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까(태명)는 요즘 산책 중에 만나는 모든 동네 개들에게 신나게 달려간다. 개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까까 아빠를 설득해보기 위해 ‘애개육아’의 잘 안 알려진 장점들을 과학자들의 연구에서 찾아봤다. ⓒGettyImages
걷기가 취미이자 특기인 까까(태명)는 눈만 뜨면 현관으로 향한다. 산책 가자는 의미다. 들꽃 꺾기, 나무를 기어 다니는 개미 쳐다보기 등 다양한 행동을 하지만, 그중에서도 동네 강아지들 쫓아가기를 가장 좋아한다. ‘멈머!’라 외치며 달려가는 까까의 모습을 보면, 반려견을 들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아이와 반려견을 함께 키우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애개육아’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귀여움에 귀여움을 더하게 된다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인가.
평소 개와 접한 적 없던 아이라도 짖는 소리로 개의 기분을 파악할 수 있다. 미국 브리검영대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6개월 된 유아는 화나서 짖는 소리와 반가워서 짖는 소리를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진은 유아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개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친근함을 표현하고 있는 개의 사진을 보여줬다. 동시에 공격적인 짖는 소리와 우호적인 짖는 소리를 임의의 순서로 재생했다. 6개월 유아의 초점은 대부분 짖는 소리에 맞는 사진에 오래 머물렀다.
지능으로 따지면, 개는 이들 유아보다 나이가 많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은 개의 정신 능력은 인간으로 치면 만 2세에서 2.5세 사이에 속한다고 분석했다. 품종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개들은 165개의 단어를 배울 수 있다. 지능 기준 상위 20%에 속하는 ‘슈퍼 개’들은 250개의 단어까지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4~5까지 숫자도 셀 수 있다.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개가 아이를 돌보는 사진이나 영상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지능으로 치면 개의 정신 연령은 만 2~2.5세로 유아보다 높다. ⓒGettyImages
반려동물과 아이를 함께 지내게 하는 것이 알레르기 예방에 좋다고는 많이 알려져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린 6만5,000여 명의 유아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실험의 결론도 같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실내에서 개를 키우는 가정의 어린이는 계란, 우유 및 견과류 알레르기 발생 위험이 적고, 고양이를 키우는 어린이는 계란, 밀, 대두 알레르기 발생 위험이 적다는 결론을 내렸다. 야외에서 개를 키우는 경우에는 알레르기 발생 감소 효과가 없었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애개육아는 비만 발생 위험도 줄인다. 이 연구는 자궁 내에서부터 출생 후 최대 3개월까지 반려동물에 노출된 아이들의 대변 샘플을 분석하여, 장내 미생물 중 ‘루미노코쿠스’와 ‘오실로스피’라는 두 가지 박테리아가 풍부하다고 보고했다. 각각 알레르기와 비만 감소와 관련된 미생물이다. 특히, 집 안에서 애완동물을 키울 때는 미생물 수가 2배 증가했다. 반려동물 노출이 유아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 반려견을 키우는 것은 알레르기 예방뿐만 아니라 비만 위험, 스트레스, 크론병 발병 확률 감소 등 신체적 이점이 많다. ⓒGettyImages
이뿐만이 아니다. 개와 함께 자란 아이들은 ‘크론병’으로 알려진 염증성 장질환 발생 가능성이 낮다. 연구진은 크론병 환자의 직계 가족 약 4,3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는데, 5~15세 사이 개에 노출되면 크론병을 보호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주도한 윌리엄 터핀 박사는 “반려묘와 크론병 발병의 연관성은 없었다”며 “강아지 소유자가 반려동물과 함께 더 자주 밖에 나가는 경향이 있거나, 반려견을 위해 더 많은 녹지 공간이 있는 지역에 거주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체적 이점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이점도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은 형제자매보다 애완동물과의 관계에서 더 큰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다. 반려동물을 키우며, 형제자매가 1명 이상 있는 77가구의 12세 아동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의 결과다. 다른 동물보다 개를 키울 때 더 만족감이 컸으며, 남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아들이 반려동물로 인한 심리적 만족감이 더 컸다.
하지만 애개육아가 마냥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단점이 물림 사고다. 아이들은 개를 만지고, 뒤따라 기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시도 때도 없이 개를 껴안으려 하지만 원치 않는 친밀한 접촉으로 인해 때때로 개는 괴로움을 느낀다. 성인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반려견에 의한 물림 사고가 생각보다 많다.
크리스틴 아르한트 동물축산및동물보호연구소 교수팀은 애개육아를 하고 있는 가정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물림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원인을 발견했다. 우선, 보호자들이 친숙한 개와 소형견과 관련된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낯선 개와 달리 반려견과 아이가 함께 지내는 상황에서는 개입할 필요가 없는 무해한 상황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응답자의 50%가량은 아이가 원하는 만큼 개와 놀거나 껴안는 것을 허용한다고 대답했다.
▲ 일상생활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개에 의한 물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장소에 반려견의 휴식 및 식사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GettyImages
아르한트 교수는 “개 주인조차 반려견이 다른 개보다 더 관대하고, 참을성이 있다고 가정하지만, 개도 자신의 장소에서 오롯한 휴식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개에게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구진은 애개육아를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반려견이 먹고, 쉴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주라는 것이다. 개와 아이가 완전히 분리될 수 있는 장소가 존재한다면 성인의 개입 필요성도 줄어들고, 개는 방해받지 않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개의 휴식 공간 부족은 일상생활에서 물림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르한트 교수는 “개는 아이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자유가 제한된다고 느끼며 몸의 긴장, 으르렁거리는 소리, 빈번한 주둥이 핥기, 하품 등 신체적 언어를 통해 의사를 전달한다”며 “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이빨을 드러내는 개의 모습조차도 미소 짓는 것으로 오해하곤 하니, 성인이 개의 신체 언어를 파악하고 분리 등의 조치로 개입해줘야 안전한 공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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