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과 레카네맙의 비교
인류의 첫 치매 치료제는 2021년 시작되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현지시각으로 2021년 11월 7일, 미국의 제약사 바이오젠(Biogen)과 일본의 제약사 에자이(Eisai)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아두헬름(Aduhelm, 성분명은 아두카누맙 Aducanumab)을 승인하며 인류의 치매 정복을 위한 첫 출발을 알렸다.
다만 위 약은 뇌내 미세 출혈 및 부종 등으로 대표되는 부작용이 밝혀지며 현재까지 최소 4명 이상의 환자가 사망하였고, 이에 따라서 위 약의 성능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FDA 역시 바이오젠에 다시 4상 임상시험을 지시한 바 있으며, 유럽연합(EU)을 포함한 다수 국가들도 위 약의 사용을 결국 철회한 바 있다.
현재까지도 원인이 불분명하지만, 알츠하이머 치매는 아밀로이드 베타(Aβ)로 구성된 병원성 아밀로이드 섬유 응집체의 연쇄적인 작용으로 인해 이들이 뇌혈관 주위에 쌓이며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두헬름은 분명히 아밀로이드 베타를 감소시켰지만, 부작용 때문에 환자들도 더는 위 약을 찾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약회사는 4상 임상시험의 수행에서도 환자의 모집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던 중, 2022년 말에 치매환자들과 가족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바이오젠과 에자이사가 2022년 11월에 발표한 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레카네맙(Lecanemab; 레카네맙 역시 아두헬름과 마찬가지로 항아밀로이드 베타 항체치료제이며, 알츠하이머로 인한 경도 인지장애 치료를 위한 치료제)의 3상 임상시험 결과가 매우 긍정적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최근 일본, 미국, 그리고 중국 등에서 알츠하이머병 초기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1년 6개월간에 걸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보다 인지 감퇴 능력 악화(기억력, 판단력 저하 등)가 대략 27% 정도 억제된 것으로 보고했다. 이는 아두헬름나 일라이 릴리(Eli Lilly)사의 도나네맙이 과거 보였던 22~23%에 비해 향상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관련 기사 바로 보러 가기 – “알츠하이머의 구원투수 레카네맙 임상 3상 성공“)
2022년 말 FDA의 레카네맙 신속 승인에 이어, 5개월 만에 또 한 번의 희소식이 찾아왔다. 앞서 설명한 일라이 릴리의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 도나네맙이 새롭게 3상 결과를 알리며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일라이 릴리사는 인슐린, 항암제, 정신건강의학 관련 약 등을 개발하는 미국 기반의 제약 회사이다.
일라이 릴리 제약회사의 전경 © Eli Lilly, CNBC
2023년 5월 3일에 발표된 보도 자료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도나네맙이 초기 알츠하이머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인지 및 기능 저하를 현저히 늦췄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의 최고 과학 책임자인 마리아 카릴로는 “지금까지 나온 알츠하이머 치료제로는 가장 강력한 3상 데이터”라고 전했으며 알츠하이머 유럽 협회도 위 소식을 크게 환영했다.
도나넴맙은 레카네맙과 유사한 항체 기반 치료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뇌에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형성하여 인지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아밀로이드 베타(Aβ)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를 이용한다. 따라서 위 약물은 뇌의 플라크를 제거하고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나넴맙을 복용한 참가자의 거의 절반(47%)이 위약을 복용한 사람들에 비해 (29%) 1년 후 질병 중증도를 측정하는 주요 지표인 CDR-SB가 감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p<0.001). 이를 통해서 임상적인 치매 진전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1년내 참가자의 52%, 18개월 내 참가자의 72%가 플라그 제거의 목표를 달성하며 치료 과정을 완료했다.
한편, 도나넴맙을 투여한 임상 참가자들은 일상생활 활동 수행 능력 감소를 40% 정도 감소시켰다고 보고되었다 (알츠하이머병 협력 연구 – 도구적 일상생활 활동 인벤토리 ADCS-iADL 등의 기준으로 측정; p<0.0001). 인지 기능 저하를 비교해보면 27% 늦춘 레카네맙과 비교하여 도나네맙은 35%까지 낮추는 것으로 파악된다.마지막으로 도나넴맙을 투여한 임상 참가자들은 위약에 비해 다음 단계로 진행될 위험이 39% 가량 더 낮았다 (CDR-Global Score, HR=0.61; p<0.001).
새 임상 결과 비교도 © Eli Lilly
도나넴맙과 레카네맙, 두 약물 모두 정맥으로 투여되지만, 도나넴맙은 4주마다 투여되며 레카네맙은 2주마다 투여된다. 두 약물 모두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의 환자에게만 적용되었기에, 더 진행된 형태의 알츠하이머 환자에게는 얼마나 효과적일지 미지수이다.
Nature 저널의 새 보도자료에 따르면 도나네맙이나 레카네맙 모두 부작용 위험이 크다고 알려졌다. 주로 뇌의 부종이나 출혈을 포함하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ARIA: 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증상 등의 우려가 있으며, 일라이 릴리사에 따르면 도나네밥의 임상시험 참가자 24%에서 뇌가 부어오르고 31%에서 뇌출혈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러한 부작용으로 인해 3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일라이 릴리사는 대부분의 ARIA 사례는 경증에서 중등도였으며 적절한 관리를 통해 해결되거나 안정화되었다고 전하며 심각한 ARIA 사례의 발생률은 1.6 %였다고 밝혔다.
참고로 레카네맙은 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유럽 의약품청(EMA)에서는 아직 평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나네맙 역시 7월에 열리는 학회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같은 시기에 FDA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져있다. 즉, 일라이 릴리는 아직 전체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으며, 이는 데이터와 결과분석이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서 검토나 독립적인 검증을 아직 거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이는 그저 “가장 낙관적인” 분석일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FDA에 자료 제출을 하기 전까지는 확실하지 않음을 우려했다.
FDA는 의학적으로 급하게 필요한 심각한 질환의 경우 약물을 빠르게 승인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빠른 승인이 기준이 낮아짐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월 FDA는 도나네맙의 쾌속 승인을 거절한 바 있으며, FDA는 더 많은 환자의 안전성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앞쪽과 옆쪽이 수축된 것을 보여주는 MRI 스캔 이미지 © Zephyr/SPL
참고로 전 세계 최소 5,500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치매는 전 세계 노인 사망의 7번째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치매가 치료하기 가장 어려운 질환 중 하나라는 점이다. 감기와 암조차도 완전 정복에 한 걸음 씩 다가가고 있는 반면, 치매의 치료는 아직 더딘 편이다. 현재까지 이유마저 불명확한 치매이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약 회사들은 수익성이 없고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연구를 중단하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류의 알츠하이머 치매 정복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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