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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2-10-29

서머힐스쿨에 집단따돌림 없어 설립자 3세 헨리 리드헤드 교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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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힐 스쿨(Summerhill School)은 1921년 영국의 교육학자 A. S. 닐(Alexander Sutherland Neill)이 세운 학교다. 영국 동남부 서퍽주((州)에 위치하고 있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철저히 자유가 보장된다. 자신이 원하는 과목만 수강하면 된다. 필기시험을 비롯해 학생들의 순위를 매기는 어떤 평가도 하지 않는다. 출석 확인도 없다. 수업부터 휴식까지, 모든 시간을 어떻게 보낼 지 학생들 스스로 결정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 서머힐 스쿨의 모든 규칙들은 투표를 통해 학생 스스로 결정한다. 사진은 서머힐 학생들의 총회 장면. ⓒhttp://www.summerhillschool.co.uk/

민주, 평등, 자유를 기본 원칙으로 자율적인 배움을 강조하고 있는 실험적 대안학교라고 할 수 있다. 논란도 있었다. 1999년 서머힐 스쿨에 학교 폐쇄 명령이 내려졌고, BBC에서는 이를 드라마화하여 방영하기도 했다.

모든 규칙, 총회서 학생 스스로 결정

지난 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 포럼 2012'에서는 서머힐스쿨 설립자의 외손자인 헨리 리드헤드(Henry Readhead) 씨의 강연이 있었다. 현재 그곳에서 음악교사를 하고 있는 그는 "어린이 정서가 성적보다 더 중요하다"는 할아버지 A. S. 닐슨의 교육관을 거듭 강조했다.

때문에 영국에 '세계 최초의 민주주의 공동체'를 세웠으며, 91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영국은 물론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학교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머힐 스쿨의 모든 규칙은 투표를 통해 학생 스스로 결정한다. 그는 "모든 학생들이 인위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 할아버지의 교육관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 완전한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

▲ 서머힐스쿨 설립자 A. S. 닐(Neill)의 외손자인 헨리 리드헤드(Henry Readhead) ⓒ글로벌인재포럼 2012

그러나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가 자칫 방종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항상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리드헤드는 "91년 역사상 방종으로 흐른 일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공동체 속에서 스스로를 책임지는 것을 배우고, 가치관을 형성하면서 뛰어난 사회인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 스스로 하루 종일 놀거나, 하루 종일 수학공부를 하던지 그것은 학생 스스로의 권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밤늦게까지 드럼을 치거나, 남의 자전거를 허락 없이 탈 경우 그것은 공동체 내에서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1주일에 두 번 총회가 열리는데, 그 자리에서 학생들 스스로 공동규칙을 세우고, 문제 행동을 할 경우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허락 없이 남의 자전거를 타면 한국 돈으로 800원 정도의 벌금을 문다. 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다 걸리면 15분간의 근로봉사를 해야 한다.

리드포드는 현재 학생 공동체를 통해 150개의 규칙이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에서 먹고 마실 수 없다', '서서 소변을 볼 때 변기시트를 올려야 한다', '오후 3시 이전에는 컴터 스크린을 볼 수 없다' 등과 같은 사소한 내용들이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민감한 사안들이라고 설명했다.

교장 역시 한표, 학생들과 동등한 지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가끔 이 문제가 제기되지만 사소한 것들로 얼마 지나면 잊어버릴 내용이라고 말했다. 

만일 남을 괴롭히는 학생이 발견된다면 이 학생을 '안아 주도록 하는' 처벌(?)을 내리도록 총회에서 규칙으로 정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헨리 리드헤드 교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 서머힐스쿨 교장의 역할이 궁금하다.

"교장 역시 학생들과 동등한 지위를 갖는다. 총회에 참석해 참석자 한 사람으로 대우를 받는다. 교사와 학생들 간의 차별이 전혀 없다. 학생들과 동등한 위치에 있지만 회의를 경청하고 있는 교장의 모습은 학생들로부터 큰 존경을 받고 있다."

- 자유도 좋지만 학습 성과도 매우 중요하다.

"서머힐에서는 수업을 전혀 듣지 않아도 졸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런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학생들 스스로 매우 탐구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학생들이 대학, 혹은 사회에 나가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의사, 변호사, 과학자, 엔지니어, 예술가, 교수, 요리사, 배우, 정원사, 출판인, 언론인, 영화 제작자, 기업인, 사회사업가, 심지어 농부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서머힐 졸업생을 발견할 수 있다."

-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무엇보다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며,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배우고 있다. 이는 곧 사회에 나가서 협상하고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어른들이 보기에 어린 학생들이 아무 것도 안 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서로를 알아가는 능력을 무의식적으로 습득하고 있다."

-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자유를 허용하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가.

"그렇지 않다. 내 생각으로 어린 학생들에게 있어 놀이는 자연스러운 학습과정이다. 학생들은 호기심을 통해 자연스럽게 답을 찾는다. 노는 것도 한계가 있다. 어느 정도 놀면 지루함을 느낀다. 그러면 수학공부를 하지 않겠는가.(웃음)"

- 서머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연령은.

"서머힐 입학생에는 연령제한이 없다. 일반적으로 6~17세까지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특별한 경우 4세 학생을 받아들인 적이 있었다고 한다. 어린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조기 교육의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10-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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