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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20-01-10

면역세포가 암 탐지하는 새 방법 확인 감마-델타 T세포 활성화기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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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서 감염과 맞서 싸우고 있는 중요한 면역세포가 어떻게 활성화되는가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렸다.

호주 피터 도허티 감염 및 면역연구소(Doherty Institute)와 올리비아 뉴튼-존 암 연구소 및 생명공학회사 CSL은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9일 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 25년간 과학자들을 곤혹스럽게 해온 감마-델타 T세포의 활성화 기전을 밝혀냈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내용은 감마-델타 T세포가 암세포나 다른 여러 세포에 존재하는 부티로필린 2A1이라는 분자와 결합함으로써 활성화된다는 사실이다.

이번 발견에 따라 항암 면역치료제의 효과가 미흡한 현실에서 새 면역치료제 개발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는 도허티 연구소 마크 리고(Marc Rigau) 멜버른대 박사과정생의 주도 하에 이 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아담 울드리히(Adam Uldrich) 박사와 실험실 책임자인 데일 고드프리(Dale Godfrey) 교수, 올리비아 뉴튼-존 암 연구소 안드레아스 베런(Andreas Behren) 박사가 참여했다.

부티로필린 2A1이 표시된 흑색종 부분이 녹색으로, 세포핵은 파란색으로 강조돼 있다.  Credit: research team
부티로필린 2A1이 표시된 흑색종 부분이 녹색으로, 세포핵은 파란색으로 강조돼 있다. ⓒ research team

T세포 수용체가 부티로필린 2A1과 결합

T세포는 B세포와 함께 우리 몸 안에 세균 같은 이물질이 나타나면 이를 탐지해 제거하는 적응성 면역(adaptive immunity)의 주축을 이루는 면역 림프구다. 따라서 T세포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방어 체계가 취약해져 쉽게 병에 걸리게 된다.

감마-델타 T세포는 대부분의 T세포가 표면에 알파와 베타 두 개의 당단백질 사슬로 구성된  T세포 수용체(TCR)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 독특하게 감마와 델타 사슬로 이루어진 TCR을 가지고 있다. 알파-베타 T세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고, 장 점막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다.

이 감마-델타 T세포는 면역의 일선에서 특히 지질 항체를 탐지하는데 탁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세포들이 어떤 조건에서 반응을 일으키는지는 확실히 규명되지 못했다.

도허티 연구소의 울드리히 박사는 이 T세포가 박테리아나 암세포가 생성하는 인 항원(phosphoantigens) 소분자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 항원 소분자가 이들 감마-델타 T세포를 활성화시켜 종종 병에 걸린 세포들을 제거한다는 것.

고드프리 교수는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감마-델타 T세포가 어떻게 인지질을 감지하는지에 대한 근본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고심해 왔다”고 말하고, “우리는 감마-델타 T세포 표면에 있는 T세포 수용체 분자가 암세포를 포함해 우리 몸 전체에 있는 많은 다른 유형의 세포들에 존재하는 부티로필린(butyrophilin) 2A1이라는 또 다른 분자와 결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감마-델타 T세포가 감염원과 암을 탐지하는 방법을 묘사한 그림 Credit: Adam Uldrich
감마-델타 T세포가 감염원과 암을 탐지하는 방법을 묘사한 그림 ⓒ Adam Uldrich

“개선된 면역치료제 개발 돌파구 열어”

배런 박사는 “이번 발견은 감마-델타 T세포가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면역 기능의 이해에 대한 핵심적인 진전”이라고 연구 의의를 평가했다.

그는 “이번에 발견한 돌파구를 통해 개선된 면역치료법을 개발함으로써 암과 감염병으로부터 고통받는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역시 3개 기관의 협력을 통해 얻은 결실로서, 날로 세분화하는 과학의 영역에서 다학제와 세부 전공 간 협력 연구 및 산학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논문 저자의 한 사람이자 CSL 분자생물학 분야 선임 책임자인 콘 파누시스(Con Panousis) 박사는 “이 연구 프로젝트는 산학 협력의 힘을 나타내 준다”고 말하고, “우리는 거의 10년 전에 부티로필린 2A1을 잠재적인 치료 목표로 확인했으나, 정확한 생물학적 기능을 확실히 알지 못했었다”고 밝혔다.

파누시스 박사는 “이번 발견으로 감마-델타 T세포의 작동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질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면역요법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기대를 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와 관련해 특허를 출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20-01-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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