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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은영 객원기자
2018-09-13

'사람 중심', 독일의 스마트 공장 로봇과 협업으로 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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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이 달라졌다. 많은 인력이 투입 되어야 돌아가던 제조업 현장에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의 자리에는 로봇과 기계가 자리를 채우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공장이 자동화·디지털화 하면서 사람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하지만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통해 세계 최고의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독일의 공장에는 ‘사람’이 그대로 있다. ‘일자리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라 예상했던 제조업의 디지털화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람의 일자리 보존하는 독일의 스마트 공장    

“독일의 스마트 공장에는 40년 전 근무하던 사람들이 아직도 일을 하고 있죠. 물론 일하는 패턴은 달라졌어요. 컴퓨터 기반으로 공장 시스템이 바뀌었죠. 사람들의 일자리를 로봇이나 기계가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협동 로봇을 사용해 사람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구조로 공장의 디지털 혁명을 이뤘습니다.”

12일(수)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주관으로 ‘기술혁신, 제조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콘퍼런스가 열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1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주관으로 ‘기술혁신, 제조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콘퍼런스가 열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배경한 민간협동스마트공장추진단 부단장((주)현대정보기술 상무)은 1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KOITA 기술혁신포럼 : 기술혁신, 제조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제조업의 디지털화 전략에도 ‘사람 중심의 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부단장은 국내에서의 스마트 공장 트렌드와 발전방향을 설명하면서 독일의 스마트 공장 전략을 사례로 들었다.

이는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이야기할 때 독일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통해 노동집약형 산업으로 낙인찍혔던 제조업을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 산업’의 최정상에 올려놓았다.

흔히 스마트 공장이라고 하면 로봇과 기계 중심으로 완전 자동화 된 시스템을 연상하기 쉽다. 제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노동력이 집중적으로 투여되는 노동집약적 생산방식이기에 공장에 로봇과 기계를 투입해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면 그만큼 인간의 노동력이 감소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은 인력을 감축하지 않고 일자리를 유지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디지털 전략을 세웠다.

독일은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공장에 도입하길 원치 않았다. 그렇기에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구현하며 사람들이 계속 공장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곳의 로봇은 인간을 돕는다. 독일의 스마트 공장에는 인간과 함께 일하는 협동 로봇이 자리하고 있다.

배 부단장은 “독일이 생각하는 미래는 지금의 선진국 GDP 수준을 유지하면서 고령자들이 공장에서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자동화·기계화 아닌 사람과 로봇의 협업 통한 생태계 만들어야    

독일의 아디다스 ‘스피드 팩토리’는 스마트 공장을 구현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고령화, 고인건비 사회인 선진국에서 사람의 일자리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산 역사가 됐다.

원래 아디다스는 동남아시아 하청 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물건을 생산해왔다.

하지만 줄곧 스마트 공장 설립의 필요성을 느끼던 아디다스는 자국 내 스피드 팩토리를 설립하고 대규모 인력이 필요하던 기존 제조업 라인을 디지털화하는데 성공했다.

배경한 민간협동스마트공장추진단 부단장은 이 날 포럼에서 독일의 스마트 공장에는 사람중심의 철학이 있다고 밝혔다. ⓒ 김은영/ ScienceTimes
배경한 민간협동스마트공장추진단 부단장은 이날 포럼에서 독일의 스마트 공장에는 사람중심의 철학이 있다고 밝혔다. ⓒ 김은영/ ScienceTimes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는 노동집약적이던 생산 공정을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로봇, 기계화, 3D 프린팅 등의 디지털 작업을 통해 소수의 인원만으로도 생산이 가능하도록 변화시켰다.

여기에 다양한 개인의 욕구에 맞는 제품들을 소량 생산하는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독창적인 디자인의 신발이 3D 프린터를 통해 5시간 만에 생산됐다.

먼 거리의 동남아시아에서 물류를 배송해야 하는 불편함도 자국에 공장을 설치하면서 해결됐다. 그동안은 아시아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본사가 위치한 독일에 오기까지는 최대 18개월이 걸렸다.

아디다스 스피드 팩토리는 곧바로 자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스피드 팩토리 설립이 스마트 공장 운영에 필요한 지식 집약적인 직군의 일자리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아디다스의 경우와 같이 독일의 스마트 공장의 혁신에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철학이 담겨있었다.

배 부단장은 “독일의 스마트 공장은 단순히 설비나 공장 자동화를 목적으로 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매출 증대 및 품질 향상에 있어 사람에 가치를 두겠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연방경제에너지부, 노동사회부, 법무소비자보호부 등이 공동으로 ‘사람 중심의 제조업’을 목표로 한 ‘노동 4.0(Arbeit 4.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 전환에 따른 노동 시장 대처를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노동 4.0’ 프로젝트에 따르면 독일 노동정책의 방향은 디지털화를 대비한 ‘노동자 역량 향상’과 ‘교육 수준 제고’에 맞춰져 있다.

디지털화를 통해 벌어질 수 있는 노동자 간 빈부격차 완화, 노동자들이 변화된 노동환경에서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한 기업과의 파트너쉽 강화도 이 프로젝트의 주요 고려 사항이다.

독일의 사례는 국내 시장에도 적용 가능하다. 무엇보다 디지털화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배 부단장은 “사람과 로봇이 함께 하는 사람 중심의 스마트 공장이 새로운 디지털 혁명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
저작권자 2018-09-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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