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상태의 물과 가장 흡사한 새로운 형태의 얼음이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다.
액체 상태의 물이 고체로 바뀐 얼음은 다 같은 것이 아니라 결정 형태가 밝혀진 것만 20종에 달한다. 여기에다 분자가 일정하지 않아 밀도로 따지는 비정질얼음도 두 가지나 있는데, 물과 밀도가 거의 똑같은 얼음이 추가된 것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화학교수 크리스토프 잘츠만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중밀도 비정질얼음'(MDA)으로 명명한 새로운 형태의 얼음을 발견한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저널과 대학 측에 따르면 연구팀은 액화 질소로 -200℃까지 냉각된 통에 쇠구슬과 함께 일반 얼음을 넣고 지속해서 흔들어주는 ‘볼밀링'(ball milling) 방식을 통해 액체 상태의 물과 밀도가 같고 물이 그대로 고체가 된 듯한 MDA를 찾아냈다.
볼밀링은 물질을 갈거나 혼합할 때 이용하는 기술로 얼음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정질얼음은 일정한 결정을 가진 일반적인 얼음(crystalline ice)과 달리 분자가 정연하지 않은 형태로 지구에서는 극히 드물지만, 극저온의 우주에서는 오히려 더 흔하다.
지금까지 발견된 비정질 얼음은 고밀도 비정질 얼음(1.13 g/㎤)과 저밀도 비정질 얼음(0.94 g/㎤) 두 종만 있었고 그사이에 다른 얼음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볼밀링 방식을 통해 액체 상태의 물과 같은 1.06±0.06 g/㎤ 밀도를 가진 MDA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액체 상태의 이산화규소(SiO₂)가 그대로 굳어 창문용 유리가 된 것처럼 MDA는 액체 상태의 물이 고체로 정확히 복제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온 상태의 물이 지금까지 여겨온 것보다 더 복잡하다는 점을 시사해주는 것으로 제시됐다.
잘츠만 교수는 “물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의 기반이고 이를 찾는 우주탐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과학적 견지에서 이해도가 낮다”면서 “이번 결과는 MDA가 두 종만 있다는 고밀도와 저밀도 비정질얼음 사이에 정확히 위치한다는 점을 보여줬으며, 액체 상태의 물과 물이 가진 많은 변칙성에 대한 이해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또 열량측정을 통해 중밀도 비정질 얼음이 온도가 높아져 재결정화할 때 많은 양의 에너지를 발산해 태양계 외곽의 얼음 위성에서 ‘빙진'(icequakes)과 구조운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목성이나 토성과 같은 거대 행성의 조석력이 위성의 얼음을 볼밀링처럼 잘게 쪼개는 힘으로 작용해 위성 내부에 미세한 백색 분말처럼 보이는 MDA가 존재할 수 있으며, 온도가 높아져 이 얼음이 재결정화할 때 엄청난 양의 열을 발산함으로써 ‘가니메데’와 같은 위성을 덮고 있는 수킬로미터에 달하는 얼음을 진동하고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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