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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심재율 객원기자
2021-02-16

도박에 빠지면, 사망 위험 37% 높아져 영국인 10만명의 은행거래 데이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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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대학 연구원들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심각하 수준의 도박 중독자는 일반인보다 사망률이 3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수준의 도박 중독자 중 상위 1%는 수입의 58%를 도박으로 탕진했고, 10명 중 1명은 8%를 도박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 저널에 발표한 이번 연구에서 나오미 머글턴(Naomi Muggleton) 박사는 “도박은 금전적인 피해를 불러오며 부정적인 생활방식에 젖어 들게 하고 건강을 해치고, 도박하지 않던 사람도 불과 수개월 만에 심각한 수준으로 도박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도박에 빠진 사람은 사망의 위험이 높아진다. © 픽사베이

보통 이런 연구는 소규모 집단을 표본으로 삼아 진행되지만, 이번 연구는 긴 시간에 걸쳐 대규모 은행거래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신뢰성이 높다.

연구팀은 최대 7년 동안 영국 소비자 은행이 제공한 익명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월 소득과 도박 지출 비율을 비롯해서 31가지의 금융, 사회 및 건강 결과 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도박하는 영국인 한 해 평균 200만 원 지출

특히 2018년, 연구팀은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추적했다. 1년 동안 도박에 들어가는 비용은 평균 1345 파운드(약 200만 원)였다. 그러나 10만 명 중 중간 정도의 비용을 지출한 사람이 쓴 실제 평균 비용은 이보다 훨씬 낮은 125 파운드(19만 원)였다. 이는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도박은 중독성이 강하고 재정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지만, 도박이 사망률 증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높은 수준의 도박은 남녀노소 모두 사망이 3분의 1 정도 (37%) 높아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머글턴 박사는 "놀라운 발견은 심지어 낮은 수준의 도박이 얼마나 해로운지에 대한 내용이다. 여러 해 동안 도박의 폐햬에 대한 연구는 가장 극단적인 도박 중독자에게 발생하는 나쁜 결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번 연구는 낮은 수준의 도박도 역시 경제적 고통, 사회적 병폐, 그리고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애매한 부분은 무엇이 먼저 원인을 제공하느냐 하는 것이다. 도박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지, 혹은 동네 가게에서 광고하면서 간단한 도박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이미 취약한 계층 사람들을 더욱 나쁜 상태로 몰고 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매사추세츠 대학(University of Massachusetts) 공중 보건 대학의 레이첼 볼버그(Rachel Volberg) 박사는 “이번 연구는 도박의 해악을 이해하는 데 있어 진정한 도약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월드컵 광고 6개 중 1개가 도박 광고

영국을 비롯해서 많은 국가에서 도박은 점점 '평범한 취미생활'로 여겨지는 추세이다. 지난 10년 동안 도박 광고가 쏟아지면서 사람들은 도박에 더 쉽게 접근하게 됐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는 좀 더 심각하다.

영국 최대 민간방송인ITV가 중계한 2018 FIFA 월드컵 프로그램에 나온 6개의 광고 중 1개가 도박을 홍보했다. 이 때문에 영국의 공중 보건 연구원들은 '스포츠의 도박화'라고 우려한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21-02-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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