 ⓒ Greg Bacon, John Krist/STScI, ESA, NASA
작은 크기의 먼지들은 태양이 유발하는 태양 빛과 항성풍으로 인해서 멀리 날아가게 되고, 결국 태양계 밖을 벗어나게 되는데 이로 인해서 위 먼지들의 수명은 태양계의 모항성보다 훨씬 짧을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먼지 원반을 관측하면 항상 먼지로 둘러싸여 있음이 발견되는데, 이는 소행성, 미행성들의 끊임없는 충돌 없이는 설명될 수 없다. 덕분에 위 원반이 먼지 원반이라는 별명과 이름이 붙었다.
측면에서 바라본 먼지원반의 상상도 ⓒ Greg Bacon, John Krist/STScI, ESA, NASA
우리 태양계의 경우 지구에서 가까우며 많은 소행성이 모여있는 소행성대(Asteroid belt)나 해왕성 너머로 여러 작은 천체들이 모여있는 카이퍼대(Kuiper belt), 그리고 아직까지는 관측된 적 없는 가상 천체이지만 혜성들의 고향으로 알려져있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 등이 먼지 원반으로 알려져 있다.
별 주변이 먼지 원반으로 이루어져 있음은 대부분 행성의 형성과정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물론 지구형 암석 행성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먼지 원반은 원시 행성계 원반과 비교하여 훨씬 덜 복잡한 환경이며, 지구와 같은 암석 행성들이 행성계의 태양에서 적당히 떨어진 거리에서 공전하며 생명체 친화적인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면 생명체에도 친화적인 환경이 될 수 있다. 이때 물이나 유기물 등 생명체 형성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들이 혜성이나 소행성 등을 통해서 전달되는 등 여러 기적이 일어난다면 생명체가 탄생하며 진화가 가능한 환경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외계 태양계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 태양계에는 먼지 원반이 형성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말해서 먼지 원반이 외계 태양계 주위에서 발견된다면, 그리고 그 태양계의 수명이 매우 길다면 생명체가 이미 탄생해있을 수 있는 확률이 있다는 말과도 같다.
사우론의 눈이라고도 불리우는 포말하우트 별을 둘러싸고 있는 먼지원반 ⓒ Kalas et al. 2013
현재는 외계 태양계 중 약 1/5 정도가 먼지 원반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이는 관측하는 망원경의 민감도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먼지 원반은 대부분 먼지로 구성되어 있지만 물질을 지나는 동안에 산란 또는 흡수에 의해 제거되는 빛의 양을 나타내는 광학적 깊이(optical depth)가 매우 낮은 탓에 관측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먼지 원반은 행성계의 형성 대부분 완료된 후 부산물들이 모여 이루어진 천체이기에 천문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먼지 원반엔 태양계 형성의 역사가 담겨있음은 물론이며, 실제로 여러 행성과 함께 외계 태양계를 함께 공전하고 있는 수많은 먼지 원반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먼지원반의 관측은 현재 수많은 행성 관측 방법(시선속도법, 횡단법, 그리고 위치천문학 등)의 대안책으로도 연구되고 있다. 예를 들면, 먼지 원반 내 행성은 원반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여러 작은 흔적들을 남기는데, 이를 추적하면 기존 행성 관측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특히, 매우 어둡거나 매우 작으며 태양계에서 먼 궤도로 공전하고 있는 행성들은 먼지 원반의 존재를 통해서만 확인될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40년 전인 1984년 전, 밝은 별 베가 주변에서 처음 먼지 원반이 발견된 이후로 현재까지 1,000개가 넘는 먼지 원반이 발견되었다. 이 중 대략 170개가 넘는 먼지 원반들이 공간적으로 완벽 분해(spatially resolved)되며 원반의 외형 모습을 자세히 드러냈다. 2004년에는 AU 마이크로스코피 주변에서 먼지 원반이 발견되며 그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처음 관측된 AU 마이크로스코피 주변 먼지 원반 사진 ⓒ Kalas et al. 2004
AU 마이크로스코피 주변의 먼지 원반은 매우 독특하다. AU 마이크로스코피의 먼지 원반은 지구에서 바라볼 때 측면의 모습만 볼 수 있기에 먼지 원반의 측면이 어떠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지 자세히 관측할 수 있는 좋은 표본이 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AU 마이크로스코피의 먼지 원반은 완벽한 직선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는 않으며 측면에서 바라본 원반의 모습은 약간 찌그러진 형태를 지니고 있다.
