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강한 봉쇄정책을 펼치고 있는 독일은 최근 코로나19 감염 속도가 명백하게 줄어듦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100일 넘게 지속되고 있는 봉쇄정책에 독일 시민들의 피로감 역시 상당하다. 지친 독일 시민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찾아왔다. 5월 6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4월 20일 이미 완화된 적 있는 봉쇄정책을 마침내 한차례 더 크게 완화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난 며칠간, 코로나 내각은 연방 정부와 16개 주 총리들 및 각 부처 장관들이 참여한 화상 회의를 통해서 봉쇄정책의 완화를 기본으로 한 일반적인 독일 사회 시스템 변경을 결정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는 목표를 달성한 점에 대해서 매우 훌륭한 평가를 내리며 앞으로가 더욱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새로운 감염자 수 증가 곡선을 보면 우리는 그동안 매우 철저하게 봉쇄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감염자 수 감소 측면에서 계속 좋은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보이는듯 합니다. 철저하게 따라준 모든 시민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봉쇄 정책이 크게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큰 제한조건들은 존재한다. 차츰 정상으로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는 일반적인 독일 사회 시스템 변경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따라서 이 조치는 연방 주들의 상황에 따라서 각각 1주에서 2주 후에 점진적으로 또 서로 독립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각 연방주마다 구체적인 사항들은 유동적으로 달라지지만, 전체적으로 시행되는 규칙들은 다음과 같다.
몇 개월간 중지되었던 독일 국민들의 삶의 원천 중 하나인 독일 축구 리그 분데스리가가 5월 16일부터 (무관중으로) 재개된다. 철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통과한 선수들만이 출전할 수 있다.
평상적인 사람들 간의 접촉은 여전히 최소 6월 5일까지 강하게 제한된다. 하지만 2명 이하로만 만날 수 있었던 현재와는 다르게 두 가족 구성원의 공공장소에서 만남은 허용된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은 방문이 허용된다.
이전까지 800 평방미터 이하의 상점만 부분적으로 열 수 있었던 점과는 다르게, 크기 제한 없이 모든 상점들은 (부분적으로) 다시 운영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상점 내의 모든 사람들은 의무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하여야 하고, 1.5m 거리 두기도 계속 유지된다.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도 여전히 의무이며, 1.5m 거리 두기 역시 유지된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대형 스포츠 센터나 놀이터의 경우 위생 수칙을 철저히 이행한다는 가정하에 다시 운영이 된다. 제한조건이 여전히 까다롭기에 대부분의 대형 스포츠 센터들은 여전히 문을 닫을 가능성이 크다.
종교시설 및 박물관, 미술관, 식물원, 동물원 등의 문화시설도 점차적으로 문을 열 수 있으며, 그간 배달만 진행했던 독일 내의 모든 식당들도 점차적이지만 다시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 행사나 각종 축제들은 8월까지 전면 금지된다.
여름방학 때 (독일의 경우 7월) 학교 등교를 다시 정상화시킬 계획이기에, 이에 따라서 모든 학교 및 대학교들과 연구소들은 준비를 철저히 할 계획이다.
이번 5월 6일 새로운 봉쇄 정책 완화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학교 및 연구소 그리고 경제활동의 정상화 노력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 100일간 폐업한 상점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에 큰 우려를 표하던 독일 정부는 그간 각종 대처방안을 내놓았고 이번 조치를 통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과 저녁을 즐기는 유럽인들에게 식당의 재영업은 더없이 반가운 봄비 같은 소식이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식당의 재영업에 관해서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는 정말 큰 도전이 될 것입니다. 각종 위생 문제와 좌석 배치 등의 사소한 문제들에 관한 규제들이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봉쇄정책 완화에 관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더 많은 자유에 관한 더 큰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녀는 이러한 자유에는 새로운 제한 조건이 따르는데, 일주일간 지켜본 후 10만 명당 50명의 새 감염자가 다시 발생한다면 다시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로 5월 8일 현재, 일주일간 독일 내의 인구 1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는 8명 정도이다. 총리이기 이전에 과학자인 메르켈은 과학의 힘을 믿으며 코로나19의 해결책으로 치료제와 백신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이들의 개발과 출시 전까지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정부의 목표이며, 이에 맞추어서 보건 시스템을 무리 없이 유지해야 한다는 목표에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독일 연방 정부는 3월 중순부터 시행하던 광범위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더욱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봉쇄 조치의 완화 후 재확산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말 내에 집단 감염 사례가 나왔다.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스타인주의 도축공장에서 40여 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했으며, 중부 튀링겐 주에서는 노인 요양 시설 직원의 집단 감염이 확인되었다.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는 5월 10일 현재 코로나19 재생산지수(코로나19의 감염자 1명이 타인에게 얼마나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지에 관한 지수)가 다소 올라갔다고 발표했다. 봉쇄정책의 완화전에는 0.65까지 내려갔던 재생산지수가 5월 9일부터 1이 넘었고 10일 현재 1.13까지 올라갔기 때문이다. 다만 로베르트코흐연구소는 이에 관해서 확실히 상황이 악화되는 것인지 단정 지을 수 없으며 며칠간의 더 주의 깊은 관찰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의 국영 해외방송인 도이체벨레(Deutsche Welle, 독일의 소리)에서는 코로나19에 관한 각종 잘못된 정보를 포함한 루머들에 관해서 팩트 체크를 하면서 시민들을 향한 당부 메시지를 전했다.

- 김민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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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05-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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