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예술 창작 방법·환경의 변화뿐만 아니라 장르적 확장에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023년에도 AI가 예술작품을 생성하고, 도구로서 더 큰 발전과 더 많은 예술 영역에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IT 전문가 및 테크크런치 관계자들은 2023년 AI 발전 동향을 ‘예술가가 주도하는 프로그램 개발’, ‘예술작품 완성형 AI 발전’ 등의 키워드로 전망한 바 있다.
여전히 AI 창작물을 예술로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담론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지만, AI 등장 초기의 위기론이 예술 영역에서도 동반성장으로 선회하기 시작한 분위기다.
인공지능과 예술, 공존의 시대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istock
지난해 말 미국 콜로라도주립 박람회 미술대회 디지털아트 부문 1위를 차지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을 두고 큰 논란이 일었다.
게임 기획자인 제이슨 앨런이 출품한 이 작품은 텍스트로 된 설명문을 입력하면 이미지로 변환시켜주는 미드저니(midjourney) 프로그램으로 생성한 것이다. 즉 사람의 스케치나 붓질 한 번 없이 그림을 완성한 셈인데, 이 그림을 예술로 인정할 수 있느냐로 시작된 논란은 AI가 예술가를 대체할 수 있는가, 또 예술작품에 AI 활용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 등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한편 예술작품을 만드는 AI 기술은 새롭다고 여겨지지 않을 만큼 점차 발전하는 추세다. ‘미드저니’뿐 아니라 ‘DALL-E2’, ‘스테이블 디퓨전’ 등이 개발돼 텍스트나 기존의 이미지를 입력하면 누구나 쉽게 그림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도 1인 창작자를 위한 AI 기반 그림, 웹소설, 웹툰 캐릭터 창작 플랫폼인 ‘콜레리’가 출시된 바 있다.
그리지 않고 만드는 미술 작품. 이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는 첨예하게 대립한다. “AI가 생성한 것은 표절의 한 형태다.”라는 주장과 “예술은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새로운 예술로 확산해 왔다.”는 한편의 주장이 대표적. 현재는 그 어느 쪽이 옳다고 손들어줄 수는 없지만, AI와 예술의 ‘공존’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 둘의 다채로운 만남이 만들어 낼 새로운 예술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
미국 콜로라도주립 박람회 미술대회 디지털아트 부문에 AI가 생성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éâtre D’opéra Spatial)’이 1위를 차지했다. ⓒJason M. Allen
경기연구원의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예술’을 인용하면 “새로운 기술은 각 시대를 대표하는 매체를 생성해왔고, 예술은 근본적으로 매체를 포함한 예술로 귀결”된다. 실제로 미디어아트는 미술과 대중매체가 만나 생성되었고, 기존의 예술작품이 가졌던 원본성과 일회성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었다.
1826년 사진기의 발명은 이미지의 기계적 재현과 복제, 대량 보급이 가능한 미디어아트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1960년대 대중 미디어의 보급과 함께 등장한 비디오아트는 표현 매체의 획기적 변화를 가져왔다. 그 대표작인 백남준의 ‘다다익선’은 얼마 전 모니터를 수리·교체해 다시 작가의 숨결과 작품의 영속성이 연장됐다. 1990년대에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인터렉티브 아트가 등장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공학과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작이 급물살을 탔고, 예술의 끝없는 자기발전, 장르 확장이 계속됐다.
일부 사람들은 AI가 만든 예술작품을 이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AI는 미디어아트의 기술 선상에서 발전된 형식이며, 멀리 보면 장르의 확장이라는 주장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예술의 기원이 본래 기술과 하나로 포괄된 ‘테크네(Techne)’였다는 설은 AI와 예술의 공존을 지지한다.
신진 작가들이 AI를 활용하여 예술의 변화와 장르 확장에 도전하는 추세다.
좌) 김창겸 작가(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트 매치-매쉬업 프로젝트’ 참여 작)
우) 이안 쳉 작가(Ian Cheng, 작품명 ‘BOB 이후의 삶’)
이런 분위기를 타고 AI를 활용한 예술은 끝없는 변화와 도전으로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일찍이 1960년대부터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시도한 ‘E.A.T.(Experiments in Art and Technology)’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기술을 도입해 작품 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술 분야에서 신진 작가들의 새로운 시도가 예술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분위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아트 매치-매시업(Art match-mashups)’은 5인의 작가와 AI의 협업으로 새로운 유형의 창작물을 개발하는 융복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한 이 분야에서 유명 작가로 부상한 이안 쳉은 웹 3.0을 기반으로 AI와 게임엔진이 구축한 가상세계에 인간 심리를 주제로 한 내러티브를 담아 작품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리움미술관, 뉴욕의 더 쉐드, 루마 재단과 베를린의 라이트 아트 스페이스의 지원을 받은 애니메이션 <BOB 이후의 삶>을 공개했다.
한편 아예 창작하는 AI를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구글은 AI 화가 ‘딥 드림(Deep Dream)’을 지속적으로 레벨업하고 있다. 구글 관계자에 따르면 이제 모방의 단계를 넘어 인간의 고유 창작 영역에도 근접할 수 있는지 실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들 외에도 이제 AI는 이제 막 예술 영역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가 반짝 트렌드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기술적 진보 외에도 AI 창작을 수용하는 사회적 담론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만 4차산업시대의 문화예술이 하나의 사조로 기록되고,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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