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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8-03-27

청소년기 비만, 평생 암 발병 위험 높아 비만이 암을 일으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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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 뚱뚱하면 종양이 발병할 위험이 평생 동안 지속된다는 분석 연구가 나왔다.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연구팀은 기존에 발간된 100개의 암 관련 연구자료에 대해 메타 분석을 실시한 결과 13가지의 암이 젊은이 그룹에서 이동되는 방법과 암을 촉발시킬 수 있는 세포 메커니즘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50세 이상의 노인과 관련된 암이 지금은 젊은 성인층에서도 자주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에서 가장 흔한 암 20가지 가운데 아홉 개가 젊은층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의학학술지 ‘비만’(Obecity) 최근호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에 유방암 10건 중 1건, 갑상선암 4건 중 1건이 20~44세 연령층에서 발병했다. 이 연구자료는 젊은 인구층에서 비만율이 높아가면서 암 발병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페인 화가 후안 카레뇨 미란다(Juan Carreño de Miranda, 1614- 1685)가 1680년에 그린 소녀 그림. 비만이 특징인 프래더-윌리 증후군을 가졌던 것으로 짐작된다.  Credit: Wikimedia Commons
스페인 화가 후안 카레뇨 미란다(Juan Carreño de Miranda, 1614- 1685)가 1680년에 그린 소녀 그림. 비만이 특징인 프래더-윌리 증후군을 가졌던 것으로 짐작된다. Credit: Wikimedia Commons

유년기 비만 노년기까지 암 발병에 영향 미쳐

연구팀은 동물 실험과 임상시험 및 공중보건 자료를 통합해 젊은 성인층에서 암 발병이 증가한다는 사실과 함께 유년기의 ‘비만 유행병’이 어떻게 암을 조장하는지를 기술했다. 아울러 이 같은 공중보건 위기를 추적해 가능한 한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했다.

논문 저자로서 케이스웨스턴리저브 의대 생화학 및 종양학, 유전학 교수인 네이선 버거(Nathan A. Berger) 박사는 체질량 지수가 30 이상인 젊은 사람들은 공격적인 악성 종양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버거 교수의 검토에 따르면 또 유년기 비만은 젊어서부터 노년기까지 암 발병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비만은 젊은이들의 암 발병 경향을 영구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체중 감량 후에도 암 위험은 지속된다는 게 버거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비만하면 암 위험이 높아지고, 체중을 줄이면 예후가 향상되고 위험이 줄어들지만 위험은 결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만은 인체의 DNA를 변화시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보를 덧붙일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들에는 후성유전학적으로 바뀐 유전적 표지자들이 포함되며 이로 인해 암 위험이 증가하고, 체중이 감소한 후에도 위험이 지속될 수 있다.

미국에서 예방이 가능한 암 발병 원인의 상대적 수치 도표. ‘Cancer prevention’ 지 기사에서(2017.11.09) Credit: Wikimedia Commons / Bernstein0275
미국에서 예방이 가능한 암 발병 원인의 상대적 수치 도표. ‘Cancer prevention’ 지 기사에서(2017.11.09) Credit: Wikimedia Commons / Bernstein0275

비만, 면역계 과활성화시켜 DNA 변이 유발

임상시험과 동물 비만 연구는 과체중과 암을 더욱 밀접하게 연관시킨다. 버거 교수의 검토에 따르면 비만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암 진행을 가속화한다. 면역계를 과활성화시켜 과산화물과 산소 래디컬 같은 해로운 부산물을 생산해 DNA 변이를 유발한다. 또 인체 신진대사를 변화시켜 암세포가 번성하도록 성장인자와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킨다. 이와 함께 장에서는 종양을 촉진하는 종들이 장내 미생물군을 지배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비만한 사람들에서는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암 발병 위험을 높이기도 한다. 버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비만은 동시 다발로 암을 촉진한다는 것. 그는 “하나의 경로가 성공적으로 차단되더라도 비만에 의해 유발되는 암은 또다른 길을 걷는다”고 설명했다.

버거 교수는 입증되지는 않았으나 조기 비만과 특정한 암들 사이의 관련성을 뒷받침하는 정량적인 자료를 제시했다. 즉, 이스라엘 남성 110만명을 수십년 간 추적 조사한 결과 16~19세 사이의 청소년기에 과체중이었던 사람들은 48세까지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1.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성인들에게 그들의 청소년기 때 몸매 모양을 그려달라고 요청했다. 버거 교수는 “몸매를 둥글게 그린 환자들은 다발성 골수종 발병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일화적 증거들은 버거 교수가 다른 분석들을 통해 제시하는 아동기 비만의 장기적인 영향을 암시한다. 비만 이력이 있는 성인들은 골수종을 앓을 확률이 두 배나 높다.

버거 교수는 비만은 또 양성과 악성 암 진행 사이의 기간을 단축시킴으로써 부분적으로 암 진행시간표를 단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공격적인 암의 비율이 젊은 성인 사이에서 상승하고 있는 또다른 이유일 가능성이 있다. 다발성 골수종은 역사적으로 지난 수십년 동안 69세 때 가장 많이 발병했었으나 요즘에는 45세 이하의 젊은 성인들에게서도 보고되고 있다.

과체중 및 비만의 세계적인 증가 추세 도표.  Credit: Wikimedia Commons
과체중 및 비만의 세계적인 증가 추세 도표. Credit: Wikimedia Commons

비만 유행병’ 확산 막는 것이 급선무

이번 리뷰는 이전에 국제암연구소(the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가 13개 암이 과도한 체지방과 연관돼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한 심층 연구다. 다른 한편으로 이 연구는 비만이 젊은 성인들에서 이런 암들의 진행을 어떻게 촉진시키는가를 구체적으로 다룬 최초의 연구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비만과 젊은 성인 암 사이의 연결을 깨보려는 버거 교수의 권고도 포함돼 있다.

버거 교수는 환자의 젊은 시절부터 평생 동안의 BMI 지수를 포함한 건강 데이터를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한다. 많은 암 환자가 체중이 현저하게 줄어든 뒤에 의사를 만나는 수가 많아 의사들이 비만 관련 요인을 간과할 수 있다. 버거 교수는 체중 감소 패턴이 이미 수십년 전에 생겼거나 다른 건강이슈에 의해 혼란이 있더라도 전자의무기록을 사용해 이 체중 감소 패턴을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버거 교수는 “비만한 사람의 음식과 환경 같은 특성들을 문서화함으로써 가능한 예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체중 이력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젊은 성인들에게 맞는 조기암 검진 기술이 도움이 되는 것처럼 똑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버거 교수는 “비만과 관련돼 파생되는 이런 문제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은 어린이나 성인 모두에게서 ‘비만 유행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조치가 없으면 세계적으로 1억1000만 명의 비만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여전히 비만 관련 암 발병 위험에 노출돼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03-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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