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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심재율 객원기자
2018-02-01

정말 우주이해의 혁명이 가까웠을까 과학서평 / 입자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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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 과학을 전공했다고 해도 물리학이라고 하면 뉴턴이나 맥스웰이나 아인슈타인이나 양자역학 같이 몇 개 이름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해소되지 않는 갈증이 있다.

물리학의 천재들이 이야기하는 이 세상이 도대체 어떻다는 것인지 그 개념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몇 년에 한 번 씩 뉴스에서 무슨 무슨 입자를 발견했다고 요란하게 떠들어대지만, 머리가 뻑뻑해진다. 그 설명하는 글자는 알겠는데 외계인의 암호같은 이상한 말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무슨 대단한 것을 발견한 것 같기는 한데, 도통 내용을 알 수 없다. 중요한 발견이라고 포장하면서 ‘우주의 생성기원을 더 알 수 있게 됐다’는 식으로 짙은 무대화장을 하지만, 그렇다고 본질에 가까이 가게 하지는 않는다.

‘입자동물원’(The Particle Zoo)은 이런 갈증과 허기를 조금은 채워준다. 쿼크와 페르미온과 타우와 뮤온과 중성미자를 비롯해서 전자기력 핵력 보손 등 인터넷 게임에 등장하는 우주인들의 이름 같은 낯선 이름의 기본 개념을 조금은 친절하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이 입자들이 어디에 있는지 기본 좌표를 알려주는 작은 오솔길이 되고 있다.

입자를 알아야 우주를 알 수 있다

‘입자동물원’을 펴면 먼저 2개 페이지에 커다란 그래픽을 배치했다. 한 쪽은 물질(페르미온)을 설명하는 그림이고, 다른 쪽은 힘(보손)을 설명하는 그래픽이다.

개빈 헤스케스 지음, 배지은 옮김 / 반니 값  20,000원 ⓒ ScienceTimes
개빈 헤스케스 지음, 배지은 옮김 / 반니 값 20,000원

입자동물원을 읽은 독자들은 ‘입자’라고 할 때 그 전과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입자는 물질의 기본인 원자를 이루는 아주 작은 전자와 핵에서도 정말 작은 핵을 이루는, 정말 작다는 단어만 가지고도 표현하기 어려운 그런 세계를 표현하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입자동물원을 읽은 사람은 이제 ‘먼지입자’라든지 ‘모래입자’같은 말을 쓰려면 멈칫 하게 될 것이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입자가 얼마나 어마어마한 세계를 다루는 전문용어인지 조금은 맛을 봤기때문이리라.

저자인 개빈 헤스케스(Gavin Hesketh)는 이 책에서 물리학에서 가장 최근에 중요한 발견은 ‘힉스 보손’의 발견이라고 말한다. 이 말 역시 생경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입자동물원을 주의깊게 읽은 사람은 적어도 기본 개념은 알게 된다.

입자를 이루는 힘(보손)의 여러 가지 종류 중 하나인 ‘힉스’라는 힘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보손 힉스는 2012년 발견됐으며, 전세계 미디어는 이 역사적인 발견을 대서특필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독자들은 대부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보손 힉스를 발견한 CERN이라는 거대한 원형 땅굴 실험실은 4군데의 검출기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LHC에서 보손 힉스를 발견했다. LHC는 2년 동안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공사를 마치고 2015년에 다시 가동했다

. CERN은 아마도 계속 새로운 발견을 발표할 것이다. 그 때 새로운 발견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기본 개념이라도 알 수 있다면, 이 책을 쓴 목적은 충분히 달성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양자역학에 버금가는 새 발견 가까워 

물리학에서 1920년대는 아주 중요한 시대로 평가받는다. 우주에 대해 알고 있던 사실들이 뿌리 채 뒤흔들렸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과학의 역사에서 유럽 전역의 영민한 젊은 과학자들이 양자역학이라는 새 이론을 만들어낸 매혹적인 시기이다.

저자는 다시 그 매혹적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우주를 이해하는 다음 돌파구가 가깝다고 생각한다. 순수한 탐사의 시대이며 새로운 방향이 결정되는 시대이므로, 앞으로 몇 년 간이 무척 중요하다고 본다.

우주에 대한 혁명적 이해는 정말 저자가 기대하는 것처럼 가까워졌을까?

맨체스터 대학에서 입자물리학박사를 받고,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를 거쳐 CERN에서 표준모형 실험에 참가했으며,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 실험입자물리학을 가르치는 전문가의 예상이기에 더욱 귀를 쫑긋하게 된다.

‘기초물리학의 황금기를 살고 있다’는  주장은 지금 세계 모든 사람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주는 4차산업혁명의 가장 깊은 곳에서 보이지 않게 용트림하는 변화를 표현하는 헤스케스의 표현 방식이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8-02-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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