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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22-12-16

"인류 직립보행, 평지 아닌 나무 위에서부터 시작된 듯" 영·미 연구팀 "침팬지 직립행동 85% 나무에서 관찰…기존이론에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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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직립보행이 인류 조상이 숲을 벗어나 평지 생활을 하면서 시작됐을 것이라는 기존 이론과 달리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과정에서 발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과 켄트대, 미국 듀크대 등 공동연구팀은 16일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탄자니아 서부 침팬지들의 행동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평지보다 숲속 나무 위에 있을 때 두 발로 서는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숲과 건조한 평지가 섞여 있어 '사바나-모자이크'로 불리는 탄자니아 서부 이사 밸리(Issa Valley)의 침팬지 13마리를 15개월 동안 촬영하고 이들의 생활 장소와 나무 오르기, 직립보행, 매달리기 등 행동을 분석했다.

이사 밸리를 연구 장소로 선택한 것은 이곳이 인류가 직립보행을 처음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돼온 지형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후기 중신세-선신세(late Miocene-Pliocene)에 숲이 줄어 인류 조상이 숲속 나무에서 내려와 평지 생활을 하면서 직립보행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해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사바나-모자이크 서식지가 이 지역 침팬지들이 땅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만드는 요인이 되는지를 처음 들여다본 것이라며 이들의 행동을 아프리카 다른 지역 숲속에서만 생활하는 침팬지들과 비교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침팬지 13마리의 생활 위치 정보 1만3천700건과 2천850건의 행동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사 밸리 침팬지들은 숲이 우거진 곳에서만 사는 다른 침팬지들과 비슷할 정도로 많은 시간을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사 밸리 침팬지들의 직립 행동이 나무 위에서 가지를 따라 이동하기 어려운 개활지에서 주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한 것과 달리 직립 행동의 85% 이상이 나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공동저자 알렉스 피엘 UCL 교수는 "사바나 모자이크에 사는 침팬지들은 숲속에서 사는 침팬지들보다 지상에서 더 많이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직립 행동도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결과는 그와 달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나무가 적고 건조한 사바나 환경이 인류의 직립보행에 촉매가 됐을 것이라는 이론이 폭넓게 받아들여졌으나 이 결과는 이에 배치된다며 대신 인류는 나무 위에서부터 두 발로 서서 이동하도록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어 두 발로 서서 걷는 것은 인간을 정의하는 특징 중 하나라며 앞다리 지관절(指關節)의 등을 땅에 대고 걷는 '너클 워킹'을 하는 침팬지 등 다른 유인원과 비교할 때 왜 인간만 직립 보행을 시작했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2022-12-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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