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간 개봉한 영화 속 AI 과학자 성별 분석…여성 AI 과학자는 9명
▲ 의사에서 초자연적인 사건 수사관으로 변신한 미국의 인기 시리즈 ‘엑스 파일’의 주인공 다나 스컬리 박사는 많은 여성 이공계인의 롤모델로 평가된다. ⓒ20세기 폭스
1990년대에 방영한 미국의 인기 시리즈 ‘엑스 파일(The X-Files)’을 생각하면 특유의 음산한 테마 음악과 ‘멀더!’라고 외치는 스컬리의 목소리가 음성 지원된다. 당시 미국의 젊은 여성들에게는 이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이공계에서 일하는 여성의 절반은 엑스 파일의 여주인공 다나 스컬리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공계에서 일하지 않는 여들조차 스컬리 덕분에 과학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답한 비율이 63%나 된다. 스컬리의 영향을 받아 이공계로 진출하는 여성이 늘어나는 현상을 두고 ‘스컬리 효과’라는 용어까지 나왔다.
인공지능(AI)은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분야 중 하나다. 챗GPT 열풍이 불면서 AI 시장 성장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AI 전문가 중 여성의 비율은 22%에 불과하다. 전체 과학기술 분야의 여성 비율이 39%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비중이다. 일례로 세계적 기업인 구글과 페이스북의 AI 관련 여성 직원 비율은 각각 10%, 15%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과 같은 저임금, 낮은 지위의 역할에 국한된다는 경향이 있다.
▲ 영화 트렌센더스에 등장하는 에블린 캐스터는 천재 과학자 ‘윌(조니 뎁)’의 연인이자 여성 AI 과학자라는 설정이다. ⓒ롯데 엔터테인먼트
스테펜 케이브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연구팀은 미디어가 젊은 학생들의 직업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여, 영향력 있는 공상과학 영화 속 AI 전문가들의 성별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는 지난 2월 과학커뮤니케이션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인 ‘대중의 과학 이해(Public Understanding of Science)’ 온라인판에 실렸다.
우선, 연구진은 수익을 기준으로 1920년부터 2020년까지 100년간 대중에게 많은 영향력을 미친 영화 1,413편을 추려냈다. 이중 AI가 나오는 142편의 영화에서 116명의 AI 과학자가 등장했다. 이중 여성은 8%에 해당하는 9명에 불과했다. 이 중 2명 2017년 개봉한 영화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에 등장하는 ‘퀸테사’처럼 여성성으로 묘사된 외계인이었고, 인간 여성은 7명이었다. 그마저도 5명은 남성의 부하 직원이거나, 남성 천재 AI 과학자의 아내나 딸로 등장한다. 심지어 3명은 사망하거나 자신을 희생하는 등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
▲ 1920~2020년 개봉한 영화 중 인간 여성 AI 과학자로 묘사된 인물은 단 7명에 불과하다.
케이브 교수는 “주류 영화는 문화적 고정 관념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원천이자 증폭기”라며 “대중문화는 학생들의 직업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영화 등 미디어로 인해 만들어진 문화적 선입견은 신규 직원을 고용하려는 고용주와 동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직장 문화를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등장하는 블랙펜서의 동생 슈리는 천재성을 갖춘 AI 과학자이자, 후속 영화에서 차기 블랙펜서로 거듭난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어 연구진은 이들 영화를 만든 감독의 성별도 조사했다. 143편의 영화를 만든 감독은 공동 감독을 포함하여 161명으로 분석됐다. 이중 여성은 2명에 불과했다. 2019년 개봉한 영화 ‘캡틴 마블’의 공동 감독 애너 보든과 2015년 개봉한 영화 ‘주피터 어센딩’을 공동 감독한 라나 워쇼스키다. 두 감독 모두 남성과 공동 감독을 통해 영화를 제작했다. 2012년 성전환 수술을 받은 라나 워쇼스키의 경우 매트릭스 시리즈 등 이전의 영화에서는 남성으로 분류됐다.
케이브 교수는 “비율로 따지면 단 1.2%로 지난 20년(1998~2019년) 동안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의 여성 감독 비율이 5~13%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AI를 주제로 한 영화에서 여성 감독이 참여하는 비중이 특히 더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여성 감독의 영화에서 여성 출연진의 수가 증가한다는 선행 연구를 토대로 문화 속 여성 AI 과학자의 비중을 높이려면, 여성 감독이 많아져야 한다는 결론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삶을 모방한 예술이다. 즉, 현실을 반영한다. AI 과학자의 남성 비중이 높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그러한 경향이 여실히 드러난다. 동시에 영화는 직업 선택과 문화적 선입견에 영향을 미친다. 삶이 먼저인지, 영화가 먼저인지에 대한 인과 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기는 어렵다. 케이브 교수는 “적어도 이 악순환을 끊어내고, 젊은 여성들로 하여금 AI 분야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서 문화가 먼저 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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