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동향]
첫 우주 장편영화 촬영의 주인공은 러시아 배우 율리아 페레실드(Yulia Peresild)와 감독 클림 시펜코(Klim Shipenko)다. 이들은 지난 10월 5일 우주 비행사 안톤 슈카플레로프(Anton Shkaplerov)와 함께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했다.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SMOS)은 “촬영팀이 총 12일 동안 우주정거장에 머물며 ‘도전(The Challenge)’이라는 제목의 장편영화를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번 촬영에 참가한 두 사람은 러시아연방우주국 공모를 통해 선발된 자원이다. 이들은 무중력 비행, 낙하산 훈련 등 혹독한 과정을 거치며 우주여행을 준비했다. 모든 준비 과정은 채널 원(Channel One)*을 통해 방영됐다.
* 러시아 연방에서 방송된 최초의 공영 TV채널, 전 세계적으로 시청자 2억 5천만 명 보유
영화는 지구로 돌아갈 수 없는 우주비행사를 수술해야 하는 외과 의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실제 우주정거장 촬영분은 40분 정도 반영될 전망이다.
[현황 분석]
장편영화가 아닌 우주 속 촬영 시도는 이미 여러 번 있었다. 2002년 배우 탐 크루즈(Tom Cruise)가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IMAX 다큐멘터리 ‘스페이스 스테이션(Space Station)’ 등 영화 몇 편이 이미 우주정거장에서 촬영됐다. 2012년에는 비디오 게임 개발자 리차드 개리엇(Richard Allen Garriott)이 5분짜리 단편 SF영화 ‘공포의 원지점(Apogee of Fear)’을 촬영하기도 했다. 리처드 개리엇은 미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오웬 게리엇(Owen K. Garriott)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한편 작년 5월, 톰 크루즈와 더그 라이먼(Doug Liman) 감독은 “NASA의 협조로 우주에서 영화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식과 관련, 이번 우주 장편영화 촬영 이벤트는 러시아 우주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문화적 전략으로 추정된다.
[시사점]
우리나라는 지난 21일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최초의 발사체 누리호를 우주로 발사했다. 누리호는 비록 최종 목표인 위성 궤도 안착에는 실패했으나, 목표 고도까지 비행을 성공하며 ‘핵심 발사체 기술 확보’라는 성과를 거뒀다.
프로젝트를 추진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발사 전부터 누리호를 활용한 대국민 홍보를 진행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성격검사 및 이름 궁합 체험, 퀴즈, 생활 및 방송 인증 이벤트 등을 제공한 것이다. 그 목표는 더 많은 대중이 국내 우주기술에 자부심을 갖고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꼼꼼한 홍보와 대중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는 과학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좋은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해외 우주기술 관련 다큐멘터리처럼, 국내 우주 콘텐츠도 단순 발사 성공 여부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과학자들의 노력과 열정, 수많은 역경과 실패를 체계적으로 기록해 다큐멘터리 형태로 제공하는 것도 과학문화 확산의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이 글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발행하는 ‘동향리포트’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한국과학창의재단 김재혁 선임연구원
- 저작권자 2021-10-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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