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르네상스 시대의 공학적 상상력
르네상스(Renaissance)는 14세기에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16세기까지 유럽 전역에서 일어난 대규모의 문예 부흥 운동으로, 고전주의를 부활시키고, 인간성을 옹호하며 회복하려는 인문주의(Humanism)를 기반으로 예술·문학·미술·철학·건축·과학 등 사회 전반적인 영역에서 새로운 문화가 형성, 발전되었다.
특히 르네상스 시기 미술 분야에서는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대상을 묘사하기 위하여 원근법·투시법·해부학·수학적인 방법들이 다양하게 시도되었으며, 이는 곧 미술과 과학의 융합으로 나타났다. 15세기에 들어서 동판화(engraving)와 에칭(etching)과 같은 요판(凹版) 기술이 발명되면서 각종 서적의 인쇄술에 판화가 결합하게 된다.
이와 함께 르네상스 시기 유럽에서는 ‘기계들의 극장(Theater of Machines)’ 혹은 ‘종이 위에서의 공학(Engineering on Paper)’이라고 부르는 공학과 미술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책들을 출판되기 시작한다. ‘기계들의 극장’ 전통의 출발은 보통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로 여겨진다.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발명가인 자크 베송(Jacques Besson, 1540~1573), 이탈리아의 공학자 비토리오 종카(Vittorio Zonca, 1568~1603),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공학자인 장 에라르(Jean Errard, 1554~1610), 이탈리아의 기계설계사이자 공학자인 아고스티노 라멜리(Agostino Ramelli, 1531~1610), 독일의 공학자이자 건축가인 게오르그 안드레아스 보클레르(Georg Andreas Bockler, 1617~1687) 등은 기계장치에 대한 공학적 상상력을 섬세한 미술 작품으로 표현한 책들을 저술한 대표적인 과학예술가들이다.
르네상스 ‘기계들의 극장’ 전통의 일원인 비토리아 종카는 40여 종의 기계장치 그림이 담긴 ‘새로운 기계들의 극장(New Theater of Machines,1607)’을 저술하였는데, 대부분 동판화 기법으로 삽화를 제작하였으며, 각각의 기계장치에 대한 미술적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고 정교하다.
그리고 자크 베송은 저서 ‘기계들의 극장(Theater of Machines, 1572)’을 통해 자신의 공학적 상상력을 그림에 담아 펼쳐 보였다. 특히 자크 베송은 책의 삽화 제작에서 프랑스 미술가이자 건축 디자이너 자크 앙드루에 뒤 세르소(Jacques Androuet du Cerceau, 1510~1584), 판화가 르네 보이빈(Rene Boyvin, 1525~1598) 등과 적극적인 협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장 에라르는 자신의 저서 ‘수학적 기계적 도구들(Le Premier Livre des Instruments Mathematiques Mechaniques,1584)’을 통해 수십 종의 기계장치 그림을 선보였으며, ‘수학적 기계적 도구들’은 1979년 프랑스어판으로 재출간된 바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새로운 문학 형태인 ‘기계들의 극장’ 혹은 ‘종이 위에서의 공학’ 전통의 기계공학 서적들 속에 그려진 기계장치 그림들은 다빈치의 비행기나 잠수함 설계도처럼 당대에는 실제로 만들어지지 않았거나, 기술적으로 제작이 불가능한 것들도 많았다.
즉, ‘기계들의 극장’ 전통의 책들은 오늘날 ‘그림책’ 장르에 매우 가까우며, 책 속의 기계장치 그림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 양식, 특히 판화의 정교한 표현 기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기계장치를 제작하기 위한 설계도이기도 하지만, 당대의 기술 수준을 뛰어넘는 과학적 · 공학적 상상력이 집약된 ‘예술적 산물(産物)’이었던 것이다.
(3767)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서울대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지능형 '전자피부' 개발에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AIST 조성호 전산학부 교수와 서울대 고승환 기계공학부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 제난 바오(Zhenan Bao) 교수 공동 연구팀이 이 같은 성과를 전기·전자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29일 게재했다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는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에 국내 개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과 수학자 허준이의 필즈상 수상 등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과총은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한 해의 주요 연구개발 성과와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과학기술 등을 매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우리나라 첫 달 궤도선 다누리의 달 궤도 진입 성공을 발표하면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이 지구를 넘어 달에 닿았다"고 28일 밝혔다. 오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8월 5일 지구를 출발한 다누리는 145일간의 항행 끝에 달에 도착했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일곱 번째 달 탐사 국가로서 우주탐사 역사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에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고 우주산업 육성에 나선다. 또 민관이 협력해 국가전략 기술을 본격 육성하고, 양자나 첨단 바이오 등 신기술 분야의 생태계 조성에 힘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러한 내용의 2023년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한국재료연구원(이하 재료연)은 국민투표를 거쳐 올해의 우수 연구성과 '탑3'를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재료연은 기관의 대표 연구성과를 조명하고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 국민투표 방식을 통해 우수 연구성과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미역, 다시마 등과 같은 갈조류(brown algae)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는 숲처럼 많이 흡수하고 주변 생물이 분해하기 까다로운 점액 형태로 방출해 온실가스를 장기 격리하는 지구온난화 시대의 '원더 식물'로 제시됐다. 독일 막스플랑크협회에 따르면 산하 '해양미생물학연구소' 연구팀은 갈조류의 배설물을 분석해 탄소 순환 과정에서 많은 양의 CO₂를 장기간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내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러시아 패배부터 현재와 같은 전황 지속까지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렸다. BBC는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영국, 미국, 이스라엘의 전문가 5명의 전망을 전했다. 마이클 클라크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전 소장 겸 엑시터대 전략연구소(SSI) 부소장은 이번 봄 러시아의 공격이 관건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