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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6-09-20

면역항암치료 극대화 방안 찾아 면역반응과 면역억제 조절 분자스위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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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3세대 암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면역항암치료의 제한점을 극복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해 다른 난치병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는 단서가 발견됐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의대와 무어스(Moors) 암센터 연구진은 면역 억제를 조절하는 분자 스위치를 찾아내 면역 치료 효과를 크게 향상시킴으로써 암에서부터 알츠하이머병이나 크론병 같은 난치병까지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19일자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UC샌디에이고 의대 병리학과 주디스 바너(Judith A. Varner) 교수는 “T세포 체크포인트 억제제와 같은 면역항암제는 조기 치료와 임상시험에서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나 효과가 보편적이지는 않다”며, “우리 연구진은 현재 활용되는 면역치료 효과를 증강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암의 면역 억제를 조절하고 면역항암치료를 더욱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핵심 기전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고 밝혔다.

우리 몸에서 자연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T세포(적색)의 공격을 받고 있는 구강 편평상피 암세포를 모조 컬러 스캔 전자현미경이 그려냈다.  ⓒ National Cancer Institute
우리 몸에서 자연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T세포(적색)의 공격을 받고 있는 구강 편평상피 암세포를 모조 컬러 스캔 전자현미경으로 포착했다. ⓒ National Cancer Institute

대식세포, 면역 증진과 억제에 관여

우리 몸에 병원균이 침범하거나 손상을 받으면 인체 면역체계는 먼저 대식세포를 출동시켜 이에 대처한다. 백혈구의 일종인 대식세포는 염증을 일으키는 단백질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며 이 사이토카인은 또다른 면역세포인 T세포가 건강상의 위협을 공격하도록 촉발한다. 대식세포는 그 다음 스위치를 전환해 T세포의 활동을 약화시키고 조직 복구를 자극하는 다른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게 된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이나 크론병 같은 만성 염증성 질환에서는 대식세포가 악성으로 바뀌어 염증 촉발 사이토카인 등을 계속 생산해 정상세포를 죽이거나 변형시켜버린다. 반면 암에서는 수많은 대식세포들이 항염증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면역 억제를 유도함으로써 치료과정을 차단해 버린다.

면역항암제 효과 추적 ‘분자 표시’ 발견    

바너 교수팀은 ‘네이처’ 논문에서 위와 같은 활동에 핵심 역할을 하는 원인물질로 ‘PI-3 키나제 감마(PI3Ky)’라는 대식세포 효소를 적시했다.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PI3Ky 신호가 항암 T세포의 활동을 방해해 면역을 억제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PI3Ky 신호를 차단하자 면역반응이 활성화되고 실험 쥐에 이식된 종양 성장이 크게 억제됐다. PI3Ky 차단은 또한 몇몇 암에 대한 기존 항암제의 반응을 확대시키고 면역항암제와 시너지 효과를 내 종양을 제거했다. 바너 교수와 무어스 암센터 연구진은 이와 함께 실험 쥐와 암 환자에게서 면역항암치료제의 효과를 추적할 수 있는 ‘면역 억제’와 ‘면역 반응’의 분자 표시(molecular signature)를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미국 UC샌디에이고 의대 병리학과 주디스 바너 교수 ⓒ UCSD
연구를 이끈 미국 UC샌디에이고 의대 병리학과 주디스 바너 교수 ⓒ UCSD

무어스 암세터 항암면역치료 프로그램 책임자인 에즈라 코헨(Ezra Cohen) 박사는 “T세포 체크포인트 억제제를 비롯해 최근 개발된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반응을 잘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그 효과가 일부 환자에 국한되는 것은 종양 연계 대식세포가 형성하는 면역억제 미세환경을 변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의 연구는 환자들의 면역 치료에 대한 반응을 최대화해서 암을 제거할 수 있는 전략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암 연계 대식세포의 문제효소 차단이 관건

이번 ‘네이처’ 게재 논문은 바너 교수팀의 다른 연구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들은 금년 5월 ‘캔서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 온라인판에 췌장 관세포암(PDAC)에 걸린 동물모델에서 ‘암 연계 대식세포’의 PI3Ky를 차단하면 면역반응을 자극해 암세포의 침범과 전이, 섬유성 흉터를 억제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췌장 관세포암은 암 가운데서도 매우 공격적이고 치료가 어려운 췌장암 중 가장 흔한 형태다.

바너 교수팀은 또한 지난해 12월 ‘캔서 디스커버리’에 발표한 논문에서 인체 면역세포의 하나인 B세포와 종양 연계 대식세포와의 교신을 방해하면 췌장 관세포암 성장을 억제하고 표준 항암치료에 대한 반응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보고하기도 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와 오레곤, 스위스의 과학자들이 포함된 연구팀은 쥐 실험 결과 B세포와 대식세포의 기능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효소인 브루턴 티로신 키나제를 억제하면 T세포가 이끄는 항암 면역반응이 회복된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자연적인 적응 면역반응을 재활성화시키는 것이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6-09-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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