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초·중·고 학생들이 과학적 창의력과 탐구력을 겨루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9월 3~4일, 청소년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창의적 탐구력을 키우기 위해 마련된 제34회 전국 청소년 과학탐구대회가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으로 동국대 경주캠퍼스에서 열렸다.
1983년 시작되어 올해로 34회째를 맞은 과학탐구대회는 국내 최대 규모로, 탐구와 토론 중심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을 뿐 아니라 2~3명이 팀으로 참가하기 때문에 과학 꿈나무들의 교류와 협력의 장이 되고 있다.
탐구토론, 치열한 논쟁으로 열기 뜨거워
올해는 융합과학, 기계공학, 항공우주, 탐구토론 등 4개 종목에 165개 팀 431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각 학교 예선과 시도대회 본선을 통과해 이번 결선에 진출했기 때문에 8개 시와 9개 도의 대표 자격으로 출전한 셈이었다.
수상 내용을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는 없지만, 자기소개서나 학생부 진로활동영역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찾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과 활동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대회 경쟁률이 높았고, 그만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대회도 엄중한 경계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탐구토론 종목의 열기가 뜨거웠다. 융합과학과 기계공학, 항공우주 종목은 현장에서 미션이 발표되지만, 탐구토론은 사전에 탐구주제가 공개되기 때문에 발표자료를 미리 준비해 올 수 있는데다 상대편의 발표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과 논리적인 반박이 이어지는 논쟁이 치열했다.
올해 초등부 탐구주제는 곤충 원료 식품 관련 국내·외 활용현황, 장점 등을 조사하고 곤충 원료 식품으로 가장 적합한 곤충을 찾아 활용방법을 제안하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출전한 학생의 학부모는 아이들이 곤충요리연구소까지 찾아가 갈색저거리 유충 밀웜으로 직접 요리를 만들어보고 먹기까지 할 정도로 탐구토론 준비에 열심이었다고 귀뜸했다.
중학부 주제는 산업혁명 이전 사람들이 주변의 자연환경을 활용하여 생활에너지를 어떻게 얻었는지 조사하고 환경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 고등부는 다양한 도시 광석 중에서 한 제품을 골라 재활용 현황과 문제점을 조사하고, 그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과학적 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이었다.
융합과학, 다양한 학문영역 활용해 미션 클리어!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 등의 학문 영역을 다양하게 융합해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보는 융합과학 종목에는 이번에 기존의 초등부 과학미술 종목이 합쳐졌다. 대회장에서 초등부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LED 누드등 만들기.
2개의 LED 빛깔이 나오도록 누드등을 설계하고, 주어진 도구와 재료로 그것을 만들어내야 미션 클리어! 오전에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지식을 총동원해 밑그림을 그리고 작품설계도 작성에 집중했고, 오후부터는 산출물 제작에 돌입했다.
또 중학부 미션은 눈의 착시현상을 이용해 그림 감상자를 속이는 ‘트릭아트’를 그리는 것. 그려진 작품을 사진촬영까지 해서 제출하면 그것이 얼마나 독창적이며 과학적인가를 정교성, 합리성, 융합성 등을 통해 심사했다.
고등부는 아이클레어로 캐릭터를 만들고 그것으로 애니메이션 영화를 촬영하는 미션이다. 정교하게 캐릭터도 만들어야 하고, 그것으로 짧지만 스토리를 입혀 촬영까지 해야 하니 그야말로 융합 그 자체였고, 해야 할 과정은 만큼 팀워크가 중요했다.
그리고 다양한 기계공학적 원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기계과학 종목은 과학상자 6호로 자동차를 만들어 장애물 통과 등 주어진 6개의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그동안은 수행 미션이 너무 어려워 결선대회에서 한 개의 미션도 성공하지 못해 학생들이 좌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는 적어도 1~2개 미션은 누구나 성공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조절해 학생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탐구대회 출전으로 과학에 관심 생겨
항공우주 종목은 에어로켓을 발사해 과녁을 맞히는 미션이다. 초등부는 직선으로, 중등부는 휘어져서 과녁을 맞히도록 되어 있다. 사촌 형제끼리 대회에 참여했다는 유성환 학생(서울 수성초4)은 “안 될 줄 알았는데, 로켓을 발사해서 날게 되니까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과녁을 정확히 타격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빠르게 발사체를 만든 후 타격 연습에 열심이었다. 중학부에 출전한 윤병하, 장성훈 학생(신도림중2)은 “발사체를 많이 날려봐서 날개 각도를 조정하면서 오차를 줄여 나가는 게 승패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윤병하 학생은 “친구가 같이 해보자고 해서 우연히 학교대회에 나가게 됐고 성적이 좋아서 시대회에도 나가서 서울시 대표로 전국대회에 출전하게 되어 너무 좋았다”며 “전국대회만큼은 실력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어서 준비도 많이 했다”면서 “탐구대회 출전으로 관심이 없던 과학에 흥미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과학탐구대회는 각 부문별 대상 10팀을 비롯해 금상, 은상, 동상, 장려상 등 57개 팀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자 명단은 추후에 한국과학창의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될 예정이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6-09-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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