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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이강봉 객원기자
2017-12-17

무인차 시대, 더 늦어진다? 기술개발 속도가 예상보다 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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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무인차 개발에 수십 억 달러를 쏟아 부은 자동차회사들이 자율운행차(self-driving cars) 보급을 통해 더 안전하고, 새로운 모바일 사회(mobile society)를 만들 수 있다며 낙관적인 주장을 거듭해왔다.

정치권 역시 마찬가지다.  게리 피터스(Gary Peters)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공화당)은 최근 워싱턴 D.C.에서 열린 컴퓨팅 컨퍼런스에서 “무인차가 우리 교통문화를 바꾸어놓는 것은 물론 수십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큰 기대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9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이 같은 주장의 근거는 매우 희박한 상황이다. 무인차의 센서, 알고리듬 등 기술적인 것은 물론 무인차가 만들어낼 미래, 즉 사회적·경제적,·환경적인 면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회사들과 일부 정치권에서 곧 무인차 시대가 도래할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  무인차 관련 엔지니어들의 견해다.
자동차회사들과 일부 정치권에서 곧 무인차 시대가 도래할 것처럼 주장하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 무인차 관련 엔지니어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ucsusa.org

현재 무인차 수준,  아직 사람이 필요해          

이런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미 환경부 산하 국립연구소에 근무하는 과학자들이 무인차 관련 연구보고서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무인차 개발은 대중이 생각하는 수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자율운행차(self-driving cars)로서 규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의 간섭을 받는 일 없이 승객이 원하는 곳에 데려다 줄 수 있어야 하는 등 5단계의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이 5단계 기준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구글, 우버 등 여러 기업들이 캘리포니아, 피츠버그, 펜실베이니아 주 등에서 무인차 실험을 하고 있지만  NHTSA 기준을 어느 정도 통과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일반 대중이 무인차 기술에 대해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2016년 5월 발생한 테슬라의 ‘모델S’와 트럭(smietrailer)과의 충돌 사고를 예로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무인차에 탑승했던 사람이 사망했다.

최근 NHTSB의 로버트 섬월트(Robert Sumwalt) 위원장은 “테슬라의 자율주행시스템이 운전자가 (차량 운행 중)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게 했다.”며, “자율주행이 완전한 현실이 되기 전까지 운전자의 충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인차가 NHTSB에서 규정한 AV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캘리포니아 수송기술혁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엔지니어 스티븐 쉘라도버(Steven Shladover) 씨는 “자동차회사들이 보다 더 솔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HTSB의 무인차 기준은 사람들이 접하게 될 AV가 목표로 한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최소한 승객이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기본적인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AV 기준 가운데 세 번째 단계는 운전 중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사람(운전자)에게 15초 안에 그 사실을 알려야 하고 사람에게 운전 책임을 넘겨야 한다.

그러나 무인차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엔지니어들은 현재 개발돼 있는 AV가 아직 이런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운전 중에 발생하는 인간적인 변수가 너무 다양하고, 또한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많은 자동차회사들이 현재 이 단계를 뛰어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를 입증할 어떤 사례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인차 개발이 생각한 것보다 더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개발 늦어지고, 무인차 도입 논쟁은 더 격화

무인자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수송 전문가들은 무인차 시대가 오기까지 수십 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의 교통문화를 대체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순탄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논쟁은 더 격화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교통지속가능성 연구소의 수잔 섀힌(Susan Shaheen) 공동대표는 “최근 토론들이 실제적인 사안을 다루기보다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낙관론자들은 무인차를 통해 교통사고가 대폭 줄어들고, 교통체증, 주차장 부족 문제가 해결되며, 교통 문제로 도시가 외곽으로 무분별하게 팽창하는 스프롤(sprawl) 현상이 줄어드는 등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솔린, 디젤유와 같은 화석연료 소비를 대폭 줄여 공기오염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전제 하에 교통체증으로부터 풀려난 사람들이 차 안에서 일을 하면서 출근하는 영상들을 배포하고 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정반대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운전 부담으로부터 풀려난 사람들이 무인차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무인차 사용량이 더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교통 혼잡과 에너지 소비, 그리고 공해를 가중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예기치 못한 소프트웨어 사고도 우려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규모 교통두절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경제적 위화감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무인차 가격이 비싼 만큼 부유층이 아니고서는 차량 구입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무인차를 구입해 쓰는 사람과 빌려 쓰는 사람 간의 위화감이 조성되고  불평등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세계적으로 사람들 간에 경제적인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 이로 인해 다른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런 논쟁에 앞서 자동차회사들이 무인차 개발 상황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개발 상황이 입증되지 않은 가운데 사회적으로 오해가 증폭될 수 있다는 것. 기술 개발에 애를 먹고 있는 자동차사들이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있는 국면이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7-12-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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