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요즘 아이들 대답은 대부분 “없어요” 아니면 “몰라요”다.
요즘 세상에는 꿈보다 학교 성적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성적에 따라 꿈도 정해지니 말이다.
이처럼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는 요즘 시대에 아이들 스스로 꿈을 찾고, 그것을 향해 행복한 성공을 꿈꾸게 하는 학교가 있다. 바로 남양주의 금곡중학교(교장 신정자)다. 창의·인성모델학교인 이 학교의 꿈디자인 프로그램을 취재했다.
15종 독후활동으로 나는야 전문가!
금곡중학교에 입학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바로 꿈 찾기다. 이에 대해 신 교장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고, 때때로 그 분야에 몰입하게 되는데, 그 몰입이 창의성을 유발하고 성취감을 극대화 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의 관심사, 즉 꿈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금곡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잠재재능을 끌어내 꿈을 디자인 할 수 있도록 ‘3차원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3차원 교육활동 가운데 그 첫 번째가 바로 1차원 ‘REC+α 재능포트폴리오’ 활동이다. 여기서 R이란 Reading의 약자로 독후활동을 말한다.
사실 독서의 중요성이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지만, 독서를 습관화하고 생활화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때문에 금곡중학교에서는 독서에 대한 흥미유발과 자발적인 독서습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 ‘나는 야! (어린왕자) 전문가!’라는 15종 독후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책을 읽고 단순히 독후감 하나 쓰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으로 15 종류의 독후활동을 함으로써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전문가가 되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즉 ‘어린왕자’ 책 한권을 읽고 그것으로 독후감은 물론 △책 광고문 만들기 △독서 감상화 그리기 △독서 추천 편지쓰기 △독서일기 △작가와 인터뷰 등 다양한 표현의 독후활동을 함으로써 전문가의 소양을 함양하도록 한다는 것.
또 E는 Experience의 약자로 체험활동을 말하는데, 일상체험이나 견학, 여행, 봉사 등 체험활동을 한 후에는 반드시 느낀 점과 관련 정보 등을 포트폴리오에 남기도록 한다. 이는 현장체험과 학습의 경험 축적을 통해 창의적 사고력을 증진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신 교장은 “돈을 많이 들이고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만 좋은 체험활동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집에서 동생과 함께 떡볶이를 만들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창의적 체험활동이 될 수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그것을 포트폴리오로 남겨둔다는 것이라고.
이처럼 금곡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모든 과정을 포트폴리오로 만든다. 이것이 나중에 입학사정관제 입시에도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게 신 교장의 설명이다.
C는 Career(진로) 활동으로, 부모님 일터를 탐방하거나 직업 관련 인터뷰, 진로 멘토링 활동 보고서 작성 등을 통해 향후 자신의 진로를 탐색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α는 ‘나 명품화 프로젝트’ 활동으로 1인 1특기, 취미, 즐거움을 갖도록 해 학생들이 자신을 특화, 명품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재능을 예찬하라
이 모든 1차원 활동이 학생들의 잠재재능을 최대한 끌어올려 나타나도록 하기 위함인데,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제장학금과 멘토장학금, 교사표창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래서 금곡중학교에서는 장학금이나 상장을 성적순으로 주지 않는다. 비록 성적이 꼴찌일지라도 한 가지 재능이라도 두각을 보이면 누구나 장학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또 학생들의 꿈과 연관해서 그들의 재능을 예찬하는 표창장을 담임교사 이름으로 반 전체 학생들에게 준다.
두 번째는 2차원 ‘통채로 잉글리시북’ 활동이다. 이는 중학교 3학년 교과서의 중요 문장들을 통째로 외우게 하는 활동인데,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본인이 외울 분량과 레벨을 스스로 정하게 하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 신 교장은 “핀란드 학생들이 행복한 이유는 다른 사람과 비교해 경쟁 시키지 않기 때문”이라며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분량과 레벨을 정해 주게 되면 많이 외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비교되고 또 경쟁하게 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부담을 갖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만 자신이 정한 분량과 레벨에 대해서는 본인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스스로 지키려고 노력을 하게 되어 그 효과가 훨씬 더 크다”고 설명했다.
온밤을 새워 꿈을 디자인하라
셋째로 3차원 ‘롤모델 멘토링 활동’이다. 이는 학생들이 롤모델로 선정한 명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대화를 통해 진로 탐색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나 금곡중학교에서는 50여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이용해 1학급에 선배 멘토 1명과 지역 멘토 1명씩을 매칭하는데, 그것을 확장해 진행하는 것이 바로 “온밤:선배멘토와 책과 함께 나의 꿈을 디자인하자”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학생들은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온밤을 꼬박 새워가며 학교에서 멘토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들의 꿈을 집중해서 구체적으로 디자인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아이들이 중간에 졸립다고 포기하거나 집에 가겠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이 됐는데, 아침까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프로그램을 잘 따라하고 집에 돌아갈 때는 뭔가 확실한 꿈을 찾게 되어 행복한 표정들이었다”고 설명하면서 신 교장은 “학교에서 밤을 세워 진행하는 활동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또 한 가지 금곡중학교의 자랑은 바로 ‘감동이 있는 졸업식’이다. 여기선 졸업생 모두가 주인공이 된다. 학생 1명, 1명의 꿈을 담은 프로필 영상이 방영되고, 졸업생 모두에게 담임교사의 이름으로 표창장이 수여된다. 가슴에 자신의 꿈을 적은 명찰을 붙이고, 그 꿈을 이뤄 15년 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는 감동스런 졸업식 축제가 펼쳐진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2-03-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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