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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8-08-07

바다 생태계, 남획으로 붕괴 직전 남는 야생지역 남‧북극 해역 등 13%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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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면적은 지구 표면의 70%가 넘는다. 부피는 약 13억 7천만㎦에 이른다.

이렇게 넓은 바다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틀린 생각이다.

이미 바다 위와 아래를 막론하고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대륙붕에는 원유 생산을 위한 굴착기가 촘촘하게 배치돼 있다.

문제는 각종 폐기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산호초를 죽이고 바다를 황폐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육지로부터 흘러나온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도 점차 바다를 점령해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산업화된 어업이 촘촘한 항로를 따라 바다 생물을 남획해온지 오래다. 이런 사람의 영향으로 바다 생물의 서식지가 새로운 모습으로 재편되고 있는 중이다.

미세 플라스틱, 산업폐기물, 저인망 어선 등에 의해 바다 생물자원이 고갈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자연 상태로 남아있는 야생영역이 13%에 불과하며,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깊은 바다속 탐사 장면. ⓒschmidtocean.org
미세 플라스틱, 산업폐기물, 저인망 어선 등에 의해 바다 생물자원이 고갈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자연 상태로 남아있는 야생영역이 13%에 불과하며,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깊은 바다속 탐사 장면. ⓒschmidtocean.org

“바다 생태계 조만간 회복 불능 상태 도달”

7일 ‘스미소니언’ 지에 따르면 그동안 과학자들은 바다 속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영역인 ‘야생지역(wilderness)’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포괄적인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는 바다 속 ‘야생지역’의 존재가 갈수록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황폐해진 바다 속 환경을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자연 상태 그대로의 생물자원을 보존하는 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바다가 너무 광대해 과학자들은 정확한 데이터를 산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문제를  최근 호주 퀸즐랜드 대학과 바다 환경보존 단체인 WCS(Wilderness Conservation Society)의 과학자들이 최근 해결했다.

퀸즐랜드대학의 켄들 존스(Kendall Jones) 교수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거대한 바다를 모두 탐사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오판이었다. 바다를 모두 살펴본 결과, 자연 상태 그대로 남아 있는 영역은 13%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야생지역이 발견된 영역은 남‧북극 인근과 남태평양의 일부 해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대서양에는 야생지역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사람의 손길이 거대한 바다를 이미 대부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지금과 같은 속도로 바다 오염이 가속화하고 해수의 온도 상승, 산성화가 이어질 경우 나머지 자연 보존 영역 역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존스 교수는 “조만간 야생지역이 다 사라지고 바다를 회복시킬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논문은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 7월28일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The Location and Protection Status of Earth’s Diminishing Marine Wilderness’이다.

“바다의 종 보존대책 시급히 강구해야”

이 논문이 발표되면서 해양 분야를 연구해오던 많은 과학자들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미국 뉴햄프셔대학의 브래들리 바(Bradley Barr) 교수는 오랜 논란이 있었던 야생지역 연구 결과가 나온데 대해 환영하면서도 정확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1964년 미국 정부에 의해 지정된 ‘야생지역 보호법(Wilderness Act)’에 근거, 바다의 야생지역을 ‘자연을 보호해야할 영역이 아니라 아직까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영역’으로 이해하고 있다.

바 교수는 “존스 교수는 ‘사람의 손길이 이미 닿았지만 자연 상태를 보호해야할 필요성을 느끼는 영역’까지 야생 지역에 포함하고 있다”며 논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야생지역에 대한 정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야생지역 보호법’은 야생지역을 ‘사람에 의해 전혀 접근되지 않은 지역’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정의를 놓고 학자들 간에 논란이 있어 왔다. 일부 과학자들은 사람의 손길이 닿았더라도 자연 상태가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면 야생지역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존스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놓고 야생지역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학자들 간의 논란이 재연되고 있는 분위기다. 바 교수는 ‘야생지역 보호법’에 근거해 바다 속의 야생지역은 이미 찾아보기 힘들다는 주장을 펼쳤다.

NGER(National Geographic Explorer-in-Residence)의 해양생태학자 엔릭 살라(Enric Sala) 박사는 “존스 박사가 작성한 야생지역에 대한 해양 지도는 ‘글로벌 피싱 워치(Global Fishing Watch)’ 자료를 참조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피싱 워치에 따르면 중국과 타이완의 저인망 어선들이 남 태평양의 어업 구역을 확대하면서 자연을 훼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존스 박사 자료에 의하면 이 해역을 야생지역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것.

이런 주장에 대해 존스 박사는 “더 정확한 야생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학자들 간에 후속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며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지역들에 대해 추가 탐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바다 야생지역을 놓고 갖가지 주장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UN은 최근 자료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바다 속 야생지역을 10% 선에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재 3.6%의 야생지역이 남아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다양한 보고서가 발표되고 있지만 바다 속 생태계가 급속히 파괴되고 있다는 데는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모든 학자들이 바다를 살리기 위한 조치로 종 보전대책을 강구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거대한 바다가 인간의 손에 의해 위기에 직면에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8-08-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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