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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5-09-04

대기오염이 간 질환도 일으킨다 초미세먼지가 간 섬유증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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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오염이 간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심하면 대사질환이나 간암의 원인이 되는 간 섬유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웨인주립대 의대 분자의학 및 유전학 센터 장 케홍(Kezhong Zhang) 교수팀은 대기 중에 고농도로 부유하는 직경 2.5㎛ 이하(PM2.5)의 초미세먼지를 흡입하면 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대부분의 만성 간질환에서 나타나는, 세포 바깥의 기질 단백질 콜라겐이 축적되는 병적 상태인 간 섬유증을 촉발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 연구는 ‘간 연구 저널’(Journal of Hepatology )에 게재됐다.

통상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먼지 가운데 입자가 큰 것은 호흡할 때 기관지 섬모에 의해 걸러진다. 그러나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 이하의 미세먼지는 잘 걸러지지 않고 기관지나 폐 속으로 들어가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먼지들은 PM(Particulate Matter)10이라고 표기되며,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나 스모그, 자동차 배출가스나 공장 굴뚝 등에서 나오는 것들이 대표적이다.

이에 비해 입자 크기가 더 작은 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PM2.5)는 도로 포장 재질과 타이어 및 브레이크에서 나오는 먼지와 함께 가솔린과 디젤엔진에서 생기는 입자들과 가스들이 섞여있는 아주 작은 복합 혼합물이다. PM2.5는 교통이 혼잡하고 산업활동이 집중된 대기환경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구성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최근의 역학(疫學) 연구들은 높은 농도의 초미세먼지가 심장질환과 대사질환 위험을 한층 높인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지구를 덮고 있는 공기 중의 미세먼지 등 에어로졸의 양을 노란색에서 오염이 심한 검은색까지 색깔로 표시했다.  ⓒ Wikimedia
지구를 덮고 있는 공기 중의 미세먼지 등 에어로졸의 양을 노란색에서 오염이 심한 검은색까지 색깔로 표시했다. ⓒ Wikimedia

초미세먼지가 촉발한 스트레스 신호가 콜라겐 축적 부추겨

장 교수팀은 오하이오 주립대 공중보건대학의 선 낑화(Qinghua Sun) 교수와 함께 동물모델에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의 초미세먼자를 단기 및 장기간 흡입토록 노출시켰다. 10주 동안의 노출 후 조사해 보니 실험동물들에게 간 섬유증이 생긴 것을 확인했다. 분자적, 세포적, 병리학적 방법을 동원해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초미세먼지가 촉발한 스트레스 신호를 받아들이는 세포막의 스트레스 센서와 그 신호를 변환하는 세포 안의 중개자를 발견했다. 초미세먼지가 촉발한 염증성 스트레스 반응은 성장인자 베타(TGFβ) 신호 변환을 활성화시켜 간에서 섬유증의 특징인 콜라겐 축적을 증진시켰다.

장 교수는 “우리 연구는 대기 오염 환경 하에서의 진료와 보건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간섬유증은 만성 간염 바이러스 감염, 비만, 알코올 중독 혹은 자가면역질환 등에 의한 만성 간 손상이 더욱 진전된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대기 오염, 특히 초미세먼지가 간 섬유증의 독립적인 위험요소라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다”고 말하고, “새로운 건강 위험요소를 식별해 내고 간 질환의 이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이며, 연구에서 밝혀진 분자적, 세포적 메커니즘은 대기 오염과 연계된 임상적 질병 진단이나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공기 중의 입자 크기 비교표  ⓒ Wikimedia
공기 중의 입자 크기 비교표 ⓒ Wikimedia

운전 많이 하면 간 건강상태 점검 필요

간은 고농도의 초미세먼지 노출 하에서 질병이 번지는 것을 좌우하는 핵심 장기이다. 따라서 교통 체증을 자주 경험하는 운전자들은 건강검진시 간 질환을 나타내는 표지자나 관련 효소 상태를 주의 깊게 점검해 보는 것이 안전하다. 또 자동차와 타이어 등의 제조업체는 오염된 외기를 걸러내고 내부 공기를 정화하는 시스템 개선 및 타이어와 브레이크의 마찰로 인해 공기 중에 퍼지는 미세입자 대책에 깊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장교수는 “의사나 보건 전문가들은 간의 병리학을 모니터링하고 도시의 오염된 대기 속에 살고 있는 일반인들과 환자를 위한 예방적 치료 전략을 점검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 오염 문제는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중요하고 광범위한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BC(black carbon)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미세먼지가 눈과 피부질환 및 천식을 유발하고 사망률을 높이며, 폐암, 심혈관질환, 호흡기 질환,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 손상을 일으키는 한편, 임신부가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되면 조산과 태아 사망, 기형아 출산과 같은 큰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현재 환경공단 등에서 대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를 스마트 폰 앱(우리동네 대기질)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있는 만큼 스포츠 같은 외부행사 때는 이를 참고해서 활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5-09-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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