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 팬데믹 악재 속에서도 글로벌 공룡 기업들은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주요 기술을 고도화하며 AI 기술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컴퓨터 칩 시장이 급부상해, 추론·인지 성능이 개선된 자율주행, 드론, 로봇 등의 디바이스 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그리고 다양한 멀티태스킹 AI 모델을 학습한 고지능, 고성능의 컴퓨터가 등장하여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AI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서비스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하는 하드웨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AI 주요 병목현상으로 지적되어 온 것은 데이터 처리 문제였다. 하지만 이를 ‘빛(photons)’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해결한 연구결과가 네이처에 소개되었다.

AI, 전자 컴퓨팅에서 광학 컴퓨팅으로
AI의 정보처리 기술 중 널리 사용되는 방식은 인공 신경망으로 알려졌다. 인공 신경망은 상호 연결된 인공 뉴런이 다층면의 정보들, 즉 리소스를 사용해 복잡한 연산을 수행한다. 종전의 AI는 바로 이러한 처리를 과정을 가속화하기 위해 특정 전자 컴퓨팅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애플리케이션별 집적회로, 뇌의 구조를 따른 컴퓨팅 및 메모리 컴퓨팅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 칭화대학의 후아칭 우(Huaqiang Wu) 교수는 네이처에 소개된 논문을 통해 “기존의 전자컴퓨팅은 전자(electrons)가 리소스들을 운반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데이터의 양과 리소스들의 복합 연산을 위한 과정은 전자 컴퓨팅으로 처리하기에 역부족이다.”라고 말했다. AI 활용 시 종종 일어나는 지연 현상은 바로 정보처리 과정에서 리소스들의 충돌과 병목현상에서 비롯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 교수는 전자 컴퓨팅 방식에서 주요한 기능을 한 전자(electrons)를 광자(photons)로 대체하는 것을 제안한다.
그는 “광섬유 통신이 지난 수십 년간 큰 성공을 거두며 발전해온 것은 사실이나, 컴퓨팅에 광자(photons)를 사용하는 것, 더욱이 AI와 같은 최첨단 전자 프로세서에서의 활용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정보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 광학 컴퓨팅은 속도와 전력 사용량, 단위면적당 계산력, 잠재적 확장성 면에서 강점이 있다.

정보의 병렬화, 빛의 스펙트럼 방출 방법에 착안
우 교수와 연구진들은 전자 컴퓨팅을 대신할 광자 컴퓨팅 실험을 위해 고도로 병렬화된 광자 프로세서 두 개를 제작하고, 빛의 파장에 따라 입력 데이터를 완전히 병렬화하여 연산(행렬·벡터 곱셈)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광학 주파수 콤(Optical frequency combs)’으로 불리는 장치를 기반으로 이 실험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2005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광학 주파수 콤(Optical frequency combs)’은 수천만 개의 날카로운 스펙트럼 라인으로 구성된 광원 방출 세트로 데이터 병렬화에 적합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이 장치를 통해 분광학(spectroscopy), 광학시계측량학(optical-clock metrology), 통신(telecommunication)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고, 연구팀에게도 AI에서의 활용 기회를 가져다주었다고 덧붙였다.

실험 결과 빛의 스펙트럼은 광범위한 파장을 포함하기 때문에 리소스들을 병렬로 전송하거나 변조할 때 서로 간에 간섭과 충돌이 훨씬 줄어든다. 또 빛의 속도로 정보를 전파하면 단일 처리 코어 기준으로 대략 초당 10조 회 정도의 처리속도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기존의 전자 컴퓨팅의 한계를 감안할 때 광학 컴퓨팅의 결과는 후속 제품, 혹은 새로운 기술의 방향으로서 유의미하다. 물론 실제 사용 가능한 컴퓨터와 하드웨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학제적 협업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슈가 남아있다. 하지만 전자(electrons)와 광자(photons) 프로세서를 모두 통합한 하이브리드 프레임워크가 등장하여 AI 혁명을 기대할 만하다.
- 김현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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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1-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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