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는 원하는 부위의 유전자를 정교하게 잘라내고, 동시에 원하는 유전자를 삽입할 수 있는 유전자 편집 기술이다. ⓒFlickr
원하는 부위의 유전자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암 치료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유방암‧결장암 등 고형암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5명의 환자가 암 세포 성장이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맞춤형 치료에 성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지난 1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는 ‘캐스9(Cas9)’이라는 효소로 마치 가위질을 하는 것처럼 특정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새로운 유전자를 도입하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우선, 실험에 참가한 환자들의 혈액과 암 세포를 채취해 암 세포에서는 발견되지만, 혈액에는 없는 돌연변이 단백질들을 찾았다. 돌연변이 단백질은 환자마다 형태 등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후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채취하고, 이 돌연변이 단백질들을 더 잘 찾아 죽이도록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유전적으로 변형시켰다. T세포의 암세포 탐지 능력을 높여 치료효과를 높이자는 전략이다. 이후, 편집된 T세포를 다시 환자의 혈액에 주입했다.
▲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를 이용하여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 세포를 더 잘 찾아가도록 조작했다. 그림은 실험 모식도. ⓒNature
최대 3개의 돌연변이 표적을 가진 T세포들은 주입 후 환자의 혈액에서 순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세포 근처에서는 조작하지 않은 세포보다 더 높은 농도로 존재했다. 참가자 16명 중 5명에서 암 세포 성장이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T세포를 주입 한 달 뒤에 진행된 검사에서 암세포가 더 이상 자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세포가 손상되지도 않았다. 참가 환자 중 2명은 고열, 오한 등의 부작용을 보였지만 신속하게 회복되었다.
이번 연구는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은 양의 T세포를 주입했음에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신저자인 안토니 리바스 UCLA의대 교수는 “인간의 면역 체계는 암세포를 특이적으로 인식하고, 정상 세포와 구별할 수 있는 특정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 수용체는 모든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이용하면 개인 맞춤형 암 면역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면역 전문가인 와심 콰심 영국 유니버시티컬리지런던(UCL) 교수는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라는 첨단기술을 결합해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가 암 세포에 더 잘 대항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완성했다”며 “임상 반응은 제한적이었지만, 적어도 고형암에서도 맞춤형 암 치료가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주입하는 T세포의 양을 늘려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유전자편집 T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법은 이미 일부 혈액암과 림프암 치료에 쓰이고 있다. ‘카-티세포(CAR-T) 요법’이란 방식으로, 채취된 T세포에 암세포에만 반응하는 유전자를 첨가한 다음 변형된 T세포를 다시 환자에게 투입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뇌종양이나 췌장암과 같은 고형암에서는 카-티세포 요법을 통한 치료가 어려웠다. 카-티세포는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단백질에만 작용하는데, 고형암에는 이 단백질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구원투수로 여겨진다.
▲ 유전자 편집 T세포(파란색)과 암 세포(보라색)을 공격하고 있는 모습. ⓒScience
이번 연구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인체에 적용해 본 첫 시험은 아니다. 지난해 미국 펜실베니아대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조작한 T세포로 혈액암 환자 3명의 치료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에는 표적항암제와 화학항암제가 들지 않는 중증 암 환자 3명이 참여했다. 펜실베니아아대 연구진은 환자의 면역세포를 추철한 뒤,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로 면역반응을 중지시키는 유전자 3개를 제거했다. 이후 조작된 세포들을 환자에게 다시 주입했다.
시험 결과 편집된 세포들이 최소 9개월 이상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티세포 요법의 경우 편집된 면역세포의 생존 기간은 2개월에 불과하다. 또한, 몸에서 살아남은 면역세포를 몸 밖으로 빼내도 계속 암 세포를 없애는 능력을 가진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암 분야 전문가인 아스테로 클람파차 영국 암연구소 박사는 “환자의 T세포를 더 잘 찾아 죽이도록 유전적으로 변형한 다음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는 전략은 혈액암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뒀었고, 이번에는 고형암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고무적이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적용되려면 막대한 비용, 노동 그리고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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