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우리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면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다각도로 모색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비이산화탄소(non-CO2) 온실가스 배출원인 농업부문에서는 농법과 식품소비패턴의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농업 관행을 변화시키고 육류와 유제품 위주 식단을 벗어나면 2050년까지 농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5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 정책을 제시하는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원(IIASA)이 주도한 연구에서다.
IIASA 연구원 스테판 프랭크(Stefan Frank)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네 가지의 다른 글로벌 경제모델을 조합해 처음으로 농업부문 비이산화탄소 저감을 상세히 분석하고, 감축 잠재력을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 17일자에 발표됐다.
공급과 수요 측면의 감축 전략
연구팀은 글로벌 경제모델들에서의 각 감축 옵션이 가지고 있는 감축 잠재력을 계산했다.
프랭크 박사는 “우리는 지역별로 서로 다른 감축 옵션들이 기여하는 바에서 통찰력을 얻어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강력한 방출 감소 전략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그 결과 농업부문에서의 노력만으로도 2050년까지 농업부문 메탄과 아산화질소 배출량을 15%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는 0.8~1.4 기가톤에 달하는 양이다.
또 식품 과소비국가들에서 식이습관을 바꾸면 추가적으로 연간 0.6기가톤을 감축할 수 있게 돼 총 배출량을 23%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IIASA에서 개발된 지구 생물권 관리 모델(GLOBIOM), 그리고 독일 본대학 및 PBL 네덜란드 환경평가기구, 네덜란드 바흐닝헨대에서 각각 개발한 CAPRI, IMAGE 및 MAGNET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2050년까지의 탄소가격 추이 8가지를 모델링해 농업부문에서의 경제적 배출 감축 잠재력을 평가했다. 그 수치는 톤당 20달러에서 950달러까지 다양했다.
여기에서 가장 높은 수치는 모든 경제부문을 통틀어 1.5°C의 기후 안정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가격으로 상정됐다.
그 결과 가장 높은 950달러 탄소 가격이 적용된다면, 2050년까지 연간 3.9기가톤의 배출 감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아무런 완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에 비해 50% 낮은 수치다.

쇠고기와 낙농업이 농업부문 감축 잠재량 2/3 차지
농업부문에서 배출되는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현재 인간활동으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10~12%를 차지하며, 합성비료 사용과 되새김 가축 수 증가로 그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다.
1990년 이래 배출량은 3분의1이 증가했으나 생산량은 70%가 늘어나 농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세계가 1.5°C의 기후 안정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면 농업부문 배출량은 좀 더 떨어져야 한다.
특히 쇠고기와 낙농산업은 온실가스가 고도로 집중되는 곳이며, 모든 모델과 탄소값 시나리오에 따르면 농업부문 총 감축 잠재력의 3분의2 이상 기여할 여지를 가지고 있다.
프랭크 박사팀은 배출 저감을 위한 세 가지 영역을 확인했다.
먼저 소화력이나 혐기성 소화조 개선을 위한 동물 사료 보충제 같은 공급 측면의 과학적 옵션과, 경작과 가축 포트폴리오 같은 농업에서의 더욱 기본적 변화인 구조적 옵션, 그리고 생산 수준에서의 변화 같은 생산 효과 증대가 그것이다.
수요 측면의 옵션들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국민들이 동물성 식품을 덜 먹는 쪽으로 식단을 전환하는 것이 포함됐다.
프랭크 박사는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강도가 높은 쇠고기와 우유 같은 제품들에 대해 저감 행동을 취하는 것은, 공급 측면에서 실질적인 배출량 감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국 정책입안자, 농축 생산 측면에서 조치 취해야”
각 모델들에 따르면, 탄소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기술적 및 구조적 옵션들이 고갈되고, 그 이후 고기와 유제품 같은 온실가스 집약 제품들의 생산과 소비가 줄어들게 됨으로써 배출량 감축이 달성될 수 있다.
식이의 변화는 여기에 추가적인 이득을 안겨준다. 과소비국에서의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아산화질소와 메탄 방출이 줄어드는 동시에, 식량 안보에서 혜택을 누리는 세계 여러 지역들에서 고기와 유제품으로부터 얻는 칼로리 섭취량이 더욱 균형 있게 분배된다.
다만 소비 측면의 노력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IIASA 연구원이자 논문 공저자인 페트르 하블리크(Petr Havlík) 박사는 “모델에 따르면 식이 변화는 1.5°C 기후 안정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의 일부로만 기여할 수 있으며, 정책입안자들은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배출 완화 잠재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생산측면에서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모델을 비교해 보면 비이산화탄소 방출 참조 수치와 관련 저감 잠재력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런 불확실성이 줄어들지 않는 한 방출 기술에 대한 계획도 중요하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각국의 정책입안자들이 지역적 저감 우선순위를 확인하는 한편, 농업이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통찰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김병희 객원기자
- hanbit7@gmail.com
- 저작권자 2018-12-18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