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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병희 객원기자
2020-09-22

남반구 강우량 금세기 말까지 30% 줄어든다 온난화 특성과 300만 년 전 기후모델 결합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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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온난화 추세와 약 300만 년 전의 중기 선신세 온난기(mid-Pliocene Warm Period) 때의 기후모델을 기반으로 한 분석 연구 결과, 브라질을 포함한 남반구 열대 및 아열대 국가들은 앞으로 더욱 긴 가뭄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됐다.

이 예측에 따르면 연간 강우량이 현 수준에 비해 30%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시나리오에서 고려된 주요 변수 중 하나는, 기후 변화의 영향이 완화되지 않는 한 2050년에서 금세기 말 사이에 지구 평균기온이 섭씨 3도 상승한다는 점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하기 전인 중기 선신세는 1850년대 전후의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기온이 섭씨 2~3도 높았기 때문에 오늘날의 온난화가 갖는 특징을 공유한다.

당시 고위도 지역의 해수면 온도는 북반구에서는 섭씨 9도, 남반구에서는 섭씨 4도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준은 400ppm으로 오늘날과 비슷했다.

브라질 상파울루대 해양학 연구소(IO-USP) 가브리엘 마르케스 폰테스( Gabriel Marques Pontes) 박사과정생이 주도한 이번 연구(Drier tropical and subtropical Southern Hemisphere in the mid-Pliocene Warm Period)는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레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됐다.

이 연구에는 IO-USP 일라나 바이너(Ilana Wainer) 교수가 논문 시니어 저자로,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  안드레아 타스케투(Andréa Taschetto) 박사가 공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300만 년 전의 중기 선신세 온난기 때의 기후와 현재의 온난화가 특성을 공유한다고 보고 이번 연구 분석의 기초로 삼았다. © Gabriel Marques Pontes / USP

“중기 선신세, 금세기 남은 기간과 상황 유사”

연구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산업화 시대 이전 조건과 비교해 중기 선신세 남반구의 여름철 강우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다른 점 중 하나는 아열대 수렴대(STCZs)를 따라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사항은 북반구 열대지역에서 강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열대 수렴대(ITCZ)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열대 수렴대를 따라서 11월부터 3월까지 내리는 총 평균 강우량은 두 모델에서 모두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는 남반구의 열대와 아열대가 정상보다 더 건조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라며, “중기 선신세에 대한 평가 결과 북반구와 남반구 간 서로 다른 온난화율과 관련해 미래의 온난화 시나리오에 제약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논문 시니어 저자로 참여한 IO-USP 일라나 바이너(Ilana Wainer) 교수는, 중기 선신세는 지구 역사에서 가장 최근의 시기로서 당시의 지구 온난화는 금세기의 나머지 기간 동안 예상되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예상되는 자연 변동성을 인간 활동으로 야기된 변화와 구별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과거 기후의 극한 상황을 연구하면 미래의 시나리오를 설명하고 관련된 불확실성을 해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폰테스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중기 선신세 때의 남반구 강우 변화에 대한 최초의 세부적인 조사”라고 말하고, “과거 온난한 기후 동안의 대기 순환과 강수를 이해하면 미래의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 대해 어떤 제약들이 있는지를 확인하는데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260만~530 만 년 전의 선신세(Pliocene) 시기 생물군계. © WikiCommons / Giorgiogp2

지구 온난화 속도, 예측보다 빨라

세계기상기구(WMO)가 지난 7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기온은 2024년까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1.5도 이상 상승할 수 있으며, 이는 과학자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라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향후 5년 동안 여러 지역에 걸쳐 극단적인 강수 변동성이 나타나거나 가뭄과 홍수에 직면할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지난 3월 WMO는 2019년의 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대보다 섭씨 1.1도 높은, 기록상 두 번째로 따뜻한 해였다고 확인했다. 가장 따뜻했던 해는 2016년으로, 적도 태평양의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해수면 온도를 특징으로 하는 엘니뇨 현상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

1980년대 이래 매 10년마다의 기온은 그전 10년보다 온난해지고 있다. WMO는 빙하의 후퇴와 기록적인 해수면 증가, 해양의 열과 산성화 증가 그리고 극단적인 날씨가 복합돼 인간과 환경의 건강에 큰 충격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세계의 사회경제적 발전에 영향을 미치고, 지상과 해양 생태계에서 동식물의 이주와 식량 불안을 야기한다.

불법적인 삼림 벌채로 벌거숭이가 되어가는 아마존 열대우림. © WikiCommons / Ibama from Brasil

“조치 없으면 금세기 말까지 섭씨 3도 상승”

지난 2015년에 전 세계 195개 국이 파리 협약에서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에 서명하고, 지구 온난화 온도를 섭씨 1.5~2도 사이로 제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폰테스 연구원은 “UN이 온난화를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추진했으나 섭씨 1.5도 제한은 이미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모든 결과들이 이번 연구에서 수행된 중기 선신세 시뮬레이션처럼 금세기 말까지 섭씨 3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 선신세에는 실질적으로 식생에 대한 외부적인 충격이 없었다. 당시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규모가 훨씬 더 커서 더 많은 수분을 생성해 이 지역의 건조한 기후를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림 벌채와 산불이 현재와 같은 비율로 계속된다면 미래의 가뭄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3월 가뭄으로 인해 베네수엘라 열대우림에서 산불이 일어난 모습. © WikiCommons / Cabruta08

한 해에 아마존 삼림 벌채 34%, 산불 28% 증가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8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아마존 삼림 벌채는 1년 전보다 34% 증가했다. 9200 평방㎞가 넘는 숲이 12개월 만에 파괴된 것이다.

아마존 삼림 벌채는 1990년 대에 비해 일정 기간 하락세를 보이다 2013년 이후 몇 년 동안 계속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INPE 자료에서는 또 2020년 7월 현재의 산불이 지난해에 비해 28% 증가했으며, 이는 2010년 이후 최악으로 간주되고 있다. 폰테스 연구원에 따르면 남미의 건조한 날씨와 높은 기온은 연간 강우량을 30%까지 감소시켜 대륙 전체에 물 부족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폰테스 연구원은 “온난화와 삼림 벌채를 더욱 많이 완화할수록 기후 변화가 남미 인구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남미의 강우 감소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삼림 벌채와 온난화의 영향을 함께 분석함으로써 식물의 자생 면적 변화를 고려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20-09-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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