측면에서 바라본 원반의 모습은 약간 찌그러진 형태를 지니고 있다. ⓒ Boccaletti et al. 2015
다른 많은 먼지원반이나 우리 태양계의 먼지 원반의 경우에서도 나타나듯이 AU 마이크로스코피의 먼지 원반 역시 행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현재까지 두 개의 행성이 행성계와 먼지 원반 내부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는데, 위 행성들이 먼지 원반과 같은 평면에서 AU 마이크로스코피 별을 돌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이들의 상호작용이 측면에서 바라보는 디스크를 찌그러트리며 진화시키고 있다고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AU 마이크로스코피의 먼지 원반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포함하여 스피처 우주망원경, 허셜 우주망원경 등 우주망원경뿐 아니라 초거대 전파망원경인 알마(ALMA) 망원경을 비롯한 여러 지상망원경의 관측 대상이 되었다. 이는 여러 파장의 관측을 통하여 각 파장으로의 관측에 특화된 다른 크기의 먼지 등 여러 천체를 자세히 연구함으로써 먼지 원반의 성질과 여러 특징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궁금증이 생긴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우주망원경인 제임스 웹으로 관측한 AU 마이크로스코피 먼지 원반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AU 마이크로스코피 먼지 원반 ⓒ NASA, ESA, CSA, Kellen Lawson (NASA-GSFC), Joshua E. Schlieder (NASA-GSFC), Alyssa Pagan (STScI)
참조용 나침반 화살표는 하늘을 바라볼 때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래에서 바라볼 때는 지상에서 바라볼 때의 기준으로 방향이 반전되어야 한다. 스케일바는 9.7천문단위(AU)로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 9.7배에 해당하는 크기이다. 이를 통해서 촬영된 시야는 대략 100AU가 넘는 거대한 먼지 원반임을 알 수 있다. 우리 태양계 바깥 원반인 카이퍼벨트보다 더 큰 크기이다. (고해상도 사진 보러 가기)
아래 색상으로 표시된 필터는 가시광선 색상으로 변환된 근적외선 및 중적외선 파장을 보여주고 있다. 즉, 빛을 수집할 때 각각 다른 필터가 사용되었으며 필터 이름의 색상은 해당 필터를 통과하는 적외선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가시광선 색상을 나타낸다.
정말 엄청나다. 천문학자들은 강력한 제임스 웹이 보여줄 먼지 원반은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렇게 자세하게도 먼지 원반의 모습이 드러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생각했던 성능보다 훨씬 강력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또 한 번 실력을 발휘했다. 특히 근적외선에 특화된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촬영된 AU 마이크로스코피 먼지 원반은 각각 다른 파장으로 촬영되었다. (위 파란색 사진: 3.56 micrometer 파장, 아래 빨간색 사진: 4.44 micrometer 파장)
AU 마이크로스코피 먼지 원반 ⓒ NASA, ESA, CSA, Kellen Lawson (NASA-GSFC), Joshua E. Schlieder (NASA-GSFC), Alyssa Pagan (STScI)
근적외선에서는 모항성에서 나오는 엄청난 빛에 비해서 행성이나 먼지 원반의 빛이 극히 약하다. 특히 먼지들은 근적외선과 같이 짧은 파장에서는 주로 태양 빛을 산란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태양빛에 비하면 매우 약하다. 또한 위 파장에서 흡수 후 재방출하는 빈도가 극히 적은 점을 생각하면 원적외선이 아닌 이상 먼지의 관측이 매우 힘들다. 이럴 때 사용되는 기법이 모항성에서 나오는 빛을 가리는 코로나그래프(coronagraph)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관측 파장마다 사용되는 코로나그래프 마스크의 크기가 다르지만, 모든 마스크의 크기는 AU 마이크로스코피 항성의 빛을 가리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완벽히 태양빛을 가리고 먼지 원반만의 촬영이 수행되었다. 마스크의 크기는 대략 가운데 점선 원으로 표시되어있다.
먼저 AU 마이크로스코피의 먼지 원반 주변에 매우 많이 먼지가 발견되었다. 특히, 더 짧은 파장(파란색 그림)으로 촬영된 사진에 보이는 디스크의 크기가 조금 더 짧고 더 밝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 짧은 파장은 더 작은 크기의 먼지를 산란시키기에 두사진의 비교를 통해서 더 작은 먼지들이 어느 장소에 분포되어있는지 알 수 있다. 위 먼지들은 다른 먼지 원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행성 형성 잔재인 미행성 간에 충돌로 인해서 생성된다.
위 연구를 이끈 켈렌 로슨 박사(Dr. Kellen Lawson)는 기존 적외선 기기로는 관측이 불가능했던 부분을 연구할 수 있음에 위 행성계를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AU 마이크로스코피는 지구에서 가까운 별 중 하나이며 위 별을 둘러싸고 있는 먼지 원반은 지구에서 가장 밝게 관측할 수 있는 원반 중 하나이다. 특히, 젊은 별이 지닌 먼지 원반을 자세히 관측할 수 있음에 큰 천문학적인 의미를 갖는다.
흥미로운 점은 위 촬영이 처음부터 먼지 원반을 관측하려 촬영된 사진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위 먼지 원반 안에 행성이 있지만 너무 어두운 탓에 직접 관측이 힘듦을 예측하고, 행성이 모항성을 돌며 먼지들에 남기는 흔적들을 관측하거나 운이 좋으면 직접 행성을 관측할 계획으로 위 촬영을 시작했다.
특히 목성 및 토성과 유사한 궤도로 모항성을 돌고 있는 거대 가스 외계행성을 탐색할 계획으로 시작되었는데, 뜻밖의 결과물을 발견한 연구팀은 즉시 연구 결과를 대중에 공개했다. 이를 통해서 예상보다 별에 더 가깝게 분포하고 있는 원반의 안쪽 부분을 자세하게 촬영할 수 있었으며 이는 먼지 원반의 수많은 변수를 제한할 수 있는 훌륭한 결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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