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핀에 사는 에스벤 오스터가든은 네 살때 파이브 안에 있는 코드를 빼내기 위해 전기기사가 고양이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자신의 레고에 작은 바퀴를 부착한 로봇을 만들어 파이프 안으로 들어가게 한 후 코드를 빼냈다.
이 후 오스터가든은 덴마크 로봇전문기업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s)의 기술담당 최고 책임자로 성장했다. 네 살때 만든 자동차는 초소형 초경량 로봇으로 인간과 로봇이 함께 협업하는 '코봇'(Cobot : Collaborative robot, 협업 로봇)을 목표로 한 그의 첫 작품이 되었다.
공장에도 '코봇'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지난달 29일과 30일, 31일 사흘 동안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7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Smart Factory+Automation World 2017)'에서 볼 수 있었던 가장 큰 변화는 '로봇을 통한 자동화 시스템'이었다. 거대한 산업용 로봇이 아닌 팔과 손을 부지런히 움직히며 인간 작업자를 돕는 초소형 협동 로봇이 대거 소개되었다.
인간과 함께 공장에서 일하는 협동 로봇이 글로벌 트랜드
국내외 400여개 업체 1200개 부스가 대거 참여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어김없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타,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VR & AR) 등 4차 산업혁명의 바닥기술들을 담은 제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올 해 전시회의 가장 큰 흐름은 인간과 로봇이 함께 일할 수 있는 로봇 시스템이었다. 이번 전시회는 협동형 로봇의 세계적인 기업 유니버설로봇(덴마크), 하이윈(대만) 등을 비롯 국내기업으로는 한화테크윈이 야심차게 협동 로봇 ‘HCR-5’ 을 선보였다.
기존의 제조업 공장에서 사용되던 산업용 로봇은 대당 가격이 수억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고 무게도 무거워 이동과 설치가 용이하지 않았다. 넓은 작업공간은 물론 기존 만들어진 생산설비에 바로 설치할 수도 없어 중소기업들은 부담이 되어 사용하기 어려웠다.
반면 협동 로봇은 작고 가벼워 기존의 생산라인을 변경할 필요도 없다. 유니버설 로봇의 경우 안전가드나 펜스가 필요 없어 추가적인 위험과 비용 부담도 덜 수 있다.
안전가드가 필요없는 이 작고 가벼운 로봇들은 사람과 함께 나란히 서서 일한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메뉴얼 업무는 로봇이 맡는다. 탑재와 설치, 프로그래밍도 빠르기 때문에 최근 대소량 혼합생산 환경이나 작은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춘 공장에 적합해 인기를 끌고 있다.
전 세계 로봇 업체들은 코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덴마크의 유니버설 로봇, 독일의 쿠카(KUKA), 일본의 화낙(Fanuc) 등은 팔 하나로 된 코봇을 개발하는 데 이어 양팔 로봇을 만들고 있다.
4차산업혁명이 제조업 공장을 중심으로 현실화
로봇 외에도 스마트 공장 솔루션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VR&AR) 등 혁신 기술들이 총 집합했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대표하는 지멘스는 이번 전시회에 다양한 맞춤형 스마트공장 솔루션을 선보였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의 개방형 IoT 운영 시스템인 ‘마인드스피어'(MindSphere)를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어드밴텍사는 통합 IoT 솔루션 패키지 'WISE-PaaS'를 선보였다. 'WISE-PaaS'는 원격제어, 시스템 보안, 사전 통합 클라우드 서비스 및 데이터분석 도구 등 통합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비엠티는 전력 에너지 관리를 위한 스마트 공장 IoT전력 에너지 관리 솔루션을 소개했다. 현장설비의 원가 분석 및 설비 이상의 유무 관계를 파악해 전력품질 관리를 통한 설비 효율화로 에너지 원가를 절감하게 해준다.
(주)수아랩은 제조업에 특화된 인공지능 머신비전 검사 S/W '수아랩 솔루션'을 선보였다. 수아랩은 딥러닝을 통한 인공지능 이미지 해석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머신비전 기술만으로는 검사가 어려웠던 분야에 해법을 제시했다. 머신비전(Machine Vision System)이란 카메라나 센서로 얻은 영상을 컴퓨터에서 분석하고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모든 산업 분야의 제조 공정을 제어하는 핵심 기술을 말한다.
바올테크(BarallTech)는 국내 자동인식(Auto-ID)전문업체로 바코드 시스템을 비롯 영상인식을 활용한 미래형 자동인식관련 시스템을 전시했다. 이 중 공장에서 음성을 통해 픽킹 업무를 지시할 수 있는 '보이스 픽킹 시스템'과 반품 확인에 소요되는 물리적 시간적 손실을 없앨 수 있는 '반품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루는 꿈의 기술들이 제조업 공장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스마트공장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연 평균 8%씩 성장해 내년도에는 28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전시회에는 해외 글로벌 기업 부스들이 대거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다. 산업 시장에서도 해외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현실에 맞는 기술력을 갖추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가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 김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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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4-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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